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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Puelo

힐링,그저 바라만 봤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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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품은 따구아 따구아 호수곁에서
-힐링,그저 바라만 봤을 뿐인데-



아마도 신세계를 처음 발견한 사람들의 표정은 그랬을거야. 

안 봐도 비디오지...녀석들은 엘도라도에 눈이 멀어서 그랬지. 이 대륙에 발을 들여놓은 후로 자기들의 처지를 비관했을지도 몰라. 황금 따윈 애시당초 두목 몫이었지. 자기들에게 돌아오는 몫은 쥐꼬랑지만 했을 걸. 그 쥐꼬랑지만한 몫을 들고 선술집에 가 봤자 술 한 잔을 끝으로 다시 땅을 파야했어. 물론 힘든 일은 원주민들이 주로 했고 집안일은 주로 흑인들이 했지.

하지만 이 대륙에서 살아 남으려면 한시라도 한 눈을 팔아서는 안 되는 법이었어. 언제 그 용맹한 마푸체족들 한테 목이 달아날지 몰랐거든. 만약 그런 일만 없었드라면 늘 지나치던 호수 곁 아라야네스 숲을 바라보며 고향의 엄니 생각을 했을지도 몰라. 그 나무는 달랐어. 피부부터 달랐고 하늘을 향해 하늘하늘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춤이라도 추고 싶어졌지.

세상에 저런 나무가 다 있는 줄 누가 알았으랴. 이 귀한 나무를 알함브라 궁전 뜰에 심어놓으면 한시라도 빨리 고향땅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그렇지만 내 생애에 그럴 일은 없을거야. 어쩌면 수 백년 후에라야 그런 꿈이 이루어질지도 모르지. 차라리 그 때 태어났더라면 황금 보다 이 호수와 숲을 더 사랑했을 텐데...

 


여행노트 아직 우리를 태우고 갈 훼리호가 도착하려면 시간이 남았다. 따구아 따구아 호수 선착장에는 빗방울이 흩날리기 시작하고, 호수 저편 하늘은 먹구름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나는 선착장 주변을 좀 더 돌아보기로 하고 다시 아라야네스 나무가 발목을 담그고 있는 호숫가로 이동했다. 먹구름 사이로 잠시 볕이 비치면 호수는 에메랄드빛으로 바뀌곤 했다.

이땅에 살던 원주민들이 이 호수 이름을 따구아 따구아라고 이름 붙인 게 그냥 된 게 아니었다. 호수 양쪽으로 깍아지른 암봉이 마치 커다란 대야를 연상케 하고 그 대야에 하늘을 옮겨다 놓은 듯한 모습이랄까. 심연을 알 수 없는 깊은 호숫가에서 '천국의 꽃'이라 불리우는 아라야네스 나무가 습기를 잔뜩 머금은 채 꽃을 피우고 있었다.

우기가 끝나가고 있었다. 봄이 절정에 이른 북부 빠따고니아의 따구아 따구아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이자, 보기만 해도 괜히 기분좋아지는 숲이었다. 아라야네스와 따구아 따구아 호수가 이방인에게 베풀어준 환영식이었다.
 

그저 바라만 봐도 힐링되는 풍경
 















저 멀리서 뿌엘로 골짜기로 안내 해 줄 훼리호가 선착장을 향해 느리게 다가온다.




















































우리를 태운 훼리호는 산착장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며 뿌엘로 강 상류를 향해 항해하고 있었다. 따구아 따구아 호수는 뿌엘로 할머니가 일러준 것 보다 더 아름답고 장엄한 모습으로 여행자를 품었다. 운이 좋았다. 우리는 맑은 날씨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건기로 접어드는 이곳의 날씨는 이 호수를 더욱더 신비하게 바꾸어 놓고 있었다.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과 깍아지른 암봉과 호수가 연출한 비경 속으로 우리를 태운 훼리호가 서서히 미끄러져 가고 있는 것. 우리는 안데스 깊숙한 곳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계속>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o이야기 

2013 view 블로거대상 엠블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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