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돋은 사진 한 장
사람이 사람의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다니...
불과 얼마 전까지 사람들은 그녀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어떤 연유에서인지 언론에서는 한순간 독재자의 딸이라는 수식어는 보기 힘들거나 사라졌다. 그대신 빈자리를 채운 건 입에 담기 조차 거북한 '대통령'이란 호칭이었다. 또 나이 62세의 노처녀를 청와대로 보낸 건 다름 아닌 국정원의 선거개입이자 부정선거 논란이 그 이유란다. 취임한지 7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논란 가운데 독재자의 딸이 거론되고 있고 국정원이 거론되고 있다.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다.
부정선거 논란 보다 더한 오명이 <독재자의 딸>이란 호칭인데(같은 말인가?) 청와대와 당사자는 그 오명을 털어 볼 생각이 없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독재자의 딸이 오명을 떨쳐버릴 수 있는 기회가 없지않다. 억지로 만들어 가는 정통성 보다 순리에 따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순리란 무엇인가. 정치공학은 무진장 복잡한 함수관계로 뒤엉켜있다. 머리 나쁜 사람이 수첩을 들고 함수를 풀어내려면 100년은 더 걸릴 것. 이런 현상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바보와 천재 차이를 매우 간단하게 정리한다. 바보는 간단한 걸 복잡하게 만들고 천재는 복잡한 걸 간단하게 만든다고 한다.
이런 등식을 독재자의 딸 내지 나라를 음흉한 구렁텅이로 내몬 세력들에게 적용하면 바보들이 만들어 낸 자충수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요리조리 연막을 치고 술수를 부리며 생겨난 구미호 같은 현상이다. 대명천지에 무슨 씨 나락 까 먹는 소리같은 게 구미혼가. 지난 주말 시청앞에서 열린 제3차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 집회에서 한 장의 사진을 보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소름이 돋은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못 볼 걸 본 것이다. 사람이 사람의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다니...복잡한 국정을 시원스럽게 풀 수 있는 사람은 당사자이다. 수첩을 다시 펴놓고 문제가 뭔지 숙고해 보라. 사람들에게 인식된 오명을 씻지 못하는 한 대한민국도 독재자의 딸도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그게 귀태의 한계 아니겠나. 사람들은 그런 정부를 '바꾸네' 정부란다. 구미호의 본성이 드러난 것이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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