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삼매경에 빠지다
-무릉도원으로 변한 주차장의 해프닝-
현대의 무릉도원은 어디일까...
너무도 유명한 별천지의 대명사 무릉도원.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별천지가 무릉도원이다. 도연명은 중국 송대의 대표적인 시인이며 이름은 잠이며 자는 연명 또는 원량이다. 무릉도원을 언급하려다 보니 도연명이 등장했는데 그가 쓴 도화원기의 내용이 번뜩 떠 오르는 건 이틀 전 오후. 참 오랜만이었다.
필자가 가까운 산의 약수터에 가는 시간은 오전 일찍 아니면 주로 오후 해질녁이다. 운동도 할겸 약숫물을 길어오는 것. 그런데 요즘 약수터로 가는 길은 조금 달라졌다. 산기슭 등산로 입구에 사방공사 때문에 풍광이 어지러워 다른 길을 돌아가는 것. 그곳에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는데 주차장 언덕 위로 복사꽃이 만발해 있는 것이다. 멀리서 보니 복사꽃 만발한 너무 아름다운 주차장이었다.
필자가 가까운 산의 약수터에 가는 시간은 오전 일찍 아니면 주로 오후 해질녁이다. 운동도 할겸 약숫물을 길어오는 것. 그런데 요즘 약수터로 가는 길은 조금 달라졌다. 산기슭 등산로 입구에 사방공사 때문에 풍광이 어지러워 다른 길을 돌아가는 것. 그곳에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는데 주차장 언덕 위로 복사꽃이 만발해 있는 것이다. 멀리서 보니 복사꽃 만발한 너무 아름다운 주차장이었다.
그런 풍광이 눈 앞에 나타나면 카메라는 자동적으로 피사체를 향한다.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핀 신기슭은 무릉도원을 방불케 하고 있었다. 복사꽃이 만발한 나무 아래서 돗자리라도 펴 놓으면 전설같은 도화원기에 빠져들어 '이게 천국인가' 싶을 것. 5월이 되자 마자 별천지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도화원기에 따르면 길을 잘 못 든 주인공이 복사꽃이 펼쳐진 동네에 도착하여 술과 닭고기 등 접대를 융숭하게 받게 된다. 어쩌면 무릉도원에 살고있었던 사람들은 자기들의 실체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겨 술과 고기를 접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길 잃은 어부는 그런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던 길을 표시해 놓고 자기가 사는 동네 태수에게 꼰질러 바쳤다. 그러나 다시 찾아가 보니 그곳을 찾지 못했다는 황당한 이바구.
도화원기에 따르면 길을 잘 못 든 주인공이 복사꽃이 펼쳐진 동네에 도착하여 술과 닭고기 등 접대를 융숭하게 받게 된다. 어쩌면 무릉도원에 살고있었던 사람들은 자기들의 실체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겨 술과 고기를 접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길 잃은 어부는 그런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던 길을 표시해 놓고 자기가 사는 동네 태수에게 꼰질러 바쳤다. 그러나 다시 찾아가 보니 그곳을 찾지 못했다는 황당한 이바구.
그렇지만 산기슭 주차장은 그런 별천지와 사뭇 달라도 도연명의 도화원기 보다 더 나을 것 같은 느낌. 필자가 사정상 길을 잘 못(?) 들었지만, 복사꽃이 만발한 숲을 바라보다가 흥에 겨워 휴대폰으로 '구구팔팔'을 때리면서, 치킨 한 마리와 생맥주 한 통만 시키면 도연명의 소설쯤은 비교도 안 된다. 소주 아니면 맥주 술 종류도 다양하고 치킨 아니면 또 핏자 시키면 될 텐데 그런 별천지가 따로 있나...흐흐
따로 있더라. 그게 이 포스트의 핵심 이바구다. 사실은 이랬다. 약수터는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 약수터는 주로 게으른 사람들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 약수터 위치 중에 맨 아래 위치해 있으니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인데 바쁠 땐 또 얼마나 유용한지.ㅎ 그곳으로 가는 길에 복사꽃이 만발한 풍경과 맞딱뜨리게 된 것이다.
무릉도원으로 변한 주차장의 해프닝
그래서 먼발치에서부터 원경을 먼저 촬영하고 요리조리 이모저모를 살펴가며 해질녁 빛을 참조해 가며 셔터를 눌러 대는 것. 주차장에는 자동차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래서 자동차 사이를 비켜다니며 복사꽃을 카메라에 담는 중. 그때였다. 한 중년 남자가 뚜벅뚜벅 다가섰다. 그리고 한마디.
"아저씨, 왜 우리 찍어요?..."
"무슨 말씀을...(갸우뚱)"
"좀 전에 보니까 저쪽에서 사진 찍는 거 같은데요..."
"하하 제가 왜 남의 얼굴을..."
"한 번 보여주세요. 찍었나 안 찍었나."
"(불쾌)허 이사람 봤나. 내가 왜 당신을 찍나..."
"아저씨, 왜 우리 찍어요?..."
"무슨 말씀을...(갸우뚱)"
"좀 전에 보니까 저쪽에서 사진 찍는 거 같은데요..."
"하하 제가 왜 남의 얼굴을..."
"한 번 보여주세요. 찍었나 안 찍었나."
"(불쾌)허 이사람 봤나. 내가 왜 당신을 찍나..."
카메라 액정으로 방금 전 촬영한 사진들을 쭉 펼쳐보여 줬다. 머리를 긁적이며 "죄송합니다"라며 오해했다고 한다. 참 별사람 다 보겠다 싶었다. 그런데 재밌는 현상은 그 다음에 나타났다.초상권 주장을 하고 싶었던 그 남자가 자동차 운전석에 오르는데 열린 문 틈으로 한 여성이 보였다. (그러면 그렇지...ㅋ)그 남자는 무릉도원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었던 것.
뭔가 찔리는 구석이 없었다면 다짜고짜 시비조로 나오지 않았을 것. 오해하지 마시라. 난 요즘 (이런)사람 보다 꽃을 더 좋아해. 누구는 꽃 보다 사람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그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을 때지.ㅎ 아마 그 남자는 자동차 속에서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운 사랑에 빠져있을 것. 그런데 그런 사람이(자동차가) 두군데 더 있었다. 복사꽃을 올려다 보며 찍으려고 석축에 다가서면 자동차 안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 힐끔 쳐다보니 그곳에도 연인들이...(뭘 하고 계시는지.ㅋ)
당장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그런거야. 이런 풍경 앞에서 무릉도원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게 인간인가. 가끔은 지나치게 길을 잘 못 든 사람들도 있다. 황색잡지를 수 놓는 사람들. 그들은 도화원기의 어부 처럼 다시는 무릉도원을 찾지 못하는 우를 범한 사람들이다. 산기슭에는 두 개의 별천지가 공존하고 있었다. 곁에 선 1인은 공감공감. ^^
뭔가 찔리는 구석이 없었다면 다짜고짜 시비조로 나오지 않았을 것. 오해하지 마시라. 난 요즘 (이런)사람 보다 꽃을 더 좋아해. 누구는 꽃 보다 사람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그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을 때지.ㅎ 아마 그 남자는 자동차 속에서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운 사랑에 빠져있을 것. 그런데 그런 사람이(자동차가) 두군데 더 있었다. 복사꽃을 올려다 보며 찍으려고 석축에 다가서면 자동차 안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 힐끔 쳐다보니 그곳에도 연인들이...(뭘 하고 계시는지.ㅋ)
당장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그런거야. 이런 풍경 앞에서 무릉도원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게 인간인가. 가끔은 지나치게 길을 잘 못 든 사람들도 있다. 황색잡지를 수 놓는 사람들. 그들은 도화원기의 어부 처럼 다시는 무릉도원을 찾지 못하는 우를 범한 사람들이다. 산기슭에는 두 개의 별천지가 공존하고 있었다. 곁에 선 1인은 공감공감. ^^
정말 아름다운 5월이다. 어디를 가나 무릉도원. 자동차 속이면 어떻고 복사꽃 나무 아래면 어떤가. 사랑하기 좋은 계절. 자주 들어본 카피가 생각난다. 열심히 일한 당신 가족들과 함께 연인들과 함께 무릉도원으로 떠나라. 떠나실 때 잊지말아야 할 것 하나. 요 밑...구독 버튼 누르시고 떠나시라. ^^
Boramirang
반응형
'PHOTO 갤러리 > 도시락-都市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즘골의 봄나들이와 흑염소 이야기 (11) | 2013.05.03 |
---|---|
교회냥의 기도 (8) | 2013.05.03 |
아파트냥 생태보고서 (3) | 2013.05.02 |
도시에서 홀대받는 5월의 꽃 5종 세트 (5) | 2013.05.02 |
초파일 앞둔 봉은사 표정 (6) | 2013.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