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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두 발가락 잘린 장애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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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가락 잘린 장애비둘기
-누구한테 테러를 당한 것일까-



"누구한테 테러를 당한 것일까?..."


서울 강남에 위치한 양재천변의 한 공원에서 만난 비둘기 한 마리. 녀석은 두 발가락 대부분이 잘려나간 채 아문 모습이었다. 애잔했다. 녀석을 처음 본 순간 "누구한테 테러를 당한 것일까?..." 싶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비둘기들은 언제부터인가 애물단지처럼 여겼기 때문에 누군가 해꼬지를 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 것. 사람들은 녀석들에게 '닭둘기'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물론 비둘기의 실수로 환풍기 등 흉기에 발을 잘못 디디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둘기의 생태를 꽤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녀석들은 생각보다 매우 조심스러운 조류였다. 먹이활동이나 육추활동 등을 면밀히 관찰해 본 결과 인간들이 말하는 '새대가리' 이상으로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녀석들이 어디에서 장애를 입었는 지 두 발가락 대부분을 잃고 살아가다가 어느날 도시인 앞에 나타난 것. 그 애잔한 장면을 사진과 영상에 담아봤다.



두 발가락 잘린 장애비둘기




지난 27일 오후 갈볕이 따사로운 양재천변의 한 공원에서 두 발가락 대부분이 잘려나간 채 아문 비둘기 한 마리가 내 앞을 서성거렸다.




우연찮게 확인된 녀석의 발가락을 살펴보고 있자니 '녀석들도 도시에서 살아가기 힘들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녀석이 내 앞을 얼쩡거리는 건 한 인간으로 하여금 '구제활동에 나서라'는 주문일까...녀석에게 먹이를 주자 벤치 앞으로 다가와 열심히 먹이를 쪼아먹었다. 그런데 그 사이 또 한녀석이 나타나 녀석의 먹이를 가로채기 시작했다. 장애를 입은 비둘기의 굼뜬 동작 때문에 먹이를 제대로 나꿔채지 못하는 것. 비둘기들이 모여사는 데는 다 그렇지만 한 두 녀석이 먹이를 구했다 싶으면 근처 비둘기들이 다 모여든다. 이때부터 문제가 생겼다. 장애를 입은 비둘기는 무리들로부터 절로 왕따 신세를 지고있었다.




원내의 비둘기가 장애를 입은 비둘기다. 

녀석은 무리 바깥에서 서성이며 조금 전에 누렸던 단독 찬스를 놓치고 있었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신체 어느 부분에 장애를 입는다는 건 치명적이다.




그러나 녀석은 비록 장애를 입긴 했지만 열심히 먹이활동을 한 결과 덩치는 또래의 무리들과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 녀석은 무리들 바깥에서 서성이며 먹이활동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운명으로 변하고 만 것. 그때 어디선가 또 한 마리의 비둘기가 합류했다.




녀석은 발목이 부러졌는 지 절뚝거리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냥 보기에도 힘들어 보이는 녀석은 주로 다리 하나만 사용하고 있었다. 

(얼마나 불편했을까) 녀석이 땅에서 먹이활동을 하는동안 늘 이런 자세로 걸어다녀야 했다.

땅을 박차고 하늘로 비상할 땐 이륙용 다리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그래서 녀석은 잠시라도 쉴 때쯤이면 외다리 자세로 서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날 우연찮게도 장애 입은 비둘기 두 마리를 발견하게 됐다. 도시속에는 얼마나 많은 비둘기들이 장애를 입고 살아가는 것일까. 내 앞에 모여든 열 댓마리의 비둘기 중에서 두 마리가 장애를 입고 있었다. 한 녀석은 두 발가락 대부분이 잘려나간채 살아가고 있었고, 또 한 녀석은 발목이 부러진 채 장애를 입고 우리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볕 좋은 어느 가을날 녀석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 편에 바람이 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무튼 녀석들이 잘 살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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