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만든 개구멍
-5분 먼저 가면 어떻게 될까-
지난 2월 19일, 봄기운이 도시를 휘감고 있었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자 양지 바른 곳이 질펀해 졌다. 그곳에 사람들이 찍어둔 발자국.
무수히도 많은 사람들이 다닌 흔적들이 사철나무 울타리 사이에 나 있었다. 버스 정류장 옆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버스정류장으로 가려면 5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빙 둘러 돌아와야 한다. 참 귀찮은 일일 것. 출근길 집에서 5분 먼저 출발하면 될 텐데 5분 동안 꼼지락 거리다 헐레벌떡 사철나무 울타리를 통과했을 것.
그럴 수 있다. 바쁠 땐 그럴 수도 있다. 직장 또는 학교에 지각하는 것 보다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사철나무 울타리를 통과할 때 반드시 감수해야 할 게 하나 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통로를 '개구멍'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도시에 사는 반려동물들은 이런 통로를 애용하지 않은지 꽤 오래됐다. 그런데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통로를 애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꼴이 뭐가 되겠나.
그럴 수 있다. 바쁠 땐 그럴 수도 있다. 직장 또는 학교에 지각하는 것 보다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사철나무 울타리를 통과할 때 반드시 감수해야 할 게 하나 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통로를 '개구멍'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도시에 사는 반려동물들은 이런 통로를 애용하지 않은지 꽤 오래됐다. 그런데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통로를 애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꼴이 뭐가 되겠나.
다시 지난 2월 27일, 질펀했던 그 자리는 맨질맨질 잘도 다져져 있었다. 사람들이 만든 개구멍이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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