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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이런 '교통표지판' 보셨나요?

이런 '교통표지판' 보셨나요?


 이명박대통령이 취임직후 '세일즈외교'라는 이름으로 미국 순방길에 올랐다.
이 세일즈외교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대통령만 되면 제일먼저 우리의 대통령들은 미국을 방문한다.
조공을 바치듯 '알현'하러 가는 것은 아닐텐데 언제쯤 이런 관행은 사라질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우리와 동맹국 관계에 있는 미국은 대통령 취임직후 우리나라를 먼저 방문한 걸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늘 '도와준다'는 이름으로 내정에 간섭한 후 나중에는 지속적으로 물건을 파는 '실용적인'국가다.



그런 국가에 가서 별로 유창하지 않은 영어로 연설하는 것 까지는 볼만했다.
우리가 영어를 잘하면 '선진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대통령이 저렇게 영어를 잘하니 그 나라 국민들은 영어를 오죽이나 잘 하겠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말'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원수가 굳이 영어로 연설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존심이 팍 상하는 한판이었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배워 온 우리말이 '감사합니다'라는 정도나 '안녕하세요?'가 전부다.
영어를 잘한다고 해도 비공식 석상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 터인데 말이다.

그런데 그것도 눈감아 줄만했다.
이승만대통령 이후로 우리 대통령들이 미국을 순방하면서 처음으로 영어로 연설을 했으니
우리 대통령들이 영어를 못하는 '무식한'대통령들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자존심 상하는 것은 '뼈 째로' 수입되는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미국은 한미자유무역협정에서 줄기차게 '끼워팔기'를 시도한 결과
결국 그들의 입맛에 맞는 협상을 관철 시켰다.
그들이 끼워 팔 쇠고기는 이른바 동물성사료를 가축들에게 먹임으로써 생겨나는 '광우병'의심 소 들이다.
그 고기를 먹는 사람은 자칫 '광우병'에 걸려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이다.



그러니까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협상'을 관철 시켰는데
우리의 위대한 이명박대통령님이 귀국하시면 '실용적 세일즈'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법 하다.

"우리의 최대 무역국인 미국 시장은 우리경제를 살리는 최대의 시장이다.
그러니 그 시장을 놓쳐서는 안되기 때문에 광우병위험을 무릎쓰고 도장을 찍었다."라고 말할 것 같다.
그리고 비선을 통해서 "그러나 우리 현명한 국민들은 이런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호주산 쇠고기 보다 월등 싸지만 사먹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할 것 같다.

우리 축산농가들이 미국산쇠고기 수입 때문에 쩔쩔매고 있다는 소식은 이제 너무도 진부하다.
그러나 국민들의 생명이 담보된 '협상'은 매우 위험하다.

국가원수의 제일 덕목으로 삼아야 할 '도덕성'은 이미 실종된지 오래다.
그렇지만 국가원수가 세일즈라는 이름의 '장사외교'를 통해서
이 땅에 살고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광우병의심 소를 수입한다는 것은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나?...

누가 뭐래도 양질의 쇠고기를 식단에 올릴 수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넉넉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광우병의심이 되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겠나?
싼 값에 먹을 수 있다고 덤벼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민들이며
원산지 표시나 생산이력이 전무한 식당에서 마구잡이로 팔릴 가능성이 있는 식품이다.



이 글 제목의 '교통표지판'은 칠레의 오소르노 화산이 있는 '얀끼께 호수'아래
'뿌에르또 옥타이'로 가는 길에 서 있는 교통표지판이다.
이곳에는 소와 같은 가축들이 대규모로 사육되고 있는 농장들이 즐비한 곳이다.
눈여겨 보지 않아도 이곳에서 살고 있는 소들은 신선한 풀들을 뜯어먹고 살고 있다.

가끔씩 가축들이 무단으로 횡단하는 조용한 시골길로 운행하는 자동차들이
 가축들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므로 경고내지는 주의환기를 목적으로 설치해 둔 재미있는 표지판인데
칠레는 우리나라와 같이 '광우병발병' 보고가 없는 청정한 나라다.

우리와 체결된 자유무역협정을 바탕으로 교역이 활발한 이 나라에서
우리는 미국이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는 '이유'를 잘 들여다 보아야 할 것 같다.



얼마전에 한 동영상에서 광우병발병의심 소가 함부로 다뤄지는 모습을 본 적있다.
소가 풀을 뜯지 못하고 자신들의 시체를 먹고 자란다면 이미 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우병을 만든 주요원인 중 하나가 '가축사료'를 먹인 결과라고 한다.

"특히, 소의 내장과 뇌, 척수 등 SRM에는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프리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추동물에게 동물성사료를 먹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따라서 2000년 12월부터 단계적으로 반추동물에게는 육골분 사료를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데
우리는 무엇이 그렇게도 바빠서 '굴욕협상 결과'를 놓고 좋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칠레의 오소르노에 있는 이런 농장의 풍경에서 알 수 있듯이
주변을 흐르고 있는 강물에는 운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연중 안데스의 만년설이 녹아내린 맑은 물과 청정한 공기속에서 자란 소는
공장에서 물건 찍듯 사육하는 미국의 쇠고기와 비할바가 되지 못한다.

차제에 쇠고기의 이력은 차치하고라도
 칠레의 한 축산농장과 같은 곳에서 생산했다는 그림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소르노에 있는 교통표지판이 새삼스럽게 떠 오르는 아침이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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