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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산낙지,생포된 낙지의 불가능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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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의 '쇼탱크' 탈출 가능할까
-생포된 낙지의 불가능한 도전-





"녀석의 탈출 확률은 제로(Zero)...!"

영하의 기온이 계속되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어물전에서 낙지들이 커다란 통속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잠시 멈추곤 "맛있겠다"를 연발하는 곳. 녀석들의 생명은 포식자들의 눈에서 그저 '식품'으로 밖에 안 보인다. 녀석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자기들이 살아온 갯벌을 그리워 하며 이제나 저제나 좁아터진 통 속을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었을까. 

녀석들 중 몇 마리는 주인들이 한 눈 파는 사이 쇼탱크('아쿠아리움'이라 부르기 뭐 해서 '쇼탱크(Show Tank)'라 부른다)에서 길게 다리를 뻗어 탈출을 시도하고 있었다. 녀석들의 탈출은 번번히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아저씨 낙지가 도망가요"하고 일러주었기 때문이다. 쇼탱크의 벽만 높은 게 아니라 고발자들이 너무 많았다. 






생포된 낙지의 불가능한 도전

영화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에서는 조력자가 있었지만, 이곳에선 고발자들이 너무 많다. 어물전 곁을 지나던 사람들 전부가 고발자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녀석들의 쇼탱크 탈출은 불가능할까...? 불가능했다. 녀석들의 탈출 확률은 제로(Zero)...! 이런 거 굳이 따져보면, 어물전 쇼탱크에서 탈출에 성공한 낙지 혹은 낙지들이라 할지라도, 녀석들이 넘어야 할 벽은 너무 높고 길며 까마득 하다. 

녀석들이 이곳에서 탈출에 성공한다고 해도 당장 난관에 부닥친다. 녀석들은 이곳에서부터 (낙지를 좋아하는)사람들 눈을 피해 맨 먼저 지하철을 타야 한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설령 지하철을 무임승차 하는 과정에 성공한다 해도 갯내음을 맡을 수 있는 곳(인천)까지 가려면 환승까지 해야 한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좀 더 현실적인 탈출 방법이 있긴하다. 일단 쇼탱크로부터 탈출한 녀석들이 이들을 공수해 온 활어차에 탑승하는 것. 녀석들이 이곳까지 수송해 온 차량에 올라타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쇼생크 탈출에서 본 인간들의 지능과 끈질긴 집념에 따르면 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맨 먼저 쇼탱크 근처에서 활어차가 나타나는 시간을 기록(기억)해 두었다가, 재빨리(?) 승차를 하는 것. 그런데...이게 가능하기나 하나...! 




탈출을 가로 막은 또다른 낙지의 운명

잠시 쇼탱크 밖을 넘보는 녀석들을 바라보며 탈출 확률 제로(Zero)를 생각하고 있었다. 녀석들의 탈출 확률을 제로로 만든 건 이들의 몸짓이다. 흐느적 거리는 녀석들의 빨판과 살점을 한 번이라도 맛 본 사람들은 녀석들을 발견하는 즉시 식품으로 변하게 만든다. 녀석들이 고향으로부터 먼 곳까지 오게된 가장 큰 이유다. 눈 앞에서 한 녀석이 주인들의 바쁜 틈을 노려 탈출에 성공하는가 싶었지만, 그건 겨우 쇼탱크 탈출로 만족할 뿐이었다. 

녀석들이 쇼탱크를 탈출하는 즉시 주인의 손에 잡혀 다시 쇼탱크로 돌아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낙지의 불가능한 꿈이 도시 한가운데서 일어나고 있었던 것.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속에서 녀석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보니 조금은 잔인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낙지의 운명은 인간들의 입맛에 '너무 맛있다'는 것. 낙지의 후손들이 먼 바닷가에서 이 법칙을 깨달으면 절대로 '맛이 없어야' 한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메리 크리스마스~ ^^*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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