"버들강아지...누가 지은 이름일까요...?"
녀석은 보면 볼수록 앙증맞고 귀엽다. 하룻강아지의 잔등에 난 털같기도 하고 속눈썹 위에 뽀송뽀송 솟구친 털 같기도 하다. 어제(24일) 서울 강남 도곡동과 대치동에 위치한 양재천을 다녀오면서 '혹시나' 하고 천변을 살폈더니 그곳에서 버들강아지가 목격된 것. 아직 바람은 차가웠지만 입춘과 우수(설날)를 지나면서 하루가 다르게 봄기운이 완연하다. 아니나 다를까 '하룻강아지 꽃샘추위 무서운줄 모르고' 버들강아지들이 양재천을 찾아왔다. 2015년에 처음 만난 녀석을 영상과 사진에 담아봤다.
양재천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을 관류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이 하천의 옛 이름은 <동국여지승람>에 공수천(公需川), <대동여지도>에 상류는 공수천(公須川), 하류는 학탄(鶴灘)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하천은 본래 탄천의 지류가 아니고 한강으로 직접 흘러드는 한강의 제1지류였다. 그러나 하천의 유로를 변경시키는 대공사의 결과, 탄천의 지류로 편입되어 한강의 제1지류에서 제2지류로 수계가 바뀌게 된 것.
현재 올림픽 주경기장이 위치한 송파구 잠실동과 신천동은 부리도(浮里島)라 불리는 하중도였으나, 1970년 4월 한강의 하도(河道)를 넓게 하고 부리도 동남쪽을 흐르던 물줄기를 폐쇄함으로써 약 3.31㎢가 넘는 공유수면 매립지를 조성했으며, 그 주변 11.24㎢의 광역구역정리사업이 동시에 실시되어 1975년에 마무리되었다.
이 잠실지구 개발로 인해 남류하던 흐름이 폐쇄되면서 만들어진 호수가 하적호인 석촌호수이다. 양재천의 주요 지류로는 염곡촌.홍촌천.세곡천.관문천.삼거리천.막계천 등이 있으며, 유역 내에는 정부제2종합청사를 비롯해 서울대공원.국립현대미술관.한국마사회경마장.농수산물유통공사 등이 있다.<자료:브리테니커>
양재천에 찾아온 버들강아지
어제 오후 양재천은 한산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왜가리 한 녀석이 뭔가를 뒤지고 있는 모습이 쉽게 목격되는 곳. 금년 겨울 서울 지역에 내린 눈과 비의 양은 미미해 양재천은 갈수기 때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물은 맑았고 팔뚝만한 잉어와 누치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천변 풀밭을 따라 걷다가 양재천에 몰래 숨어든(?) 버들강아지를 조우하게 된 것.
참 희한한 일이지...?
왜 녀석들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지...!
요즘은 그럴 일도 드물지만 한 때 물오른 버들강아지 가지를 꺽어 피리를 만들어 불던 때가 아득하다. 그 맘때쯤 세상은 온통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듯한 아름다운 세상. 양재천에 봄의 전령이 찾아든 것이다. 시선을 조금 더 멀리해 보니 물이 잔뜩 올라보이는 버드나무 아래로 졸졸거리며 시냇물이 흐른다.
카메라를 놓고 아예 퍼질러 앉았다.
오후 햇살이 따사롭고 버들강아지들은 졸고 자빠졌다. ^^
이때 커다란 날래를 펼치고 사뿐히 내려앉은 터줏대감 왜가리...!
녀석은 곧 양재천을 가득 메울 피라미를 기다리고 있는 듯, 배고픈 겨울을 보내고 따사로운 봄을 맞이하고 있다.
곧 학여울을 거슬러온 누치 무리들의 산란기 때 포식을 하게 될 것. 그 곁에서 착한 버들강아지가 봄볕에 졸고 있는 것.
양재천은 서울 지역에서 서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곳 중 하나다. 양재천 주변은 주로 근처에 사는 분들이 애용하고 있지만, 짬을 내어 도시락과 음료수를 준비해 가면 꽤 분위기 넘치는 소풍 장소이며 봄과 가을이 소풍의 제철이다.
양재천에 버들강아지가 찾아왔지만 아직은 봄소풍을 나갈만한 분위기는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곧 3월이 되면 바쁘게 살면서 잊고 산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곳으로 변신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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