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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ta Cuarenta/San Carlos de Bariloche

바릴로체 거리에 몸빼할매 등장


Daum 블로거뉴스
 

꽃보다 할매라면 좋아할까
-바릴로체 거리에 몸빼할매 등장-




꽃으로 비유하되 '할매' 자리는 비워두라!...



잘 조각해 둔 것처럼 아름다운 도시 곁으로 짙푸른 나우엘 우아피 호수(Lago Nahuel Huapí)가 펼쳐진 이곳은, 북부 빠따고니아 산 까를로스 데 바릴로체(San Carlos de Bariloche)다. 안데스 산기슭에 위치한 이 도시의 이름은 "산 뒤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마푸둥군어 단어 부릴로체(Vuriloche)에서 따 온 것. 사람들은 이곳을 '남미의 스위스'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누구나 이곳에 가면 평생토록 잊지못할 추억을 안고 돌아오게 된다. 깊은 한숨을 자아내게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은 기본, 세계적인 초콜릿 산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바릴로체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로 여행자들의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곳. 달콤한 초콜릿 만큼 입안에 녹아드는 달콤한 추억을 쌓을만한 곳이 이보다 더한 곳이 있을까 싶은 곳이다. 

사진 한 장은 숙소에서 내려다 본 해질녘의 바릴로체의 일부분이다. 숙소의 빌딩에 가려 그늘진 곳은 바릴로체의 중앙광장 센뜨로 시비꼬(
 Bariloche Centro Civico). 센뜨로 시비꼬는 해가 뜨기 전부터 해질 때까지 또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이 광장 곁으로는 미뜨레 거리로 연결하는 아치형 아케이드와 도서관은 물론 관공서와 경찰서 등이 모여있다.




필자가 머물고 있었던 빌딩의 1층에는 디스코텍이 있어서,현지의 젊은이들과 여행객들이 한데 모여 밤을 새고 새벽녘에야 자리를 털고 디스코텍을 나선다. 바릴로체는 25시간이 필요한 곳이랄까. 그런 기분은 젊은이들 뿐만 아니다. 이곳으로 여행온 할매와 할배 커플들도 유난히 눈에 띈다. 그분들의 여행은 초행길에 나섰던 사람들로 있지만 대체로 바릴로체와 나우엘 우아피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 그 중에 우리도 포함돼 있었다. 한 번 가 보기도 힘든 여행지에 두 번째로 방문한 것이다. 




이번에는 계절과 해가 두 번 씩이나 바뀐 가운데 방문한 것이다. 감회가 새로웠다. 천신만고 끝에 빠따고니아 투어를 마치고 최종기착지로 삼은 바릴로체에 도착해 보니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았다. 바릴로체는 여행자의 천국이자 쇼핑 천국. 쇼핑에 관한한 남자들은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겠지만 여자는 달랐다. 아내의 시선과 나의 시선은 질의 차이가 아니라 종류의 차이. 





아내는 쇼 윈도우 속에서 번득이는 물건에 마음을 빼앗기고, 나는 길거리 풍경에 시선을 멈추게 된다. 앞서거니 뒷서거니...어느 순간 뒤돌아 보니 한 순간 아내가 사라졌다. 어디로 갔을까...오던 길을 뒤돌아 이곳 저곳을 살피니 커다란 매장에서, 이 옷 저 옷을 뒤적뒤적...거리고 있었다. 야속한 여인...사라지면 사라진다고 말이라도 하면 어디 덧나나. 그런데 여행 중 모처럼 고른 옷 하나가 마음에 든다. 
인도에서 수입한 속이 은근히 비치는 하늘 거리는 몸빼바지(이름을 몰라서)다. 꽃보다 할매...





꽃보다 할매...남자들아 여자들은 죽을 때까지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다. 어느 드라마 흉내 낸답시고 꽃보다 할매!...라고 했다간 할매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 하나를 남긴다는 거. 비록 사회적 지위는 할매일 망정 영원히 여자이고 싶은 여자 사람이 할매인 고로, 꽃으로 비유 하되 할매 자리는 비워 두시라. 그 대신 '꽃보다 여자' 혹은 연인 등으로 아름답게 불러보시라. 할매께서 얼마나 흥분하고 (방방)날뛰시는 지...ㅋ
 



 
잠시 센뜨로 시비꼬 광장 저편으로 사라졌던 아내는 꽃보다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내 앞을 걸어가고 있다. 그 곁으로 여자와 여성과 엄마가 나란히 카메라 속으로 들어왔다. 누군가가 그랬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그게 폭력의 시작이란다. 이 시간부터 할매를 부를 때 꽃보다 할매...이런 거 하지마라. 듣는 할매 무지 서운하단다. 꽃보다 내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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