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회 춘향제가 열리던 남원의 광한루원의 날씨는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성춘향과 이몽룡이 만난 시절은 단오날인데 금년 춘향제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연기되어 6월 1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광한루원 일원에서 펼쳐졌다. 남원에 도착하자마자 맨 먼저 찾은 곳은 천년고찰 선원사를 둘러보고 곧바로 춘향사당으로 발길을 돌린 것. 볕이 따가웠다.
잠시 그늘에서 광한루로 가는 시민들을 보니 시간은 느려터진 듯...
춘향사당에 들어서자마자 저만치서 다소곳이 서 있는 춘향의 영정
가까이 다가서 춘향의 영정과 잠시 눈을 마주치니 너무 아름다워 슬퍼보일 지경이다.(그렇지, 중국에 서시가 있었다면 조선의 남원 땅에는 춘향이가 있었지...)
춘향의 사당 곁에는 대숲이 서걱인다.
남원 춘향제 투어에 나선 일행과 시민들이 춘향의 영정 앞에서 춘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춘향사당 담벼락에서 광한루 쪽을 바라보니 한 아주머니가 양산을 받쳐들고 지나가신다. 괜히 춘향의 엄니 월매가 생각날 게 뭐람...
남원의 춘향제에 가면 춘향의 영정과 광한루원만 한바퀴 휙 돌아올 게 아니다. 남원에 가면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천년 고찰 선원사를 꼭 한 번 둘러보시길 권유해 드린다. 그곳에 가면 춘향사당에서 만난 토끼와 자라(혹은 거북)의 형상을 만나게 된다. 토끼와 자라가 불교와 관계가 없을 듯 보이지만 토끼는 헌신과 희생의 상징으로 부처의 전생설화(前生說話)에 나타난다.
어느 날, 여우와 원숭이와 토끼가 불심(佛心)을 터득한 것을 자랑하려고 제석천을 찾아갔다.이들을 시험하기 위해 제석천이 시장기가 돈다고 하자, 여우는 즉시 잉어를 물어오고 원숭이는 도토리알을 들고 왔으나, 토끼만 어떻게 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왔다. 토끼는 제석천앞에서 모닥불을 피우더니 불 속에 뛰어들며, 내 고기가 익거든 잡수시라고 하였다. 제석천이 토끼의 진심을 가상히 여겨, 중생들이 그 유해나마 길이 우러러 보도록 토끼를 달에다 옮겨놓았다. 이렇게 하여 토끼가 달에서 살게 되었다고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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