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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아파트냥 생태보고서


- 아파트냥 역역표시, 목숨 건 사투현장-




흠...이런 것도 나비효과라 부르나...
 


이틀 전, 태평양 건너 다저 스타디움에서 류현진 선수가 멋진 피칭으로 시즌 3승을 따 낼 때쯤이었다. 돈과 명예는 류가 다 벌고 누리지만 그걸 지켜보고 있는 꼬레아노 1인이 괜히 덩달아 기분 좋아지는 것. 사람들은 이런 걸 대리만족 내지 동질감 같은 수식어로 포장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런 기분도 나비효과야.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N. 로렌츠가 처음으로 발표한 이론이지만 나중에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나비효과 이론. 보통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온다는 의미가 또한 나비효과.

류현진이 던진 공이 괘적을 이루며 포수의 미트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헛방망이질 해 대는 타자들. 그게 무려 12번씩이나. 타자들의 방망이가 허공을 가르는 순간 나비효과는 팔랑팔랑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흥분 시키는 것. 그런 기분 알랑가 몰라. 그리고 그런 기분은 한밤중까지 이어지며 나비효과를 지속시키고 있었던 것. 이번에는 어둠이 내린 새까만 밤을 가르는 나비효과였다.

"아우~~~아웅~~~아으~~~"
 




꼬내기 한 마리가 아이들 울음소리를 내며 사람들의 분별심을 흐트려 놓을 때 아파트 단지 한쪽에서는 포식자들이 으렁대고 있었다. 나비로 불리우는 꼬내기들의 한밤중 싸움질이 시작된 것이다.

"아으...하악~~~%$$#@@^*&*...끼야윽~" 




필시 어떤 꼬내기는 깊은 상처를 입고 한동안 아파트 한 구석 지하의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어야 할 정도의 핥킴이 소리로 나타났다. 그 모습은 CCTV도 속수무책. 녀석들은 어둠 속에서 격투소리만 내고 있는 것. 그러나 한 때 대낮에도 영역 다툼을 하던 두 마리의 꼬내기 모습을 보면 목숨건 사투라는 걸 짐작케 한다. 

갑자기 아파트단지에서 뛰쳐나온 두 마리의 쫒고 쫒기는 나비들. 하필이면 그때 자동차가 나타나 두 마리 모두 즉사하는 줄 알았다. 달리는 자동차 밑으로 두 마리가 사라진 것. 아차 싶었다. 자동차 브레이크 소리가 들리는 그 때 자동차 밑에서 튀어나오는 두 마리의 나비들. 다시 쫒고 쫒기는 추격전이 이어졌다. 필사의 추격전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 




아마도 두 녀석 중 한 녀석은 필시 목숨을 잃을 정도의 중상을 입었을 것이라는 게 짐작가는 사투의 현장이었다. 한밤중 정적을 가르는 나비들의 싸움소리는 당시를 오버랩시키고 있었던 것. 그래서 처음으로 나비들의 사투현장을 어림잡아 찾아갔더니, 그곳에는 사투 만큼이나 혼신을 기울인 영역 표시가 돼 있었다. 나무껍질에 난 상처를 보니 도시에 사는 아파트냥들의 삶의 현장이 얼마나 힘든지 단박에 느껴지는 것. 




아파트 곳곳에 식재된 마로니에 나무 껍질은 나무들 중에서도 유독 딱딱하여 냥이들의 발톱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출입구와 음식쓰레기통과 지하주차장 통로 등 네 곳에 짙고 깊으며 오래토록 이어진 영역표시가 돼 있었다. 야생의 현장이었던 것. 이런 영역표시의 현장이 아파트냥이 저지른 소행이라는 확실한 물증(?)은 없다.

그러나 아파트단지의 나무에 핥킨 상처를 참조하면 용의자가 누군지 어렴풋이 떠오른다. 나비들이 냐옹 거리는 나비효과 때문에 치킨집 앞을 배회하던 치킨냥을 괜히 찝쩍 거렸다. 사건현장을 배회하면 의심받는 법. ^^




"흠...너냥!!...ㅋ"




"저...아닌뎁쇼...(눈치 눈치...)"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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