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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행운마차,사람잡은'곱창'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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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소 곱창전문점 '행운마차'에서
-사람잡은'곱창'뒷담화-



대략 2시간 기다려 맛 본 곱창...


정말 먹고 싶었던 곱창 뒤에 숨은 뒷담화는 이랬다. 이틀 전 입덧을 할 이유도 없는 아내가 평소 즐기지도 않던 소곱창이 먹고 싶다며 테레비 이야기를 했다. 모 방송국에서 덕소에 있는 곱창집을 소개했는데...그게 그렇게 먹고 싶다나 뭐라나.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서 결국 그 집을 찾아 스마트폰에 켑쳐해 뒀다. 그곳은 한강이 가까운 덕소역 근처의 소문난 곱창집이란다.

테레비에서 곱창집을 얼마나 잘 찍었는지 우리는 아침을 먹은 후 점심을 건너 뛴 채 곧 다가올 '곱창 먹는 재미' 때문에 행복해 했다. 정오가 지났다. 휴일이어서 장사를 하지않을지도 모른다며 전화를 했는데 자꾸만 통화중이다. (혹,장사 안 하면 어떡하지?...)전화 연결이 계속 됐지만 계속 통화중이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유명 맛집이라면 전화 받을 새도 없을 것. 기다렸다 다시 통화를 시도했다. 너댓번 만에 통화가 연결됐다.

"여보세요? 거기 덕소에 있는 행운마차 맞죠?...몇시부터 영업하세요?...오후 4시부터라고요?...위치가...덕소역 2번 출구에서 좌측으로 5분거리에...네,네..."

이미 점심 시간이 지났다. 곱창을 맛있게 먹으려면 곱창(?)을 비워둬야 한다. 그래서 점심은 아예 곱창집에서 먹기로 하고 참았지만 오후 4시까지는 좀 심한 것 같았다. 그래도 참아야지. 곱창의 고소함이 증폭되다 못해 폭발하려면 반드시 과정이 필요해.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가 우리는 마침내 강북행 전철에 몸을 실었다.

덕소는 강남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강남에 사는 사람들 한테는 가장 먼 거리였다. 이유가 있다. 서울의 지하철 노선을 보면 동서 노선은 잘 발달되어 있는 반면, 강남과 강북 혹은 잠실 주변의 노선은 매우 취약하다. 두 세차례 갈아타거나 빙 둘러 가야 하는 것. 따라서 곱창집에 간다면 반드시 소주나 막걸리를 마셔줘야 제 맛 아닌가. 따라서 차를 가지고 가면 안 된다는 건 다 아는 사실.

그래서 지하철에 몸을 싣고 덕소로 가는 데...이게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내지 인터넷을 열어 강남과 강북 덕소로 가는 길을 찾아보면 반드시 상봉역을 거쳐가야 한다. 코 앞에 있는 목적지를 빙~~~둘러 가는 것. 그래도 참아야 하느니라. 학교종이 땡땡땡...곱창님이 기다리신다. 배가 점점 고파온다. 그렇다고 살 만큼 산 어른이 배고픈 투정을 할 수 없는 법.

참고 또 참아 마침내 덕소역 2번 출구를 빠져나왔다. 덕소역 2번 출구를 빠져나와 행운마차를 찾는 시간은 대략 10분 여...눈치빠른 사람들은 5분 내에 행운마차에 당도한다. But!!...그러나...5분 내에 행운마차에 도착했다 해도 반드시 행운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아니란 것. 정말 먹고 싶었던 곱창은 기나긴 인내심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었다.(아흑!!...ㅜ) 먹고 싶었던 곱창이 사람잡은 뒷담화는 이렇다.


 먹고 싶었던 '곱창' 사람 잡네
 



우리는 마침내 행운마차를 찾아내는 행운을 잡았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행운을 위한 기나긴 기다림이 필요했다. 곱창 때문에 곱창을 확실히 비운 우리에게 곱창은 조금 이상으로 가혹했다. 영업시간 이전에 도착하면 '1번으로' 먹을 줄 알았지만 우리가 행운마차를 만났을 때 이미 가게 안은 줄지어 선 사람들이 좁은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우리가 받아 낸 순서는 아홉번째...




어느새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분들은 오후 2시부터 기다리고 있었단다. 가게가 문을 열기도 전부터 2시간동안 기다렸으니 할 말이 없다. 번호표를 받아보니 우리 순번은 9번...나중에 알았지만 이 가게에 보유한 테이블 수가 몽땅 아홉 개. 그러니까 우리는 용케도 초저녁 곱창시리즈(?)에 참여할 수 있는 행운을 잡은 것이다.

왜 곱창시리즌줄 아시나?...밑도 끝도 없이...한 없이 가다리는동안 가게 바깥에선 희한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시식은 커녕 대기표 조차 못 받아 비좁은 가게 안에 자리잡은 사람들을 마냥 부러워 하고 있는 것. 그래서 동병상린의 입장에서 그분들을 향해 슈팅을 날리면서 손을 흔들어 보니 같이 손을 흔든다. 심정을 알 것만 같고 행운이라는 게지.(흐흐...)





흐흐...그러나 행운은 무슨 개뿔...ㅜ




옆 테이블에 나온 그 유명한(?) 곱창이 대기표 순서에 따라 서빙되고 있었는 데...




바로 옆자리에서 순식간에 곱창이 비워지는 순간까지 우리는 여전히 껄떡거리고 있을 수 밖에 없어서 안주도 없이 막걸리 두 병을 해치웠다. 그 흔해빠진 김치도 없어요. 바빠서 갖다주지도 못해...ㅜ




우리가 행운마차에 예약을 하고 대기한 시간이 어느덧 70분이 경과하고 있는 데 감감 무소식...예약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바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니 앉은 자리가 가시방석. 그래서 알바녀께 '먹어보고 추가로 주문하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당장 돌아오는 말씀.

"안 돼요!!...기다리는 사람들이 넘 많아서...죄송합니다. "




그래서 행운을 거머쥔 한 커플에게 다가가 '곱창 먹는 모습이 아름답다'며 아부를 떤 다음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세상엔 만만한 게 없다.

"다음이예요? 네이버예요? ^^
"다음...(기념으로)블로그에 올려두고 싶습니다. (OK?...) ^^ "
"좋아요. 블로그 이름이 뭔지...^^"
"다음 검색창을 열어 '내가 꿈꾸는 그곳'을 함 때려보세요. ^^ " 




하하...그렇게 얻은 귀한 사진 몇 컷...(두 분 영원토록 행복하세요!~^^*)




그리고 대략 90여 분 만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곱창이 눈 앞에 나타났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날 우리는 둘이서 4인 분을 주문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지인의 몫까지 주문했던 것. 대(大)자를 주문하면 25,000원..이게 두 사람 한테 알맞은 양이었는데 사진은 대자X2개였으므로 푸짐해 보일 것. 그리고 행운마차가 유명해진 이유 한 두가지를 설명하고 글을 맺는다.




아내가 티비에서 입맛을 땡기게 했던 건 부추무침이었다. 곱창을 부추와 함께 먹는 것. 곱창과 부추는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곱창 특유의 맛을 중화시키고 식감을 담백하게 만드는 재료가 부추였던 것.




그리고 행운마차의 곱창은 곱이 가득 차 있었다. 양질의 곱창은 국내산이 아니라 뉴질랜드와 호주산 곱창이었다. 그게 오히려 더 신뢰감이 갔다. 이 밖에 곱창전문점 '행운마차'에서 눈여겨 볼 건 주인장의 고집 하나. 우리가 그토록 오래 기다렸던 이유가 이 집의 노하우였다.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 뒤로 시계가 보인다. 우리는 곱창삼매경에 빠져있는 데 사람들은 여전히 예약을 하고 있다. 각각의 테이블 마다 (먹는 시간을)30분씩만 잡아도 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감이 잡힌다. 그러나 행운마차에서 줄을 길게 늘어뜨리는 즐거움(?)이 따로있었다.
 



아내의 눈요기와 식욕을 사로잡았던 건  딴 게 아니었다. 곱창은 잘 손질되어 곱창 바깥에 있는 지방이 다 제거됐고, 손님들이 곱창을 구워 먹는 게 아니라 순번에 따라 일일이 (주방에서)다 구워진 다음에 서빙되는 것이다. 이 노하우가 '사람 잡는 비결'이라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우리네 음식문화...음식산업이 남 다르게 성장하려면 남 다른 비결이 있어야 될 듯. 



  
이날,우리는 볶음밥을 끝으로 미리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오후 4시가 되기도 전에 시작된 예약 줄이 자꾸만 길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먹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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