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리조트,붕괴원인이 폭설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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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사고 원인은 인재

-경주리조트 붕괴원인이 폭설 때문이라고?-

 

"사고 원인이 폭설로 추정되는 만큼 각종 구조시설물의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는 한편, 인명구조와 사고수습 이후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하라"

어제(17일)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고와 관련 정홍원 국무총리는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과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에게 "인명구조에 최우선 노력을 하라"고 긴급 지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9시 26분께 발생한 사고는 부산외국어대 학생 1천12명 중 565명이 패널 구조의 체육관 안에서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하던 중 건물 천장이 붕괴되며 발생한 것으로, 현재 확인된 사망자는 10명이며 부상자자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는 초기 속보로 전해질 당시 인명피해가 우려되었는 데 결국 꽃다운 나이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사고로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틀 전에는 어이없는 테러사건에 이어 자고나면 불거져 나오는 사건 사고들. 사고원인을 보고있노라면 대한민국은 인재공화국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이번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의 원인을 보고 있노라면 안전불감증을 넘어 선 것으로 판단되면서, 사고 초기 정홍원 국무총리의 발언 등 언론의 보도 태도에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

경주리조트 붕괴원인이 폭설 때문이라고?
 

정홍원 총리는 경주리조트 붕괴원인에 대해 최초 "사고 원인이 폭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비록 추정이기는 하나 정 총리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언론의 보도 태도는 달라졌다. 마치 정부가 이 사고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인지,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체육관 건물에 대해선 언급이 모호해 지기시작했다. 언론들은 앞다투어 '폭설의 무게를 이기기 못한 건물'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틀린 표현은 아니다. 폭설이 내리지 않았다면 붕괴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 이같은 사정은 이재율 안전행정부 안전관리본부장이 오늘(18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사고현황에 대해 브리핑할 때까지 이어졌다.

이 중대본 총괄 조정관 겸 안전행정부 안전관리본부장은 오늘 오전 긴급브리핑에서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모두 10명이 사망했고 2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101명이 경상을 입었다"며 "사고가 발생한 체육관은 2009년 9월 준공된 이후 체육시설로 사용 승인을 받아 사용하고 있었다"면서 "지붕이 샌드위치 패널이었던 점이 사고의 결정적 원인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부연 설명했다. 폭설이 원인이었을 것이라던 추정이 한발짝 물러선 느낌이다. 

 * 건물더미에 깔린 한 여학생을 구조대원이 구조하고 있는 모습이다.(사고현장 자료사진=연합뉴스)

붕괴원인에 등장한 '샌드위치 패널'이란?

그러나 이 본부장의 언급에서 등장하는 샌드위치 패널이 이번 사고의 결정적 원인임은 사고 초기부터 전문가들로부터 지적돼 왔다. 샌드위치 패널은 가벼운 데다 시공시간도 짧고 단열성능이 좋다는 것이 이 소재의 가장 큰 특징이다. 설치가 쉽고 건축비용도 적게 들어 중소규모 공장은 물론 가건물, 창고 건립 등에 주요 재료로 사용돼 온 것이다. 

관련 소식에 따르면 경주 리조트 체육관 지붕과 외벽은 모두 얇은 철판 사이에 유리섬유가 들어간 '글라스울 패널'로 지어졌다. 일반적으로 철판 사이 소재는 스티로폼을 쓰지만 유리섬유를 넣을 경우 보온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란다. 아울러 샌드위치패널은 보통 'PEB공법'(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s)으로 시공된다고 하는 데, PEB공법은 강철로 골격을 세우고 외벽으로 샌드위치패널을 붙이는 형식이다.  PEB공법은 기둥 없이 건축물의 폭을 최대 120m까지, 길이는 무한정 늘려나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는 것.  

대형참사를 불러온 주요 원인
 

또 PEB공법의 핵심은 비용절감을 위해 골격의 강도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데. 하중을 많이 받는 부분은 강철을 많이 쓰고 나머지 부분은 비교적 양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문제는 기둥이 없는 상황에서 골격의 강도까지 다르다보니 쌓인 눈에 구조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던 것이다. 경주리조트 체육관의 경우 50㎝이상 쌓인 습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지붕이 붕괴되며 대형참사를 일으킨 것이다.

이에따라 경주리조트가 지어질 당시 불법 내지 편법이 동원된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는 데, 이 건축물 소유주(이웅렬 회장) 코오롱측은 "건물이 최근에 지어져 노후되지 않았다"며  샌드위치 패널 구조인 강당 천장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불법적인 무허가 건물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붕괴참사가 난 체육관 건물은 넓이 990m², 높이 10m로 지어졌다. 따라서 50cm의 습설(물기를 머금은 눈)이 쌓일 경우 대략 100톤 정도의 하중이 지붕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는 데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힘없이 주저앉고 만 것이다. 시쳇말로 거의 텐트수준의 체육관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건물구조는 조잡하게 지어진 것. 불법이 아니라 할지라도 편법이 동원된 흔적이 다분한 허술한 건축물이 꽃다운 나이의 어린 학생 등의 목숨을 앗아간 인재였던 것이다. 

 

대형참사 불러온 샌드위치 패널 공법 방지책
 

붕괴참사가 난 문제의 체육관(강당)은 코오롱 경주 마우나리조트가 문을 연 지 3년 만인 2009년에 추가로 증축됐고, 강당은 1000여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990㎡ 규모로 대학교 행사나 연회공간으로 자주 이용돼 왔는 데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폭설을 탓할 만 하다. 그러나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너무도 허술했던 건물이란 점을 대형참사가 입증해 주고 있는 것.

건물주 코오롱측은 불법적인 무허가 건물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편법은 드러나고 있었다. 샌드위치 패널 시공 인.허가 기준은 연면적 1000㎡ 이상일 경우에 건축사를 통한 구조안전확인서 첨부가 이루어지고, 연면적 2000㎡ 이상일 때는 화재 예방을 위한 소재의 내화성능 충족 정도를 확인하게 된다는 것. 그러나 참사를 일으킨 샌드위치 페널 구조 건물은 넓이 990m²로, 불과 10m²에 못 미치는 면적이었다.

따라서 건축물 인.허가 당시 구조안전 확인을 현장심사가 아닌 서류검토로 이루어졌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아울러 이 건물은 사용 승인이 난 이후 4년여 동안 단 한번도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물주가 시공상의 편리함과 낮은 비용 등 장점만 취하는동안 안전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난 게 참사를 불러온 결정적인 원인이 아닌가 싶다. 관련 전문가들이 현장심사를 강조하는 이유다. 

역대 샌드위치 패널 구조물로 인한 대형참사는 1999년 6월 화성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 참사(유치원생 등 23명 사망)와 2008년 1월 발생한 이천 냉동창고 화재(근로자 40명 사망) 등이 손꼽힌다. 관계 법령을 손질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 우리는 언제까지 뒷북치는 행정에 매달릴 것인가. 그나저나 건물주의 편법에 목숨을 잃은 꽃다운 청춘들은 누가 무엇으로 보상해 준다는 말인가. 사고 직전까지 꿈에 부풀어있던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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