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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Chalten

환상을 부추긴 엘챨텐의 일출


-환상을 부추긴 엘챨텐의 일출-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가슴 속으로 바람이 스며들었다
그 바람이 내 생명의 근원인 줄 어찌 알았던가

이튼날...

울부짖는 바람이 가슴을 쥐어 뜯었다
세상의 두려움이 모두 사라졌다
거센 울부짖음은 나를 찾아다닌 아부지

그 날...

바람이 가슴을 마구 후벼파던 시간
아부지 품에서 실컷 울고 싶었다.
바람의 땅에서...



여보!...일어났어? 날이 밝은 것 같은데...


창밖은 어슴프레 날이 밝아 온다. 오늘은 암벽등반가들의 성지인 세로 피츠로이(Cerro Fitz Roy)가 위치한 엘찰텐에서 출발 해 세로 또레(Cerro Torre)로 나서는 길. 쌀밥을 고슬고슬 하게 지어 주먹밥을 만들고 식빵에 볶은 쇠고기와 야채를 넣어 만든 샌드위치 도시락. 이른 새벽에 준비해 둔 도시락이다. 세로 또레를 돌아오는 동안 아내와 나의 허기를 달래 줄 식량이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면 파김치가 될 게 뻔했다.

잠들기 전에 준비해 놓고 눈을 뜨면 바로 챙겨 서둘러 떠나야 목적지 세로 또레를 돌아볼 수 있다. 넉넉하게 돌아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 발걸음의 한계를 깨닫다 보니 남들 보다 좀 더 빨리 일어나 좀 더 빨리 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것. 그런데 뜻밖의 일이 생겼다. 엘챨텐의 이른 아침이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준 것. 숙소에서 나선 직후 엘챨텐의 하늘을 바라보니 마치 파스텔로 그림을 그려놓은 듯 하다.




엘챨텐의 일출이 피츠로이산군(山群)에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 것이다. 
빠따고니아 투어의 마지막 여정이 시작된 이래 우리는 처음으로 '느낌표가 있는 투어'에 나섰다. 그 첫 시간... 우리는 파스텔톤의 일출을 가슴에 품고 세로 또레 투어에 나서게 된 것이다.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세로 또레로 가는 길(Senda a  
laguna Torre)이 위치해 있었다.그 언덕 위에서 바라본 하늘은 아름답다 못해 눈물이 날 지경. 리오 피츠로이(Rio Fitz Roy)강의 발원지 라구나 또레(laguna Torre)를 향한 여정이 막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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