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질에 걸려든 참한 녀석
무조건 앞만 보고 걷는 게 잘하는 걸까.
며칠 전의 일이다. 직박구리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녀석은 측면에서 날아와 단풍나무에 앉았다. 요즘 도시에서 참새 보다 더 눈에 잘 띄는 새가 참새목의 직박구리(brown-eared bulbul). 이름이 참 요란스럽다. 그 많은 이름 중에 하필이면 직박구리더냐.
아무튼 참새목의 직박구리란 녀석을 스쳐 지나가다가 거리가 가까워 촬영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가던 길을 멈추는 것 자체가 녀석에게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거 같아. 카메라를 조용히 꺼내는 것과 동시에 슬며시 느린 동작으로 뒷걸음질을 했다. 녀석이 움찔했다. 여차하면 도약을 할 터. 그 순간 셔터소리가 몇 번 울리고 녀석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물 오른 단풍나무가 녀석의 보호색이 되어주었지만 녀석의 정체는여지없이 탄로난 것.
세상 모든 생물들이 그러하듯 직박구리란 녀석도 아름다웠다. 목에는 바람이 많은 봄철에 필요할 거 같은 갈색 목도리를 두르고 머리털은 '무쓰'를 발라 까칠하게 세웠다. 몸통은 또 어떻고...녀석의 몸을 가리고 있는 외투는 유명브랜드의 명품을 두른 듯 하다. 직박구리는 갈색 눈과 도도한 입술을 더욱더 빛나게 해 줄 악세사리를 두르고 외출 중이었을까.
아무튼 참새목의 직박구리란 녀석을 스쳐 지나가다가 거리가 가까워 촬영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가던 길을 멈추는 것 자체가 녀석에게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거 같아. 카메라를 조용히 꺼내는 것과 동시에 슬며시 느린 동작으로 뒷걸음질을 했다. 녀석이 움찔했다. 여차하면 도약을 할 터. 그 순간 셔터소리가 몇 번 울리고 녀석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물 오른 단풍나무가 녀석의 보호색이 되어주었지만 녀석의 정체는여지없이 탄로난 것.
세상 모든 생물들이 그러하듯 직박구리란 녀석도 아름다웠다. 목에는 바람이 많은 봄철에 필요할 거 같은 갈색 목도리를 두르고 머리털은 '무쓰'를 발라 까칠하게 세웠다. 몸통은 또 어떻고...녀석의 몸을 가리고 있는 외투는 유명브랜드의 명품을 두른 듯 하다. 직박구리는 갈색 눈과 도도한 입술을 더욱더 빛나게 해 줄 악세사리를 두르고 외출 중이었을까.
뒷걸음질에 걸려든 직박구리. 앞만 보고 걸었으면 흔한 듯 귀한 풍경 하나를 놓칠 뻔 했다. 가끔씩 앞만 보고 걷거나 달리는 것 보다 뒷걸음질을 통해 미쳐 정리하지 못한 일들을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 뭔가 잘 해 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오는동안 뭔가 빠뜨린 것을 제자리에 갖다 놓거나 돌려놓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직박구리가 건네준 돌직구 같은 작은 교훈 하나.
Boramirang
반응형
'PHOTO 갤러리 > 도시락-都市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도 몰래 부른 부활의 노래 (6) | 2013.03.12 |
---|---|
나이를 먹는다는 건... (8) | 2013.03.11 |
이상해,자주 만나도 정이 안 가 (15) | 2013.03.07 |
여행중 맛집 기억해 낼 증표 둘 (12) | 2013.03.06 |
그림보다 더 눈에 띈 사진 한 장 (2) | 2013.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