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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도사냥의 카리스마 산전수전 다 겪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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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냥 물렀거라 도사냥 나가신다
-도사냥의 치명적 카리스마 산전수전 다 겪은 듯-




헉!...니가 도사냥!...ㅋㅋ
 



녀석을 보자마자 빵 터지고 말았다. 나이도 어린 것이 생김새는 손자 몇을 거느린 노인 같은 행색. 그러나 한 여행자를 빵 터지게 한 치명적인 모습은 녀석의 내공이 느껴지는 긴 수염과 보통의 냥이들 한테서 찾기 힘든 예사롭지 않은 카리스마. 대개 도사의 모습은 이랬다.

희고 긴 수염 그리고 흰 눈썹에 선하게 생긴 축 처진 눈꼬리. 그런데 녀석은 거기에 하나 더 갖추었다. 귓털(?)까지 하얗게 겸비한 것. 영판 도사의 모습. 얼마전 베가냥이 인상을 팍팍 쓰고 여행자를 째려 본 것과 비교된다. 어떻게 한 동네에 살아도 이렇게 모습이 다를 수가 있단 말인가.

베가냥의 모습은 동네 뒷골목을 주름잡는 듯한 깡패냥 같았다면 도사냥은 그야말로 산전수전 공중전 땅굴전 수중전에 파전 김치전 굴전...등등 전이라고 이름붙은 전은 다 겪은 듯한 도사냥의 모습. 녀석은 카메라 앞에서도 초연했다. 도사 본연의 자세에 한 치의 흐트림도 없었던 것. 도사냥을 만난 것도 칠레의 산티아고 베가 중앙시장 한복판에서였다.





산티아고 베가 중앙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여행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풍경이 즉각 펼쳐진다. 낮익은 풍경은 '아보카도' 소개 때 등장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봄이 무르익어가는 봄철이 되면 지구반대편인 이곳은 가을로 접어들고 겨울(우기)을 맞이할 차비를 갖추는 것. 따라서 베가 중앙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달콤한 향기가 사람들의 후각을 마비 시키는 것이다. 과일 천지...




알록달록하게 잘 익은 과일들은 당도가 철철 넘쳐서 한 입만 깨물면 입안이 온통 달콤한 향기로 넘쳐난다. 꿀맛 같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지중해성 기후를 닮은 안데스 땡볕은 과일을 탐스럽고 당도 높고 향기 짙게 만들어 놓는다. 똑같은 종자라 할지라도 일교차가 큰 안데스의 땡볕을 머리에 이고 자란 과실들은 평범한 아열대성 기후에서 자란 과실과 크게 비교될 정도.




그러나 수분을 많이 함유한 과실들의 당도는 우리나라에서 먹어보던 것과 달랐다. 크고 싼 가격의 멜론과 수박은 잘 골라야 했다. 당도에 차이가 있었던 것. 따라서 상점에 진열된 가격표와 함께 당도 여부를 물어보거나 알아봐야 한다. 그림 속에 등장한 수박이 좋은 예. 커다란 수박 한 통의 가격은 1500뻬소. 우리 돈으로 대략 3000원 정도의 매우 싼 가격이다. 분필로 끼적거려둔 내용물을 살펴보면 '산디아 듈세(Sandia Dulce)'라고 적어 두었다. 달콤한 수박, 즉 단수박이라는 뜻.




그리고 이것...설명하기도 전에 턱 밑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붉게 속이 잘 익은 석류는 씬맛이 덜하고 단맛이 강한 것도 있지만 여전히 씬맛이 감돈다. 상상만으로도 침을 잴~잴 흘리게 만드는 조물주의 걸작. 석류는 신이 여자를 위해 만든 최고의 선물로 알려져 있다. 
석류속에는 천연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고, 또 석류는 고대 페르시아에서 생명의 과일, 지혜의 과일로 여길 정도로 귀중히 여겨온 과일.

석류에 포함되어 있는 천연 에스트로겐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성분이 매우 흡사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뿐만 아니다. 석류 과실은 수용성당 (포도당, 과당 등)이 전체의 반에 가까운 40.5%나 포함되어 있는 등 여성의 생리기능에 도움이 되는 수용성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시장 한편에서는 이 보다 더 독특한 성분(?)을 함유한 카리스마 넘치는 도사냥이 기다리고 있었다. 쨘~^^
 

도사냥의 치명적 카리스마 산전수전 다 겪은 듯  



헉!...니가 도사냥!...ㅋㅋ

녀석을 보자마자 빵 터지고 말았다. 나이도 어린 것이 생김새는 손자 몇을 거느린 노인 같은 행색. 이게 녀석과 마주친 첫 느낌. 약간은 얼떨떨한 표정 같기도 한 도사냥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엄마 젓 뗀지 얼마 안 되는 새끼냥 치고는 너무 조숙해 보이게 만든 건 수염이나 흰 털. 얼굴 면적에 비해 지나치게 커 보이는 수염과 없어도 될 듯한 길고 하얀 눈썹과 귓털은 영판 도사. 영화나 소설 속에서 대개 덜 떨어진 도사들은 사나운 표정이고 악역을 맡게 되지만, 내공이 깊은 도사들은 마치 장자와 노자의 풍모를 닮은 것.

사람들은 그런 냥신(猫神)에 열광하는 것이다. 이런 카리스마 정도라면 석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따위는 비교 조차 힘들 것. 조금 전까지 석류 때문에 침을 잴잴 흘렸다면 이번에는 도사냥 앞에서 눈을 마주치며 냥신이 내뿜는 절묘한 힐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은 예감. 도사냥의 온화한 카리스마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잘 모를 것 같아 비교 삼아 깡패냥을 다시 등장시켜 보니 이런 모습.


 
 
 마!...니가 깡패냥!...ㅋ 

녀석도 산티아고 베가시장에서 만났다. 베가냥으로 이름 붙여진 녀석. 냥이계에도 다양한 성격을 지닌 묘한 묘들이 존재한다는 건 지구반대편에 사는 냥이들 때문에 알게 됐다. 결단코 꼬레아 땅에 서식하는 길냥이 포함 냥이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찾지 못했다. 




비록 우리나라 과일들은 칠레산에 비해 당도나 향이 부족한지 모르겠지만, 냥이의 모습 만큼은 '월드꼬내기 대회'에 나서면 무조건 진선미를 독차지 할 정도로 미모냥일 것.
 아무리 지구반대편이라 하지만 남미냥들은 생김새가 달라도 많이 다른 듯. 같은 듯 다른 건 애호박도 마찬가지.




생김새는 애호박이지만 속을 잘라보면 도사냥 같은 모습에 놀라게 된다. 씨가 여물고 있었던 것.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속을 다 파내고 고기를 다져넣은 다음 쪄 먹기도 하는 것이다. 잘은 모르겠다만 도사냥도 이런 풍토에 걸맞게 진화한 것일까. 시장을 한 바퀴 돌아오는데 좌판 위에서 놀고 있는 팔자 늘어진 팔자냥을 만나게 됐다. 




팔자냥은 도사냥에 비해 노숙한 어른냥이다. 그러나 시장판에서 잔뼈가 굵어지는 동안 도사냥의 풍모가 하나씩 사라진 모습. 냥이계에도 성선설이 적용된다는 말일까. 세상은 동시에 둘을 다 취하지 못하는 법. 하나를 취하면 반드시 하나를 잃게 되거나 버려야 한다. 녀석은 타고난 도사 기질의 묘생을 시장판에서 많이 빼앗긴 듯, 도사냥의 카리스마가 사라지고 비지니스냥 냄새가 풍긴다. 참 묘한 묘생들이다. ^^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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