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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춘향제,사랑 이야기 남원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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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 남원에 물들다
-춘향제,춘향사당에서 떠올린 단상들-




 "금빛 찬란한 아름다운 잔에 담긴 맛좋은 술은 천명 백성의 피요(金樽美酒 千人血)
 옥으로 만든 쟁반에 담긴 맛있는 고기는 만명 백성의 기름을 짠 것이니(玉盤佳肴 萬姓膏)
 촛농이 떨어짐과 함께 백성의 눈물이 떨어지고(燭淚落時 民淚落)
 풍악소리가 높을 수록 원망소리도 높아진다(歌聲高處 怨聲高)"


금준미주 천인혈,옥반가효 만성고,촉루낙시 민루낙,가성고처 원성고...성춘향의 남친 이몽룡이 남원 사또 변학도의 생일 날 읊은 한시 내용은 이러하다. 대한민국 백성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 시는, 탐욕에 찌든 권력을 빈정거린 것이자 탐관오리의 뒷조사가 이미 끝났음을 시사하는 시였다. 그러나 남루한 차림의 이몽룡이 암행어사인 것 조차 몰랐던 변학도는 곧 '쫄딱 망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야기 속에 깃들어 있었다. 참 무서운 내용이 담긴 글이다. 요걸 '2014년 버전'으로 바꾸어 보면 이럴 것.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도지사든 
시장이든 
시 의원이든
그넘들 한테 붙어먹는 언론들이든
국회의원이든 
판사든 
검사든 
경찰이든 
한결같이 다 썩어자빠진 넘들아 
니들이 처먹는 술과 고기는 
국민들의 혈세로 만들어졌다는 거
알아도 모른체 하지
함 디져봐라

남원에서 제일 이쁘다는 성춘향의 영정이 모셔진 남원의 광한루원내 춘향사당 앞에서 얼쩡거리면서 씨익 웃었다. 춘향이의 사랑이야기가 담긴 <춘향뎐>이 설화든 사실이든 관계없이 이몽룡이 읊은 시 한 수만으로도, 사람사는 세상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부패한 권력과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변학도는 이후 '디졌다'만 필자 앞에 다소곳이 서 있는 춘향의 영정을 보니 나라를 어지럽히는 위정자들과 함께 춘향이 또래의 연아가 단박에 연상되는 것. 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남원 광한루원 내 춘향사당에서




제84회 춘향제가 열리던 남원의 광한루원의 날씨는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성춘향과 이몽룡이 만난 시절은 단오날인데 금년 춘향제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연기되어 6월 1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광한루원 일원에서 펼쳐졌다. 남원에 도착하자마자 맨 먼저 찾은 곳은 천년고찰 선원사를 둘러보고 곧바로 춘향사당으로 발길을 돌린 것. 볕이 따가웠다.




잠시 그늘에서 광한루로 가는 시민들을 보니 시간은 느려터진 듯...




춘향사당에 들어서자마자 저만치서 다소곳이 서 있는 춘향의 영정



가까이 다가서 춘향의 영정과 잠시 눈을 마주치니 너무 아름다워 슬퍼보일 지경이다.(그렇지, 중국에 서시가 있었다면 조선의 남원 땅에는 춘향이가 있었지...)




춘향의 사당 곁에는 대숲이 서걱인다.



남원 춘향제 투어에 나선 일행과 시민들이 춘향의 영정 앞에서 춘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춘향사당 담벼락에서 광한루 쪽을 바라보니 한 아주머니가 양산을 받쳐들고 지나가신다. 괜히 춘향의 엄니 월매가 생각날 게 뭐람...





남원의 춘향제에 가면 춘향의 영정과 광한루원만 한바퀴 휙 돌아올 게 아니다. 남원에 가면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천년 고찰 선원사를 꼭 한 번 둘러보시길 권유해 드린다. 그곳에 가면 춘향사당에서 만난 토끼와 자라(혹은 거북)의 형상을 만나게 된다. 토끼와 자라가 불교와 관계가 없을 듯 보이지만 토끼는 헌신과 희생의 상징으로 부처의 전생설화(前生說話)에 나타난다.


어느 날, 여우와 원숭이와 토끼가 불심(佛心)을 터득한 것을 자랑하려고 제석천을 찾아갔다.이들을 시험하기 위해 제석천이 시장기가 돈다고 하자, 여우는 즉시 잉어를 물어오고 원숭이는 도토리알을 들고 왔으나, 토끼만 어떻게 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왔다. 토끼는 제석천앞에서 모닥불을 피우더니 불 속에 뛰어들며, 내 고기가 익거든 잡수시라고 하였다. 제석천이 토끼의 진심을 가상히 여겨, 중생들이 그 유해나마 길이 우러러 보도록 토끼를 달에다 옮겨놓았다. 이렇게 하여 토끼가 달에서 살게 되었다고 하는 것.





"월매! 아직도 안 가셨어요?..."

이몽룡의 여친 성춘향의 사랑의 이야기가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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