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전설이 된다
-여행자는 레전드(legend)...그 자체-
전설은 누구에게나 아무에게나 가능한 것일까.
전설의 끝자락은 무지개가 장식했다. 누가 기대한 것도 아니건만, 뿌에르또 바라스에서 뿌에르또 옥따이를 돌아오는 동안 무지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 종일 볕이 쨍쨍 내리쬐던 날씨가 급변했던 것. 쟝끼우에 호수 위에 무지개가 서렸다. 무지개는 '대기 중에 떠 있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반원형으로 나타나는 일곱 색깔의 띠'라고 한다.
이런 자연 현상을 가리켜 "무지개가 우리를 기다렸다"고 하면 피식 웃을 일이다. 그러나 무지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자연의 현상이고, 특히 여행 중에 이런 무지개를 만나게 되는 건 여간 행운이 아니다. 마치 우리를 위해 하늘이 선물한 것 같은 착각을 하는 것 이상으로 반갑다.
이런 현상들은 뿌에르또 몬뜨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 됐다. 단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다. 마치 그곳으로 떠나게 되면 누구에게나 아무에게나 전설이 될 것 같은 하늘의 징조. 단 하루 만에 카메라의 슈팅음은 쉴 틈 없이 샬칵 거렸다. 그 장면들을 모아 보니 전설이 됐다. 카메라 셔터가 대략 300번 이상 작렬했다.
이런 현상들은 뿌에르또 몬뜨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 됐다. 단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다. 마치 그곳으로 떠나게 되면 누구에게나 아무에게나 전설이 될 것 같은 하늘의 징조. 단 하루 만에 카메라의 슈팅음은 쉴 틈 없이 샬칵 거렸다. 그 장면들을 모아 보니 전설이 됐다. 카메라 셔터가 대략 300번 이상 작렬했다.
우리는 이후에도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의 쟝끼우에 호수를 몇 번 더 방문했다. 현지에 살고있는 우리 교민 K사장과 함께 이곳을 찾았던 것. 그분들도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다. 쟝끼우에 호수 곁으로 가면 까닭도 없이 마음이 편안해 진다는 것. 이유가 있었다.
그곳은 갈 때 마다 늘 같은 모습으로 반겨주는 산이 있었고 또 잔잔한 호수가 있었다. 하루에도 골백번 이상 들불처럼 번지는 번뇌를 품고 쟝끼우에 호수 곁에 서면, 삽시간에 평정심을 찾게 만드는 곳이 정중동의 오소르노 화산과 쟝끼우에 호수였던 것. 그 호수 위로 바람이 구름을 몰고 다녀도 산과 호수는 끄덕도 하지않았다. 그런 산과 호수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비를 쏟으며 무지개로 우리를 배웅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한차례 굵고 세찬 소나기가 쏟아지자 먹구름 속에 가렸던 깔부꼬 화산이 질세라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여태껏 오소르노 화산과 구름에 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무지개를 대동하고 우리를 배웅하고 있었던 것. 뿌에르또 옥따이에서 뿌에르또 바라스로 들어서는 순간 차창 밖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깔부꼬 화산(Volcan Calbuco)과 뿌에르또 바라스 읍내가 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 길...
그 곁에서 찬란한 무지개가 땅과 하늘을 잇고 있었다. 차창을 통해서 본 황홀했던 무지개...
그 무지개는 우리가 뿌에르또 바라스의 버스 정류장에 내린 다음까지 쟝끼우에 호수 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우리는 본격적인 빠따고니아 투어에 나서지도 못했는데...우리 앞에 비친 서광이었을까.
우리에게 전설을 만들어준 쟝끼우에 호수 곁의 하루는 무지개가 대미를 장식했다. 뿌에르또 바라스를 출발하자 장대같은 비가 다시 쏟아졌다. 조금 전까지 멀쩡했던 날씨는 우리가 버스를 타자마자 무지개를 지우며 비를 쏟았다. 버스 속에서 창밖을 내다보니 그곳에는 한 노인이 처마 밑에서 비를 맞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비가 와도 우비를 잘 갖추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한 적 있다. 이들은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어도 같은 이유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았다. 그저 잠시 허리를 낮추어 바람을 피하거나 두툼한 옷으로 비를 견딜 뿐이었다. 그리고 우기가 끝날 때까지 그 옷은 장작불을 지핀 난로 위에서 건조되는 것을 반복하는 것.오래전 이곳에 살던 인디오들의 삶이 그러했던지, 풀꽃이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차창을 두드리는 굵은 빗줄기는 칠레의 남북을 잇는 5번 국도가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우리가 쟝끼우에 호수 곁에 머무를 때까지 이런 비는 상상도 하지못할 만큼 쨍쨍했던 날씨다. 마치 여름과 겨울을 믹서기에 갈아놓은 듯한 희한한 날씨. 그런 날씨가 글쎄...
(참 이상도 하지...)그렇게 세찬 비는 뿌에르또 몬뜨 톨게이트에 들어서자 마자 감쪽같이 개이기 시작했다. 비를 맞게 될 걱정이 사라지게 된 것. 이런 자연 현상을 두고 사람들은 '우연'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두고 '필연'이자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말하며, 우리의 전설을 위해 만들어 준 '하늘의 뜻이'라고 말한다면 누가 뭐라나.
일부러 이렇게 연출하기도 쉽지않은 대자연의 연출 솜씨는 우리를 괜히 들뜨게 만들며 감동 시키기에 충분했다. 전설은 누구에게나 아무에게나 만들어 지는 법. 그 전설 속으로 빠져들기 위해 마음만 먹으면 여행지의 일거수 일투족 전부는 전설이 된다. 여행자는 '레전드(legend)'...그 자체이다. <계속>
일부러 이렇게 연출하기도 쉽지않은 대자연의 연출 솜씨는 우리를 괜히 들뜨게 만들며 감동 시키기에 충분했다. 전설은 누구에게나 아무에게나 만들어 지는 법. 그 전설 속으로 빠져들기 위해 마음만 먹으면 여행지의 일거수 일투족 전부는 전설이 된다. 여행자는 '레전드(legend)'...그 자체이다. <계속>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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