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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Hornopiren

연두빛 갯벌 가르는 쌍두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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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빛 갯벌 가르는 쌍두우차
-처음 본 쌍두우차 생각보다 위대해-




소 두 마리가 한가로이 수레를 끌고가는 풍경...



우리가 흔히 봐 왔던 소달구지와 전혀 다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오르노삐렌 앞 바다가 썰물 때가 되면 마법 처럼 펼쳐놓는 연두빛 갯벌은 해조류가 드러나면서 생긴 환상적인 풍경. 그 곳을 네그로강이 가로질러 가고 다시 이름도 생소한 '쌍두우차'가 느릿느릿 여유롭게 지나다닌다. 참 보기 드문 풍경이자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풍경을 본 적 없었다. 또 생전 이같은 풍경은 처음 목격하게 된 것.

조금 전 마차 한 대가 지나갔고 뒤를 이어 이번에는 우차가 필자 앞을 지나가고 있는 것. 우마차가 시간차를 두고 연두빛 갯벌 위를 지나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소와 말을 이용한 수레에 뚜렷한 차이가 나고 있었다. 조금 전 지나친 마차는 말 한 필이 수레를 끄는 데 비해 뒤이어 등장한 우차는 소 두 마리가 수레를 끌고 있는 것. 수레의 용량은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동력원은 달랐다. 왜그랬을까.




마차와 우차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 할까


여행지에서 잠시 품었던 의문은 오르노삐렌에 머물 당시 온 몸으로 체득한 결과 답을 얻게 됐다. 그래서 마차와 우차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조금 복잡한(?) 과정을 대입해 보며 체험담을 소개해 드려야 겠다. 조금 전에 지나간 말 한 필이 끄는 마차는 말 그대로 '1마력의 힘'이 끄는 수레다. 이걸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이렇게 된다.

"영국 단위계에서 1HP는 1분당 3만 3,000ft·lb(피트-파운드)의 일을 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내며, 이것은 1분 동안에 3만 3,000lb(1만 4,850㎏)의 질량을 1ft 들어올리는 일률을 말한다. 이는 18세기 후반에 스코틀랜드 공학자인 제임스 와트가 힘센 복마(卜馬 : 짐마차를 끄는 말)로 실험을 해서 결정했는데, 이것은 보통말이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일에 비해서는 50% 정도 큰 양으로 나타났다. 1HP를 국제 단위계, 즉 SI 단위로 표시하면 746W(와트)가 되며 열량의 단위로는 1시간당 2,545BTU(영국열량단위)에 해당한다. 또한 다른 단위로는 미터 마력이 있는데 그 값은 1분당 4,500㎏·m(32,549ft·lb/min)이며 0.9863HP에 해당한다.<브리테니커 백과>"




이런 내용을 그냥 '자동차에 쓰이는 마력은 말 한 필이 끌수 있는힘'이라고 말하면 감이 잘 안 잡힐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열~쉬미 공부했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력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가 쉽지않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가장 잘 표현해 둔 '짚' 하나를 참고해 보면 마력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단박에 알 수 있게 된다. 여행기에서 마차와 우차 즉, 우마차 때문에 별 걸 다 끼적거리고 있다. 1마력은 이런 모습!!...ㅋ





질질질...ㅋ 천상천하유아독존....인간이 가장 나약하게 느낄 때가 이런 때 일 것. 말 한 필과 인간 18명이 줄다리기 한 결과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물리력에서 그런 것일뿐, 인간들은 워낙 스마트 하여 뱅기는 물론 자동차와 테블릿과 스마트폰 등 인류문화사를 거의 매년 새로 쓰고 있을 정도다. 1마력을 이해 하는데 긴 설명 보다 말 한 필이 끄는 힘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 짚의 위력 또한 대단하다. 그렇다면 자동차의 배기량을 마력으로 환산하면 어떻게 될까.





타 보진 않았지만 부가티 베이론은 1001마력,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700마력, 닛산GT-R 545마력,에쿠스 334마력, 기아 K5 172마력, 다마스 짐차 43마력...정도로 알려졌다. 숫자만 봐도 동물들이 얼마나 편해졌는지 알 수 있을 정도이자, 우리가 타고있는 자동차가 얼마나 대단한 파워를 지닌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소 두 마리가 끌고 있는 수레와 말 한 필이 끌고 있는 수레는 어떤 차이가 나는 것일까. 




관련 기록에 따르면 소는 고대 수메르 시대 때 문서에서 짐을 운반하는데 사용했다고 한다. 또 같은 시기에 우르 유적지에서 출토된 자료에서도 소가 짐을 운반하는 모습이 그려있을 정도로 오래 됐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소는 말에 비해 힘은 약한 편이라고 한다. 말을 적절히 이용할 수레 개발이 늦어진 탓이란 것. 이제 필자와 아내가 경험한 체험담을 소개할 차례. 




우리는 연두빛 갯벌 삼매경에 빠졌다가 집으로 돌아온 직후 블랑꼬강 탐사에 나섰다. 네그로강을 건널 수 없어서 사전 답사 때 건넌 다리를 돌아 다시 우마차가 건넌 네그로강 건너편으로 이동하여 목적지로 출발했다. 험난한 과정이었다. 습지는 겉보기와 달리 곳곳에 함정을 만들어 뒀고 가까워 보이던 목적지는 생각 보다 멀었다. 오르노삐렌 바닷가 언덕 위에서 바라보던 목측거리와 판이했던 것. 이곳을 오가는 우마차가 왜 필요했는지 그야말로 뼈저리게 느낀 것.ㅜㅜ 




땡볕이 내리 쬐는 습지를 통과 하여 블랑꼬강 하류에 도착하자 다시 장애물이 나타났다. 블랑꼬강의 지류가 앞을 가로막고 나섰던 것. 지류의 깊이는 무릎 정도였지만 손을 담궈보니 이건 뭐 빙점(freezing point) 근처를 왔다갔다 하는 매우 차가운 물. 손을 담그자마자 찌릿 거리며 뼛속이 얼얼할 정도였다. 어떻게 하나. 건널까 말까. 

전전긍긍 하던 차에 얼마전 우리 앞을 지나가며 미소를 띈 소년이 탄 마차가 다가오고 있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손을 흔들며 반가워 했다. 그리고 마차가 다가오자 즉각 우리를 강 건너편으로 좀 태워 달라고 부탁했다. 흔쾌히 수락한 소년의 아부지. 우리는 빈 수레에 몸을 싣고 덜컹거리며 강을 건넜다. 가끔씩 온 몸이 들썩 거리며 솟구쳤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공짜로 강을 건너다니...앗싸~^^




좋아한 것도 잠시 문제가 생겼다. 돌아오는 길에 기다렸다 다시 탄 마차는 얼마나 덜컹거렸는지 온 몸의 관절이 다 삐그덕 거렸다. 이번에는 마차에 땔감(장작)을 가득 실은 탓에 장작 위에 몸을 실었던 것. 덜컹 거리는 마차 위에서 강바닥을 들여다 보니 그곳에는 아름드리 바위들이 널려있었다. 우리를 실은 마차는 그 바위 위를 태연하게 지나치고 있었지만, 바위 한 개를 지나칠 때 마다 우리는 마차 위에서 자지러지며 소리를 내질렀다. 으악~내려조잉!!~ㅜㅜ

 
당장 강으로 추락할 것 같은 불안감은 참을 만 했다. 그러나 마차가 튕길 때 마다 잘 패둔 날카로운 장작더미 위로 온 몸이 들떳다가 떨어지니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었던 것.(아흑...ㅜㅜ) 그러거나 말거나 마차는 태연하게 강을 건너고 있었다. 낭만 마차가 절~~~대로 아니었던 것.ㅜㅜ 




대략 이 정도면 말 한 필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으실 것. 비록 소가 말 보다 파워가 뒤진다고 한들 두 마리가 끄는 소가 다니는 길이 상상 되시는가. 말 한 필이 끄는 마차가 파워풀한 사륜구동 지프라고 한다면 소 두 마리가 끄는 수레는 거의 수륙양용 전차 정도라고나 할까.

귀국해 외장하드를 열어보니 당시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 났다. 정말 위대한 우마차였다. 누가 보면 갯벌 위를 한가로이 거니는 우마차가 얼마나 낭만적이겠나. 그러나 그게 아냐. 
강 바닥에 널린 자갈이 그냥 주먹만한 줄 알았다니까. 죽는 줄 알았어...ㅜㅜ 돌아오는 길에 가뜩에나 먼 길을 우리는 하얗게 질려 걸음을 질질 끌다시피 초죽음이 되었던 것. 그런 점 참고 하시고 낭만 쌍두우차를 감상하시기 바란다. ^^

 
처음 본 쌍두우차 생각보다 위대해
 



가볍게 네그로강으로 들어서는 쌍두우차...




상하좌우로 뒤뚱거려도 아무런 탈도 없는 듯...




태연 태연 우격우격...아무런 일도 없는 듯.




첨벙 첨벙...여유 여유...카메라를 바라보는 마부 아니 우부...




가볍게 다시 뭍으로 올라서는 쌍두우차.




아무런 일도 없는 듯...사부작 사부작...




오 위대한 쌍두우차여!...마치 개선장군 같은 모습이다.




어허...좌로 좌로!...기다란 대나무 작대기가 운전대 역할이다.




위대한 쌍두우차가 저만치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단대단...아직도 우린 그 때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어...ㅜㅜ




그리고 독수리 두 마리...니들이 악몽을 부추기누나...ㅜ 




쌍두우차가 지나간 자리 저 너머로 다시 황홀한 연두빛 갯벌이 펼져지고 있다.




뒤를 돌아다 보니 네그로강 너머로 오르노삐렌 화산이 하얀 눈을 이고 있고 구름을 털어내려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모습. 북부 빠따고니아의 우기가 서서히 걷히고 있었다.




쌍두우차를 통해 블랑꼬강의 추억을 회상해 보니 여행은 반드시 낭만적인 게 아니었다. 그러나 오르노삐렌 갯벌이 안겨다 준 황홀한 느낌은 우리를 쉽게 떠나보내지 못하고 붙들어 두었다. 당신을 그토록 사랑한 사람들이 또 있었겠는가. ^^ <계속>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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