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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Hornopiren

그곳에 가면 말이 필요없게 된다


Daum 블로거뉴스
 


그곳에 가면 말이 필요없게 된다
-비용 안 들여도 무한 힐링되는 여행지-



자연과 교감에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그냥 모든 것을 내 맡기고 기다리면 된다. 기다리기만 하면 무한 치유가 된다. 자연의 법칙이다. 육신에 찌든 때를 벗기려면 목욕탕으로 가면 된다. 그러나 영혼에 찌든 때는 방법이 다르다. 마음에 평점심을 잃거나 속절없이 생긴 상처들. 그 때 상처 입은 영혼 내지 마음을 치유하는 건 정중동(靜中動)의 풍경이다. 정지된 듯 매우 느린 움직임이 있는 곳.

그런 곳은 필시 최고의 휴양지이자 휴식처이며 마음을 내려 놓을 수 있는 곳.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 그랬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또는 서서 바라 보기만 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육신은 덩달아 휴식을 찾게되는 곳. 이런 여행지 같으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 무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가 아닌가.




그냥 모든 것을 내 맡기고 기다리기만 하면, 가슴 속 깊은 곳에 켜켜이 쌓였던 찌든 때는 바람과 볕과 구름이 한 올 한 올 다 거두어 가는 곳. 자연과 교감은 입이 필요하지 않고 말이 필요없으며, 그저 모든 것을 내 맡긴 채 시간만 기다리면 되는 것. 세상에 이런 풍경이 남아있다는 건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것일까. 우기가 서서히 걷히고 있는 북부 빠따고니아 오르노삐렌의 날씨는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변덕을 부렸다.

먹구름이 끼어 금새 비라도 쏟아질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다가 또 어떤 때는 구름 사이로 땡볕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런 변덕은 해가 뉘엿거릴 때 쯤에는 히스테리컬 했다. 바람과 볕과 구름이 한 여행자 앞에서 무수한 대화를 원하고 있었던 것. 오르노삐렌이 준 선물이자 대자연의 힐링 방법이었다. 그 언덕에 서 있으면 아무런 말이 필요없게 된다. 저녁 나절에 피어오르는 굴뚝의 연기 처럼 모락모락 바람과 구름에 모든 것을 내 맡기면 되는 것. 자연은 값 없이 모든 것을 내 주었다.
 

  
그곳에 가면 말이 필요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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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에르또 몬뜨에서 오르노삐렌으로 이동한 직후 우리가 이곳 여행지에서 누리는 행복은 주로 이런 것. 대자연의 변화를 조석으로 지켜보는 것이었다. 숙소에서 5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바닷가 언덕에 서서 보면, 하루종일 변덕을 부리는 날씨가 별의 별 장면을 다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에서 이런 장면을 경험하려면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 대자연의 향취가 스물스물 온 몸 속으로 파고드는 것. 그 언덕 위에 서기만 하면 자연이 말을 걸 돼 대답은 영혼이 춤추며 노래로 화답하는 곳이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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