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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나와 우리덜

박근혜 헛발질에 멍만 든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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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헛발질에 멍만 든 전두환?



잘 차야 한다. 실축하면 공공의 적 역적이 된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4강으로 간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을 5:3으로 이겼기 때문이다. 당시 키커로 나선 우리 선수는 황선홍,박지성,설기현,안정환,홍명보 순이다. 승부차기에 나서 우리 선수 다섯 명 모두 골로 성공시켰다. 그런 반면 스페인 선수는 이에로,바라하,사비,호아퀸 선수가 키커로 나섰지만, 호아퀸 선수가 찬 공은 이운재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따라서 마지막 키커로 나선 우리 대표팀의 홍명보 선수는 졸지에 영웅으로 떠오르는 기쁨을 맛 봤다. 물론 상대팀 호아퀸은 실축을 해 역적(?)으로 추락하는 쓴 맛을 본 것.

희비가 엇갈리는 이런 사정 때문에 선수들의 긴장감은 극도에 달해 웬만하면 키커로 나서고 싶지않단다. 그런 심정이 어느 정도인지 당시 우리 대표팀 유상철 선수가 '해투'에서 고백 했다. 그는 해투에 출연해 "2002년 월드컵 당시 승부차기 명단에서 빠져서 기뻤다"고 실토한 것이다. 잘 차(넣어)서 영웅이 되는 것 보다 못 차서(넣어서) 역적으로 몰리는 것을 피하는 게 낫다는 것. 그가 승부차기에서 빠진 건 후반 전에 교체되는 행운(?)을 거머쥔 것 때문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단다.

서론이 길었다. 요즘 이슈로 떠 오른 전두환 압수수색 내지 추징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것이다. 이미 관련 보도가 한창이다. 박근혜 정부의 검찰은 추징금을 회수하기 위해 전 씨 일가족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고가의 미술품은 물론 아들 전재국 씨 소유 재산도 다 뒤적거리고 있다. 또 뉴스타파에 의해 밝혀진 페이퍼 컴퍼니 관련 자료도 다 뒤져볼 심산이다. 대략 이 정도면 추징금은 회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전두환 추징법에 따라 추징 범위가 친인척 내지 제3자에게도 가능해 졌기 때문에 검찰의 의지만 있다면 상당액을 추징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재국 씨 등의 재산 중에서 종자돈의 출처가 불명해지면 압수수색 결과가 용두사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건 나중 일이다. 정치판과 언론의 생리는 달거리 처럼 사흘이면 흐지부지 되고 만다. 특히 조중동 등 친정부 언론들은 사실을 왜곡.호도하는 데 선수인지라 전두환 압수수색을 빌미로 삼아 박근혜 정부의 치부를 브라인드 하는 데 목숨을 걸 수도 있다. 평소 무슨 거래가 있는지 잘 모르나 그들은 늘 역주행을 일삼는 음주운전자와 별로 다르지 않아서 속사정을 잘 살펴봐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전두환은 노태우 등과 함께 쿠데타에 성공한 광주학살 주범이다. 내란죄 등을 통해 반국가적 행위를 한 이들은 예전 같으면 즉각 참수형에 처해지거나 능지처참을 당할 수도 있었다. 몇 몇 정치군인들이 자기들의 영달을 위해 무고한 국민들을 학살했다면 목숨을 내놓고 일을 저질렀을 것. 역사는 이런 무리들을 어떤 방법으로 처형할지라도 뒷말이 없다. 응당 처벌 받을 짓을 하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은 참 이상하게 돌아간다. 타인의 목숨 수 십 수 백 명을 앗아간 살인범은 용서가 되고, 배가 고파 구멍가게에서 빵을 절도한 시민은 처벌을 받는 세상이다. 이른바 유전무죄 유권무죄가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나라가 또 대한민국이다. 권력과 돈만 있으면 모든 게 용서되는 희한한 나라가 현대의 대한민국인 것. 전두환이 숨겨놓은 재산은 주로 그렇게 쓰여졌다고 보면 될 것. 그렇다면 그런 불편부당한 일을 전두환 노태우만 저질렀나. 




절대 절~대로 아니었다. 박근혜가 전두환을 추징금 회수를 빌미로 차 버릴 때 가장 고심한 부분이 그 부분 일 것. 전두환.노태우 그리고 박정희 등은 모두 쿠데타로 권력을 나꿔 챈 사람들. 비록 박근혜는 쿠데타에 참여한 인물은 아니라 할지라도 18년 동안 권력의 단 맛에 길들여진 독재자의 딸이다. 18년!!...이를 테면 독재자의 딸 자격으로 인혁당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정수장학회의 장물을 공유한 사실과 도덕적 책임 등을 그대로 전수받은 것. 

그런 구린내 나는 정통성을 이어받은 그녀가 전두환을 겨냥하여 개혁 운운 한다면 금수 조차 큭큭 거릴 일 아닌가. 전두환 입장에서 볼 때 마치 '만만한 게 홍어X' 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 한 때 그냥 내 보낼 수도 있었지만 청와대 금고에 남아있던 6억원(요즘 시세 200억 원 정도)을 박근혜 한테 준 게 후회막급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세타령은 해 봤자다. 전두환 등은 공공의 적으로 전락한 신세. 육신만 노쇠한 게 아니라 권력으로부터 저만치 멀어져있다.속수무책!...

동물의 세계에서 굶주린 포식자의 배를 채워주는 건 늘 무리들로부터 이탈된 새끼와 노쇠한 동물들. 누군가 걷어차 버려야만 걷어차이지 않는 냉혹한 세계가 정치판이었던지, 박근혜는 전두환을 힘껏 걷어차 버렸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홍명보 처럼 잘 걷어차면 영웅이 될 수도 있었지만, 호아퀸 처럼 잘 못 걷어차면 역적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승부차기의 명운을 가를 운명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데 박근혜가 걷어찬 전두환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관중들의 환호성이 들려야 할 텐데 환호성 대신 촛불이 하나 둘씩 켜지고 있었다. 환호성을 지르는 곳은 조중동과 냄비씨 등 친정부 언론들. 그들은 애써 촛불을 외면하고 있었지만, 촛불에 비친 이슈를 살펴보니 전두환이 왜 독재자의 딸의 밥이 됐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정통성 때문이었다. 18년 동안 권력 맛에 길들여진 독재자의 딸이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에 취임한 지 7개월이 지나도록, 정통성 시비에 휘말려 한 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 

그 상황은 국정원이 개입한 부정선거 후유증 때문이었다. 테레비나 신문에 보도 안 되는 이 일을 감추어 보고자 만만한 전두환에게 발길질 했다. 그러나 웬걸, 사람들의 시선은 국정원의 부정선거만 바라보고 있는 것. 우얄꼬!...그렇다고 국민을 기망한 MB를 4대강 사기혐의로 걸어보자니 박근혜를 (부정선거로)당선 시켜준 혐의가 걸린 국정원이 걸릴 건 자명한 사실 아니던가. 

차긴 찻다. 그런데 알고보니 헛발질. 나중에 촛불이 요구하는 것 처럼 독재자의 딸이 하야 하는 일이 생기기라도 한다면, 가장 슬퍼할 사람은 박근혜에 차여 멍만 든 전두환이다. 사람들의 시선은 두 사람 모두에게 곱지않다. 이들은 태생부터 승부차기에 부적절한 부정선수들. 옛 서울시청 앞 계단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는 시민들이 든 촛불과 피켓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철저한 국정조사 즉각실시!!...별로 영양가가 없었던지 전두환 압수수색 피켓은 보이지 않았다. 이슈가 아니란 것. 어쩌면 박근혜는 또다른 카드를 만지작 거릴지도 모른다. 테레비에 비친 그녀의 모습이 벌써부터 주름이 가득해 보인다. 국면 전환에 성공하려면 MB를 힘껏 걷어차 보던지.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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