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동안경굴
썰물때가 되면 그 동굴로 사람들이 들락거린다.
필자가 서 있는 곳은 성산일출봉에서 지근거리에 위치한 섬 속의 섬 우도의 검멀레 해안. 검멀레 언덕 위에서 해안으로 내려가자 맨 먼저 눈에 띄는 게 검멀레 해안의 단층들이었다. 바다가 융기한 흔적들. 우도의 화산활동은 바다속 단층을 뒤집어 엎고 우도 남쪽으로부터 서쪽으로 용암을 분출시킨 흔적들.
동안경굴,깊은 잠에 빠진 태고적 시간
-상편-
검멀레 해안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우도팔경의 동안경굴
동안경굴은 (믿거나 말거나)검멀레 해안 끝에 있는 동굴에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
썰물때가 되면 그 동굴로 사람들이 들락거린다. 운 좋게도 썰물 때 방문했다.
언덕 위에서 검멀레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에 맞딱뜨린 우도의 나이테...
동안경굴의 나이테는 설문대 할망의 전설 만큼이나 난해하다. 대자연이 연출해 놓은 기막힌 풍경.
검멀레 해변에 발을 딛고 서면 햇님과 달님이 하루 이틀 한겹 두겹 쌓아올린 시간들이 깊은 잠에 빠져있다.
아직은 잠에서 깨 볼 생각은 없는지 동안경굴을 따라 길게 드러누운 대자연의 시간표.
설문대 할망 설화 보다,고래가 살았다는 전설 보다, 더 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단층 앞에서 디지털시대의 좌표을 읽다.
시간은 돌고 도는 것...
햇님과 달님이 번갈아 세상을 비추듯
시간은 돌고 도는 것...
우리는 그 시간 끄트머리에 잠시 머물고 있는 것.
검멀레 해안 곁에는 아직도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듯한 용암의 흔적들이 이방인을 맞이하고 있다.
걸음을 옮기는 곳은 동안경굴...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 보다 더 신비로운 생명의 흔적들이 뿌리내린 곳.
박재된 시간도 목이 마른 것일까.
우도팔경의 '후해석벽'의 단면이 냉기를 품은 물방울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묘령의 여인이 스마트폰으로 누군가를 찾는 풍경
과거와 현재가 한 자리에서 만난 희귀한 풍경이다.
차가워진 동안경굴...
깊은 잠에 빠진 동안경굴의 시간표 앞에서 누군가 쌓아둔 작은 소망들...
그 곁에서 생명의 호흡은 계속되고 있었다.
동안경굴 천정 입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우도에서 보기드문 맑은 담수다.
우도 사람들은 이 동굴 속에서 음악회를 가진다. 그 음악들이 동굴에 울려퍼지면 깊은 잠에 빠진 시간들이 다시 깨어날까.
동안경굴 앞에서 바닷물에 손을 적셔보는 아빠와 아들의 다정다감한 표정...우리의 현재 시간표다.<계속>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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