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42분,
(아직)구조단계 아니고
지켜보고 있다."
해경은 청와대 안보실 담당자와 이렇게 말했다. 이틀 전(2일) 세월호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녹취록 내용이다. 오전 9시 42분이라면 세월호의 항적(진도 VTS의 레이더영상에 찍힌)을 참조할 때 세월호의 엔진동력이 상실한 지 50분정도의 시간이 흐른 다음이었다. 세월호는 점점 기울어 침몰에 이르고 있는데 해경은 "(아직)구조단계가 아니며 지켜보고 있다"며 청와대와 교신을 하고 있었던 것. 제 정신이 아니거나 미쳤거나 누군가 학살극을 계획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기막힌 일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던 게 세월호 국정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TV를 통해 국정조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자니, 관련 당사자 전부를 즉각 참수형에 청해도 분이 안 풀릴 것 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정부의 존재는 일찌감치 사라졌고 나라가 통째로 실종된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이를 지켜보고 있는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것' 같은 생각이 번뜩 드는 것.
국정조사장은 파행으로 얼룩지고 유가족들은 다시금 울분하며 새누리당 소속 의원을 죽이고 싶도록 어처구니 없어 하는 표정이었다. 이들은 국정조사 자료 조차 기일이 다 된 직후 제출해 검토해 볼 수 없도록 만들었고, 교신내용 중에 나타난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야당의 질의를 꼬투리 잡아 국정조사로부터 회피하고 있는 게 드러나고 있었다. 박근혜가 소속된 새누리당의 이같은 모습 때문에 세월호 참사의 침몰원인은 점점 더 '학살극 의혹'으로 치닫고 있는 걸 아는 지 모르는 지...당시 상황을 (자료를 통해)재연해 보니 누군가 학살극을 계획하지 않으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상황. 이랬다.
*참고로 진도 VTS 레이더 영상과 AIS(선박 자동 식별 장치 [船舶自動識別裝置, 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항적에 표시된 연두빛은 선박이 이동하면서 나타낸 파형이며 주황색빛은 선박이 정지되거나 조류에 떠밀린 흔적이다.(그림은 JTBC켑쳐 영상을 재구성)
맨 처음 진도 VTS 레이더 영상을 '세월호 항적과 속도 비교'로 그려둔 표와 그후에 벌어진 상황(9시 53분, 목포 선박자동식별장치)을 비교해 보면 해경과 청와대의 교신 내용은 악마의 목소리와 다름없을 정도로 소름이 돋는다. 불과 10분 전(9시 42분)까지 해경은 "구조단계가 아니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른바 골든타임 전부를 소비하며 단원고 학생들과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해놓고 지켜보고 있었던 것. 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세월호 엔진은 왜 멈추었을까
그러나 국정조사 초기에 나타난 이같은 모습은 겨우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해경과 청와대의 황당한 교신내용으로 드러난 어처구니 없는 짓만으로는 세월호 침몰원인에 다가설 수 없는 법. 세월호 침몰원인을 정확히 분석해 내려면 세월호가 인천항을 출항할 때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시작해야 옳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일이어서, 세월호가 급변침 한 것으로 전해진 사고직전의 모습 등을 자료를 통해 접근해 보고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세월호 참사 직후 일반에 널리 퍼진 의혹들 중 세월호 추돌설과 급변침이 어떤 관계가 있는 지 엿보고 있는 것이다.
이미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했지만, 세월호는 침몰에 이르기 직전 '갑판(선교)당직자(3항사)'가 반대편의 괴물체를 발견하고 조타수에게 변침(5도)을 지시한 적이 있다. 또 선장 문예식 씨에 따르면 "오전 8시 45분쯤 세월호를 레이더로 보고 있었다. 배가 우회로 오는데 난 (왼쪽으로) 가야 하니 충돌 위험이 생기니까 주시를 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는 괴물체에 대해 '배'라고 표현했지만 지금까지(위와 같이) 공개된 AIS 항적 등을 볼 때 세월호에 인접해 있던 둘라에이스호(號)가 아닌 '제3의 선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다. 그러므로 제3선박=잠수함(괴물체)로 여기는 것도 일반적인 시각인 것이다. 그렇다면 괴물체의 역할을 무엇일까. 맨 처음 본 그림 한 장을 다시 살펴보면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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