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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나와 우리덜

설날, 자동차 사고가 남긴 교훈 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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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자동차 사고가 남긴 교훈 몇가지
-뱀 처럼 지혜롭게 살아가야 할 한 해-



계사년 설날...

그러니까 정월 초하룻 날부터 이런 봉변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풍경 하나. 자동차 한 대가 길 가장자리로 굴러(?) 가 쳐 박힌 모습이다. 자동차는 왜 저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자동차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 자동차 근처를 살펴보니 구덩이에서 빠져 나오려고 안간힘을 쓴 흔적이 남아있었다. 언뜻 보기에 이 자동차의 괘적을 살펴보니 무슨 일이 있었는 것 같았다.

비좁은 (비포장)도로에서 길을 양보하면서 벌어진 봉변인 듯 했다. 굴욕보다 더 심한 봉변이었다. 정초부터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을 것이다. 목적지는 바로 코 앞에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 있었지만 작은 봉변 하나가 교훈을 주고 있어서 현장을 재구성 해 봤다. 봉변을 당한 이유가 어처구니 없는 것으로 결론지어졌기 때문이다.


계사년 설날 산에 오르다




얼마전 이 길을 포스팅 한 바 있다. 이곳은 서울의 강남에 위치한 대모산의 한 사찰로 가는 길이다. 간밤에 내린 눈 때문에 '웽웽이'로 불리우는 제설장비가 눈을 다 치워두었다. 날이 밝기 시작하는 설날 아침이면 이 사찰에 적을 둔 불자들이 이곳을 부지런히 드나들기 때문이다. 간밤에 내린 눈은 적은 양이어서 웽웽이로 날려버린 눈 색깔이 마치 사막처럼 변한 모습이다.




흔치않은 풍경이어서 산행을 하는 동안 세 컷의 사진을 남겼다. 참 묘한 실루엣이었다.




언덕을 오르면서 뒤돌아 보니 이런 풍경...그리고 저만치서 문제의 풍경이 눈에 띈 것.(왜 저곳에...) 아내가 한마디 했다.

"차가 왜 저곳에 쳐박혔지?..."

"그러게...무슨 이유가 있겠지..." 




가까이 다가서면서 본 'k사'의 자동차는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뒷발(?)을 든 상태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래서 자동차로 다가서면서 사고의 원인이 뚜렷해 졌다. 이 길은 평소 자동차가 왕래가 거의 없는 곳이다. 사찰에 특별한 볼 일을 없는 사람은 이 길을 통행하지 못한다. 산기슭에서 통제도 하지만 사찰 관계자 외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기슭에 주차를 해 놓고 걸어서 이 길을 걷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편도 비포장길인 이 도로에서 이런 풍경이 연출될 것이라 믿는 사람은 매우 드문 것. 그래서 이 자동차의 봉변이 시선을 끌었던 것. 사고의 원인은 운전부주의가 명백해 보였다. 왜 그랬는지 현장 사진을 통해 관찰해 보기로 했다.




가까이서 본 자동차의 괘적을 보니 자동차의 뒷바퀴 흔적이 길 가장자리로 나 있는 게 쉽게 목격된다. 자동차는 처음부터 도로 한가운데로 이동하지 않고 길 가장자리로 이동했는데, 현장 모습을 잘 살펴보면 이 자동차는 이 도로에서 특별히 이 장소만 도로가 넓은 게 눈에 띈다. 언덕길에서 자동차가 비켜갈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된 셈이다.

아마도 이른 아침 사찰에 한 해의 소원 등을 빌러간 분들이 오가는 길에, 하필이면 이곳에서 마주쳤을 것. 이곳에서 
후진으로 작은 주차장까지 가려면 100m 남짓한 길을 더 가야했으므로 두 자동차의 운전자는 묵시적 합의로 이곳에서 교차 통행하려 했을 것이다. 초보 자동차 운전자가 아니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했을 것. 따라서 하행길에 있었던 자동차는 좌측으로 상행길에 있었던 자동차는 좌측으로 천천히 교차통행을 시도 한 것. 이 때 아내가 한마디 거들었다.




"에고...발거둥 친 흔적이 남았네..."




그야말로 봉변을 탈출하기 위해 이 자동차는 발버둥 친 흔적이 선명하게 남았다. 4륜 구동차라면 수렁에서 탈출할 수 있는 작은 희망이라도 있었겠지만, 이 자동차의 발버둥 흔적을 보니 전륜구동에 발버둥치면 칠수록 수렁으로 더 빨려들어간 흔적. 결국 이 자동차의 운전자는 탈출하여 정월 초하룻날을 터벅 터벅 걸어서 사찰로 향했을 것이다. 설날 아침에 당한 봉변이다.

설날에 
산을 오르는 동안 눈에 띈 작은 봉변 하나는, 계사년 한 해를 좀 더 지혜롭게 살아가야 된다는 작은 메세지였을까. 이 자동차가 사찰(목적지)을 코 앞에 두고 봉변을 당한 일을 차근차근 복기해 보니 작지만 큰 문제 내지 허점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대략 정리해 보니 이랬다. 

봉변 당한 자동차의 직간접 원인

1) 운전자는 마음이 성급했다. 짧은 설 연휴기간 동안 여러곳을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일정을 서두른게 가장 큰 문제같았다. 그는 이 길을 한 두 번 지나친게 아니었을 것. 걸어서 사찰까지 다녀오려면 왕복 1시간은 족히 걸릴 거리다. 물론 사찰에서 보내는 시간은 뺀 것. (계사년 한 해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순리대로 살자)

2) 운전자는 달라진 환경을 감지하지 못했다. 포스트 처음 언덕길 모습을 참조해 보면 답이 있다. 웽웽이가 날려버린 간밤의 눈은 길 가장자리의 작은 도랑(배수구)을 전부 덮어버렸다. 편도길의 면적이 어디까지인지 한계를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 금년 겨울의 잦은 폭설과 혹한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놓은 것.(사람사는 세상은 늘 다변하는 것. 변화된 세상의 환경에 잘 적응하자)

3) 남 보다 '내'가 우선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는가. 우리사회가 만든 풍속도이며 '우리'의 미덕이 사라진 세상에 인간 본연의 인지상정인 '아생연후(我生然後)-내가 먼저 산 다음부터'의 모습. 자기가 먼저 살아야 남도 도우며 살 수 있다. 매우 이기적인 것 같지만 이타적 삶을 살기 위해선 먼저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것. 
 



봉변을 당한 자동차는 평소 타인을 위해 먼저 양보하거나 희생하는 마음이 가득했을 것. 자기를 돌아보지 못한 것이다. 그는 그런 일을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과감하게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우측 통행을 무시한 것. 자동차를 견인하는 순간 이 운전자는 자기의 의사와 의지와 무관하게 벌점을 챙기게 될 것이다. 

예컨데 2:8 내지 1:9의 비율 같은 점수가, 4:6 내지 3:7 이상의 형편없는 점수와 함께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 운전자의 기본 덕목(?) 같은 '방어운전'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남 보다 내가 우선이란 말은 방어 운전을 말하는 것이자, 공격적인 삶의 모습 보다 다소 방어적인 삶을 챙겨야 할지 모르는 한 해가 계사년이란 뜻일까.

아침부터 서둘러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적 규칙을 어긴 결과,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봉변을 당한 것. 주지하다시피 계사년은 뱀의 해다. 동서고금을 통해 뱀에 대한 여러 설이 있지만 12간지 중에서 뱀이 상징하는 건 '지혜로움'이다. 특히 점술사들로부터 계사년은 '흑사(검은뱀) 띠의 해'로 불리워지고 있다. 큰 재앙이나 분쟁이 일어나는 때라고 말하고 있는 것.

재앙이든 분쟁이든 그건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게 아니라 재앙과 분쟁이 잉태하고 팽창에 증폭을 더한 결과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 내지 인간사회의 불협화음일 것. 그런 점에서 설날에 본 한 봉변이 시사하는 바 적지않다. 복을 많이 받는 것도 복 받을 짓(행위)을 통해 발현되는 것 처럼, 계사년 한 해는 봉변이나 재앙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것만 해도 큰 복인 것 같다. 그래서 계사년은 
뱀 처럼 지혜롭게 살아가야 할 한 해라는 것. 설날 한 자동차의 봉변을 보면서...
 
계사년,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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