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헌재가 통합진보당(이정희 대표) 해산 결정을 한 직후 서울 한복판을 찾았다.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 헌재로부터 발현된 이후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보일까 싶은 생각이 든 것. 단 하루만에 헌재의 집행 결과에 따라 행동을 보이기란 쉽지않다. 그러나 통진당 해산이라는 반민주주의 혹은 비민주적 결정은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게 아니므로 전조현상은 있게 마련. 우리가 잘 모르는 사이 10년 전부터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일터'가 사라진 지 어느덧 1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다 아는 듯 우리가 잊고 살거나, 모른채 하거나,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이,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참 미안했다. 나는 이분들의 주장사실 보다 더 미안했던 건 엄동설한에 광화문 대로 한켠에서 쪼구리고 앉아, 당신들의 권익을 되찾고자 하는 모습 때문에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했던 것. 이분들이 내 가족, 우리 이웃의 처지라고 생각했다면 감히 희희락락 할 수 있었을까.
이날 연사로 나선 비정규직 10년차의 한 여성은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절박하게 다가온 한 모습이었다. (정규직에서)예전에 몰랐던 일이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순간 정규직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 것. 2014년 12월 19일, 대한민국의 풍경은 10년 전의 모습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는 게 가슴을 후벼판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이 든,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노동자 살리기' 총력투쟁 결의대회의 모습. 그동안 대한민국의 국회와 정부는 어디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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