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에서 온 승려' 지하철서 만나니 반가워!
가끔씩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중에 반가운 사람들도 있고
별로 달갑지 않은 만남도 있을 것입니다.
그 만남이 기분좋은 만남이던 그저 그런 만남이던 우연으로 보지 않는 게 불가에서 세상을 보는 눈입니다.
'인연'이라는 것이지요.
어제 숭례문복구계획 발표현장을 다녀 오면서 지하철을 타게 되었는데
티벳에서 온 듯한 승려 두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많은 승객들 틈에서 보이지 않았는데 한 무리가 밀물처럼 빠져나간 그곳에 그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제 맞은편에 앉아 있었는데 그분들은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있었습니다.
저와 일면식도 없는 티벳의 스님들이 반갑고 궁금해져서 슬쩍 말을 붙여봤습니다.
그랬더니 그분들은 서툰 영어와 중국어로 저와 짧은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티벳에서 오신 분들이 틀림없었고 서울 강남에 있는 K사찰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짧은 대화가 끝나자 마자 그들이 내려야 할 지하철역을 지나온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티벳에서 온 낮선 스님들을 데리고 반대편으로 가는 지하철로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물론 승무원과 통화하여 '프리게이트'로 통과시켜 드렸지요.
그들은 제게 고맙다며 서너차례 합장을 하며 이별을 고하며 웃는 모습으로 제 곁에서 사라졌습니다.
저는 그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역만리 티벳에서 한국을 찾은 그들의 목적은 '붓다니즘 교류'로 방문하게 됐다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 우리나라를 방문 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가사만 걸치고 먼 여행을 나서기 쉽지 않을 텐데
저는 그분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시간을 거꾸로 돌린듯한 생각에 잠시 빠졌드랬습니다.
요즘은 중국 쓰촨성의 대지진 때문에 중국이 정신이 하나도 없는 공황상태에 빠졌지만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중국은 티벳의 독립요구'에 대해서 무차별적인 테러를 감행했으며
그들 스스로 일제의 잔혹사를 되풀이 하며 세계인들의 빈축을 도맡았습니다.
6.25전쟁이 한창인 1950년 10월에 티벳을 침공한 중국이었습니다.
티벳이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고 식민지가 된지 60년이 다 돼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제 강점기속에서 36년의 세월을 보냈던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긴 세월이며
그들에게는 통한의 아픔이 베어있는 세월인데 중국은 아직도 그들을 놓아주지 않고
중화패권주의에 젖어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조선족자치주는 물론이고 북한까지도
아니 한반도 전체를 그들 중국의 역사속으로 편입할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고 있고
중국의 동북 공정은 그런 맥락속에서 중국이 '만만디'로 계획을 실천해 오고 있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제가 티벳에서 온 두 스님을 유심히 본 것은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나라를 통째로 빼앗기고 그들의 속국이 된 마당에 여행조차도 쉽지 않을 것이며
그들은 이렇게 먼 여행을 나섰을 목적이 있었을 겁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서 이국땅에서 악전고투했던 우리 선조님들 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10분정도 되는 짧은 만남속에서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생각을 엿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중국에 대해서 말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중국 쓰촨성의 지진참사에 대해서 '안타까운 일'이라며 기도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들의 코 앞에 닥친 절대절명의 순간에도 그들은 자신의 조국 티벳을 잠시 뒤로하고
인류애를 드러내 보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얼마전에 한 블로거가 남긴 글에서 중국의 쓰촨성참사에 대한 반중감정을 섞은 글을 보았습니다.
글 속에서 사람들은 중국의 대참사를 놓고 '죄값을 받은'양 표현을 해 놓았습니다.
저도 그런 표현을 서슴치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류의 대참사에 대해서 국가나 민족이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이때
우리 대한민국을 방문한 티벳의 스님이 뱉은 짧은 말 한마디가 신음하고 있는 중국을 안고 있었습니다.
미소를 흘리고 있는 승려가 고마움으로 남긴 흔적은 그의 이름이다.
난생 처음 티벳의 승려를 지하철 속에서 만났다는 사실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다시금 떠올리며
악연의 사람들(?)도 어려움 속에서 '안타까움'을 표하는 그런 세상이기를 소망해 봅니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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