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름다운 밤이 또 있을까?..."
사방이 칠흑같이 어둠으로 내려앉은 가을 밤, 등 뒤 지근거리에서 불꽃축제가 벌어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옴짝달싹 못한 채 행궁로의 한 담벼락에 기댄채 팔달산 서장대를 향해 셔터를 눌러댓다. 뷰파인더 속에서 빅뱅을 일으키던 불꽃들이 코스모스를 이루며 눈 앞에서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는 현장. 제50회 수원화성문화제의 밤은 그렇게 멀어져 갔다. 셔터가 얼마나 작렬했는 지, (포스팅을 하지 못한) 해묵은 데이터베이스를 열어보니 불꽃놀이 사진만 족히 수 백장은 더 돼 보였다.
가끔씩 열어볼 때마다 수원화성과 효심 지극했던 정조대왕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국내의 여러 축제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고 짜임새 있는 수원화성문화제를 통해 수원화성과 정조대왕은 어느덧 가슴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던 것. 10월이 시작되면서 각종 행사와 축제들이 지천에 널려있는 데 수원화성문화제를 잘 챙겨놓으면 가족과 연인들에게 평생 잊지못할 추억이 가슴 속에 남을 것 같다. 이날 수원화성의 서장대 위로 솟구친 화려한 불꽃놀이를 잠시 영상과 슬라이드쇼로 만나보고 수원화성문화제를 간략하게 소개하기로 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어떤 내용을 담고있나?
오는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수원화성행궁광장과 수원천,연무대 등 수원화성 일원에서 펼쳐질 제51회 수원화성문화제는, 조선조 제22대 임금인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과 개혁에 대한 꿈으로 축성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펼쳐지게 된다. 이 축제에서 눈여겨 봐야할 하이라이트는 단연 정조대왕 능행차와 수원화성을 무대로 펼쳐지는 무예종합예술공연 등의 대규모 퍼포먼스다.
*수원화성 봉수당에서 거행된 '정조대왕 친람 과거시험' 재연에 손을 들어보이는 정조대왕. 50회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정조대왕 역(役)을 맡은 분은 한의사 윤성찬 씨였는 데 그의 막손금이 눈에 띄었다.(관련 포스트 화성문화제,정조대왕은 막손금?)
수원화성문화제에서 꼭 봐야 할 하이라이트
축제가 시작되는 첫 날(10월 7일,19:30~21:30),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에 등장할 혜경궁홍씨 및 정조대왕 역(役) 선발을 가지게 되는 데 이날 선발된 두 사람은 10월 9일 오후 2시부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중동사거리까지 '정조대왕능행차' 및 '시민 퍼레이드'를 선보이게 된다. 필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본 정조대왕능행차연시 및 시민 퍼레이드가 없었다면 화려한 불꽃놀이의 감흥도 폭죽 사그라들 듯 하지않았을까. 기막힌 볼거리다. 몇 장면만 미리 보면 이런 풍경들.
*정조대왕능행차 연시에서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의 북문이자 정문인 장안문 앞에서 하마한 후, 수원시장(염태영) 등의 영접을 받으며 장안문에 들어서고 있는 장면이다. 실제로 정조대왕을 알현한 듯 가슴이 뭉클했다.
*수원화성의 정조로(路)에 길다랗게 도열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정조대왕능행차와 시민퍼레이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들
*시민퍼레이드가 시작되면서 맨먼저 눈길을 끈 외발자전거 퍼레이드. 시민들의 갈채를 한 몸에 받은 참가자들이었다.
*수원 화성행궁의 정문 신풍루 앞에서 재연되는 무예24기 등 정조대왕의 장용영(壯勇營) 무사들이 펼치는 우리 전통무예와 예술공연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무술이다.
* 수원화성 동장대(東將臺) 일원에서 펼쳐지는 오방색 깃발 퍼포먼스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만났다. 멀리 동북공심돈(東北空心墩)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눈에 띈다. 이곳에서 활쏘기와 마상무예 등이 펼펴진다.
수원화성문화제에서 만난 몇 장면 만으로도 축제장에 가 있는 듯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아울러 정조대왕의 어머니 헤경궁홍씨의 무병장수를 위해 을묘년(1795년)에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성대하게 치뤘던 60회 생신 혜경궁 홍씨 진찬연 등의 재현행사 및 정조대왕 친림 과거시험은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수원천 등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체험행사는 행사기간동안 수원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로부터 잊지못할 추억을 선물해 줄 것이며, 세월호 참사 여파로 추락된 한국인의 자긍심을 드높여줄 전통문화관광축제가 아닌가 싶다.
수원화성문화제에서 만난 화려한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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