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담아 둔 물두멍 앞에서
-동안경굴,깊은 잠에 빠진 태고적 시간-
엄마는 얼마나 애가 탓을까.
내 앞에는 고래가 살았다는 검멀레 해안의 동안경굴이 블랙홀 같은 까만 그림자를 드리우고 사람들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곳은 드러 누우면 등이 까칠까칠한 멍석 위에서 봤던 밤하늘의 까만 그림자 속 같았다. 그 모습을 동굴 밖 현무암이 연출한 물두멍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오래전 기억이 생생하게 회상 된다. 그땐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엄마는 늘 내 곁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기억들은 동안경굴의 전설 만큼 희미해졌다. 시간은 동안경굴과 그 곁에 다가선 한 여행자의 기억을 멍석 위로 끌어 당기고 있었다.
검멀레 해안의 언덕 위에서 바라 본 우도팔경의 동안경굴...멀리 우도 등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또 얼마나 곱던지!...
Boramirang
엄마는 얼마나 애가 탓을까.
왜 그랬는지 모른다.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른다. 집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유치원 아이들 걸음으로 하루종일 걸어서 간 그곳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닷가. 죽마지우들과 함께 서면에서 용당까지 걸어서 갔다. 도시락도 없었다. 마실 물도 없었다.
무슨 까닭에서인지 그냥 걸어가다 보니 용왕님이 산다고 하는 바닷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닷가에서 한 일이라곤 바다속을 들여다 보고 바닷물에 손을 한 번 담군 것 뿐. 그 바다 속에는 물고기들과 게와 따개비와 해조류 등이 수정 속에 박재된 듯 투명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해가 뉘엿거렸다.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하루종일 굶었다.
무슨 까닭에서인지 그냥 걸어가다 보니 용왕님이 산다고 하는 바닷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닷가에서 한 일이라곤 바다속을 들여다 보고 바닷물에 손을 한 번 담군 것 뿐. 그 바다 속에는 물고기들과 게와 따개비와 해조류 등이 수정 속에 박재된 듯 투명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해가 뉘엿거렸다.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하루종일 굶었다.
그땐 그래도 희망이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면 엄마가 야단칠 건 뻔했다. 그래도 속이 새까맣게 탓을 엄마의 위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또 할머니께선 손자를 얼마나 사랑하셨던가. 엄마 모습을 보자마자 울음부터 터뜨린 기억들.
물 한 모금 마신 뒤 허겁지겁 밥 먹고 뒷마당 멍석에 누우면 밤하늘에 별이 총총했다. 가끔씩 모깃불이 눈을 맵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별 하나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눈까풀이 무거워져 온다. 별 하나 가슴에 꼭 껴안고 잠든 밤. 꿈 속에 엄마도 할머니도 내 곁에 있었다. 돌이켜 보면 배고파도 행복했던 유년기.
물 한 모금 마신 뒤 허겁지겁 밥 먹고 뒷마당 멍석에 누우면 밤하늘에 별이 총총했다. 가끔씩 모깃불이 눈을 맵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별 하나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눈까풀이 무거워져 온다. 별 하나 가슴에 꼭 껴안고 잠든 밤. 꿈 속에 엄마도 할머니도 내 곁에 있었다. 돌이켜 보면 배고파도 행복했던 유년기.
내 앞에는 고래가 살았다는 검멀레 해안의 동안경굴이 블랙홀 같은 까만 그림자를 드리우고 사람들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곳은 드러 누우면 등이 까칠까칠한 멍석 위에서 봤던 밤하늘의 까만 그림자 속 같았다. 그 모습을 동굴 밖 현무암이 연출한 물두멍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오래전 기억이 생생하게 회상 된다. 그땐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엄마는 늘 내 곁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기억들은 동안경굴의 전설 만큼 희미해졌다. 시간은 동안경굴과 그 곁에 다가선 한 여행자의 기억을 멍석 위로 끌어 당기고 있었다.
동안경굴,깊은 잠에 빠진 태고적 시간
-하편-
검멀레 해안의 언덕 위에서 바라 본 우도팔경의 동안경굴...멀리 우도 등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또 얼마나 곱던지!...
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o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