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erto Montt,칭찬이 쏘아올린 스케이트보더의 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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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erto Montt,Patagonia CHILE

-칭찬이 쏘아올린 스케이트보더의 묘기-

"내 앞에서 솟구쳐 오른 스케이트보더...!"

그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여자친구들 앞에서 여러번 공중을 솟구치는 시도를 해 봤지만 번번히 실패를 하고 말았던 것. 그러나 칭찬 한마디로 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면서 단 한 번에 하늘로 솟구치는 묘기에 성공했다. 이른바 '여친'들이 곁에서 지켜봤지만 그저 '잘 노는구나' 싶을 정도였을 뿐, 응원과 격려는 없었던 스케이터보딩과 인라인 스케이팅 놀이터였다. 

스케이터보더가 하늘로 치솟은 장면을 포착한 이곳은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의 수도 뿌에르또 몬뜨의 바닷가. 북부 파타고니아에 머물면서 자주 다녔던 이곳은 오후가 되면 학생들과 젊은층이 북적대곤 했다. 숙소에서 시내로 나와 바닷가로 가던 도중 만난 녀석들의 실력은 난이도와 수준이 프로급 한국의 스케이트 보더들 보다 수준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150일간의 파타고니아 여행기 29편

-칭찬이 쏘아올린 스케이트보더의 묘기-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지 않는 법. 연습에 연습을 더하고 집중력을 더하면 언제인가 세계적 스케이트 보더 레티샤 부포니(Leticia Bufoni)의 수준에 이르지 않을까. 곁에서 아마추어 스케이트 보더들의 연습 모습을 쭈욱지켜 보다가 이들 중 실력이 나아보이는 한 친구를 손짓으로 불러, 필자의 소개를 곁들이며 카메라에 찍힌 여러 모습을 보여주며 말을 건넸다. 대략 이랬다.

"여보게 친구, 만나서 반가워요. 우리는 한국에서 파타고니아로 온 여행자 입니다. 여러분들이 선보인 스케이트보딩과 인라인스케이트 묘기를 보던 중 당신이 제일 마음에 들었지요. 제일 잘 타더군요. 여기서 쪼구리고 앉아 하늘로 솟구치는 당신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두고,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면 자랑하고 싶습니다. 실력을 한 번만 보여주었으면 좋겠는데...가능할까요...? ^^"

"히히 물론이지요. ^^"

이 친구는 (칭찬 때문에)기분이 좋았던 지 씨익 웃어보이며 "한 번 해보겠다"며 스케이트보딩 위치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 곁에선 여자친구들이 나란히 앉아 남자친구들의 묘기를 지켜보고 앉아있었다. 여자친구들 뒤로 뿌에르또 몬뜨 앞 바다가 바람에 찰랑거리는 풍경. 칭찬이 쏘아올린 스케이트보더의 묘기 전과정을 영상에 담아봤다. 아래는 스케이트보딩 현장의 아슬아슬한 장면들...!

스케이트보더의 아슬아슬한 장면들

몇 명의 스케이트 보더와 인라인스케이터들 중에 이 친구를 이 친구를 눈여겨 봤다.

그는 꽤 높은 난이도를 연습하며 여행자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아슬아슬한 순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친구도 열심히 도약을 시도했지만 어딘지 어슬퍼 보였다.

도약지 저편에서 착지로 이어지는동안 늘 마음 조리게 만든 녀석...! 

문제는 이곳의 스케이트 보더들이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릎과 팔꿈치 보호대는 물론 헬맷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 자칫 실수라도 하면 어쩌나...ㅜ

여친들 앞에서 묘기를 부리며 환심을 사보려고 묘기를 시도하지만,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함 상황이 연속되고 있었다.

인라인스케이트 묘기는 보는 즐거움은 있었지만 매 순간 아슬아슬...

한 녀석은 모서리타기를 하다가 떨어지고 만다. 그래도 멀쩡...! 

비퀴가 달린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점프를 시도하는 건 놀라운 일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착지점이 콘크리트 바닥이라는 걸 참조하면 위험한 시도. 

아슬아슬한 장면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녀석들 곁에 여친들이 없었어도 이런 모험을 계속 할 수 있었을까...! ^^

뷰파인더를 통해 마음 졸이며 스케이트보더의 묘기를 보면서 여전히 눈에 띄는 한 친구...!

이 친구는 여친들의 환심을 살만한 능력을 갖춘 스케이트 보더였다. 다른 친구들이 번번히 고난이도 도전에 실패를 할 때도 유연한 몸놀림이 돋보인 것.

이 친구도 고난이도 시범을 보였지만 보는 사람을 너무 긴장시켰다.

레일 위를 미끄러져 가는동안 착지 중에 다치면 어쩌나 싶은 생각들...ㅜ

남달랐던 스케이트 보딩의 한 장면

가장 가능성(?)있어 보였던 스케이트 보더가 이 친구였다. 도약지에서 미끄러지면서 반대편에 착지하는동안 여러번 묘기를 선보이려고 했다.

그런데 번번히 실패하고 있었다.

반대편에서 다시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 비장해 보인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않았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도약을 시도...!!

(이런 이런...ㅜ) 여친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묘기는 연출되지 않았다. (내려와! 내려와!...ㅋ)

체면이 많이도 구겨진 친구들...ㅋ

아무리 용을 써 봐도 헛사...^^

칭찬이 쏘아올린 스케이트보더의 묘기

서두에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친구, 만나서 반가워요. 우리는 한국에서 파타고니아로 온 여행자 입니다. 여러분들이 선보인 스케이트보딩과 인라인스케이트 묘기를 보던 중 당신이 제일 마음에 들었지요. 제일 잘 타더군요. 여기서 쪼구리고 앉아 하늘로 솟구치는 당신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두고,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면 자랑하고 싶습니다. 실력을 한 번만 보여주었으면 좋겠는데...가능할까요...? ^^"

비장한 각오랄까. 그러자 이 친구는 도약대를 출발하는 순간부터 표정이 달랐다. (여행자의 카메라 앞에서)반드시 성공해 보이겠다는 집념이 보인다. 

이 친구는 묘기를 선보이며 처음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칭찬의 힘이었다. 그는 한 여행자의 간절한(?) 소망을 허투로 보이고 싶지않았던 지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그 모습을 놓칠세라 뷰파인더를 응시하며 찰라의 순간을 포착했다. 언제인가 칭찬과 저주가 남긴 현상을 학습한 적 있다. 어떤 사람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말하며 일상에서 칭찬을 많이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적은 칭찬의 힘이랄까.

그 반대편에는 저주의 한 형상이 그려지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마음의 한 현상이 저주(詛呪)로 발현되면서 식물들까지 시들시들하게 만드는 것. 대화가 없어도 마음속에 품은 생각까지 식물들이 읽고 있었던 것. 요즘 베란다에서 자라고 있는 화초들도 이같은 법칙에 따라 잘 자라고 있다. 녀석들은 자기들의 갈증을 채워주는 한 인간의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환호성을 지르는 듯 했다. 그런데 한 스케이트보더 앞에서 칭찬을 하며 당신을 기념하고 싶다는 데 아니 기쁠 수가 있을까.

그는 허공을 솟구쳐 올랐다. 이날 처음 선보인 묘기였다. 그 장면을 사진첩을 열어 다시 보고있자니 묘기(妙技)가 아니라 신기(神技)였다. 멀고 먼 이국 땅을 찾은 여행자를 위한 신이 선물한 한 장면이었다고나 할까.

우리는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서로 기뻐했다. 카메라 앞에 선 친구는 흡족했고, 친구를 바라보는 여행자는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 보여줬다. 참 희한한 세상이다. 평소 그냥 지나쳤던 행동조차 간절히 바라면 그게 기적으로 나타나는 것. 평범한 듯 비범해 보인 스케이트 보더의 묘기를 보면서 '세상의 삶은 생각하기 나름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뿌에르또 몬뜨에서 떠날 시간이 차차 가까워지고 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여행자 앞에 나타나날까. <계속>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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