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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Hornopiren

리오블랑꼬,다른 행성에 온 듯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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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착각
-리오블랑꼬,푸른 강물에 우유를 푼 듯-



드넓은 우주 공간에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또 다른 행성이 존재한다면...
 

그곳은 이런 모습일까.
 


참 희한한 경험이었다. 칠레의 남쪽 빠따고니아로 이어지는 7번 국도(까르레떼라 오스뜨랄)를 따라 맨 처음 정탐(?)에 나섰던 오르노삐렌은, 우리에게 흔치않는 경험을 선물해 주었다. 오르노삐렌에서 7번 국도의 먼지길을 따라 리오 블랑꼬 강에 도착하자마자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곳은 지금까지 봐 왔던 풍경들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원시림 곁에 자라고 있는 식물들과 푸른 강물에 우유를 푼 듯한 묘한 빛깔의 강물은 물론, 이끼를 잔뜩 뒤집어 쓴 굵고 커다란 자갈과 돌들은 생전 처음 보는 낮선 풍경. 오르노삐렌에서 먼지길을 걸어 대략 3시간 정도의 거리에 이런 낮선 풍경들이 펼쳐져 있었다. 인기척 조차 없고 사람 구경을 할 수 없는 이곳에 아내와 필자, 단 둘...연옥가루를 풀어놓은 듯한 강물을 바라보거나 낮선 풍경에 몰두하고 있었다.





관련 포스트에서 수 차 강조했지만 볕은 얼마나 강렬했던지, 썬그라스를 낀 채 50mm 단렌즈로 담아본 풍경들은 카메라가 절절 맬 정도. 아내의 표정만 봐도 볕이 얼마나 강렬한지 단박에 짐작될 것. 우리가 걸어온 먼지길 트레일은 주로 이런 모습이다. 그러나 당장 지쳐 쓰러질 것 같은 땡볕도 전혀 새로운 풍광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 주면서 발길을 가볍게 한 것. 우리는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아내는 낮선 풍경에 "무섭다"고 했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은 골재를 채취해 간 임시도로였고 근처에 민가가 있긴 했지만 꽤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기도 했다. 아내가 무서워한 건 당연했다. 원시림을 가로질러 임시도로를 만들어 두긴 했지만, 숲 속을 들여다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발을 디딜 틈 조차 없었다. 그리고 우리 앞에 마치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풍경이 나타난 것.

리오블랑꼬,푸른 강물에 우유를 푼 듯
 




오르노삐렌의 7번 국도변에서 맨 처음 마주친 리오블랑꼬 강은 이런 모습. 오래전 아메리카대륙을 처음 발견한 '아메리고 베스푸치'나 '마젤란함대' 등, 아메리카 대륙을 침탈한 서구인들과 여행 목적이 다르지 않았다면 결코 누릴 수 없는 풍광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

신의 땅으로 불러야 마땅한 이 대륙에 귀족들의 입맛만 채워줄 향신료나 금붙이 대신, 그들이 사람들의 심성을 풍족하게 해 줄 대자연에 눈을 떳다면 세계사는 지금과 판이하게 달라졌을 게 아닌가. 착하디 착한(...ㅋ) 꼬레아노 두 사람은 아무런 욕심도 없이 오르노삐렌 남쪽으로 흘러가는 리오블랑꼬 강가에서 먼지길 트레일을 잠시 접어두고 망중한을 달랬다.

 

구글어스(
Google Earth)에서 '현재' 위치를 살펴보니 감회가 새롭다. 우리는 낮선 땅의 초행길을 꽤 멀리 걸었던 셈이다. 그러나 목적지에 도착해 눈 앞에 펼쳐진 풍광을 보는 순간 '참 잘 왔다'라는 생각과 함께, 뿌에르또 몬뜨로 돌아가는 즉시 보따리(?)를 챙겨 다시금 오르노삐렌으로 오게 만든 풍광이, 바로 눈 앞에 펼져진 낮선 세상 때문. 그 풍광은 이랬다. 




(혹시...이런 풍경 보신 적 있으세요?...^^)




빠따고니아 남쪽 지역에는 '뻬리또 모레노' 빙하와 함께 '또레스 델 빠이네','세ㄹ로 피츠로이'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유명한 관광지와 여행지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곳에서 전혀 느끼지 못햇던 매우 평범한 듯 비범해 보이는 한 풍경 앞에서 신기해 하고 있었던 것.

정말 푸른 강물에 우유를 풀어놓으면 이런 강물 색으로 변할 건 데 리오블랑꼬 곁에 있는 식물과 커다란 자갈(돌)들이 묘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 굵직한 자갈들은 우기 때가 되면 이끼를 잔뜩 머금고 있다가 건기가 시작되면 이끼들이 돌에 달라붙어 털복숭이 처럼 만들고 있었다. 그 너머로 빙하가 녹으면서 미네랄을 잔뜩 머금은 강물이 쉼없이 흐르고 있는 풍경...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마젤란(함대)'은 결코 이런 장면을 보지못했을 것. 그들은 스페인을 떠나 대서양을 횡단하고 맨 먼저 도착한 '리오 데 자네이로'에서 넓직한 해변만 봤을 것이며, 남미대륙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는 도중 발견(?)한 '마젤란 해협'을 통과 하는 도중에도 이런 풍경을 보지 못했을 것. 이런 풍광은 안데스산맥 가까이 또는 빙하수가 녹아 흐르는 강까지 가 보지 않았다면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

마젤란이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부하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등 4척의 함대를 잃는 우여곡절 끝에, 그의 부하 18명이 1척의 함대를 이끌고 천신만고 끝에 스페인으로 귀환할 당시 배에 가득 채운 건 (당시)고가의 향신료 뿐이었다. 물론 마젤란은 필리핀에서 원주민 한테 죽임을 당해 세계일주를 끝마치지 못했다.

그런 사람들이 먼지길을 따라 리오블랑꼬에 도착한 다음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까. (ㅋ 갱상도 말로 '택도 없는 소리' 아닌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시츄에이션...^^) 그들은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며 세계일주를 했을지 모르겠다만 결코 여행은 아니었다.




낮선 이방인 두 사람 앞을 찰랑찰랑 소리를 내며 유유히 흐르고 있는 리오블랑꼬...







앞으로 가끔 만나게 될 '노뜨로'란 나무...붉은 꽃이 매우 인상적이며 아름답다. (다른 행성의 식물 같은. ^^)




상류에서 떠내려 온 고사목과 군네라 띤끄또리아의 태고적 조합...멀리 오르노삐렌 뒷산이 보인다. 다시 저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뒤돌아 서며 한 컷 더...(언제 다시 만날 건가)










이런 풍경들이 지구별의 풍경이랄 수 있겠나...







"무서워...더 가지 말고 돌아가..."




보면 볼수록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빛깔의 리오블랑꼬...




"그만 가...돌아가자니까...ㅜ"




(헉!...카메라도 놀란 노출!!...)




마침내 손을 담글 수 있는 강가에 도착했다. 손으로 강물을 떠 한모금 마셔본다. (흠...차디찬 빙하수...! ^^)




이 길을 따라 돌아가야 한다. 생전 처음 맞딱뜨린 희한한 풍경...화산이 토해낸 돌들인가. 안데스가 융기하면서 남긴 돌들인가. 남미대륙의 태백산맥 같은 안데스(산맥)의 지향사(地向斜, Andean Geosyncline)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안데스 지향사(
Andean Geosyncline)

 "남아메리카에서 중생대(2억 2,500만~6,500만 년 전)와 신생대(중생대의 뒤를 이어 6,500만 년 동안 지속됨)의 암석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지각의 선형(線形) 요지(凹地).  강렬한 조산운동이 후기 백악기(약 7,500만 년 전) 지향사의 고퇴적층에 영향을 주었고, 지향사의 서쪽 경계부를 따라 형성된 분지에 해성퇴적층을 산재시켰으며, 후에 일어난 변형운동과 융합되었다.

퇴적된 전체면적은 굉장히 넓어서 몇몇 지향사는 베네수엘라-페루 지향사처럼 독자적인 이름을 갖기에 충분하다. 융기한 고지대는 조립질 퇴적물을 공급하여 두께 6,080m의 초기 신생대층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생대 중기 동안에 광범위한 화산활동이 수반된 또다른 조산운동이 일어났다.

신생대 후기에 일어난 간헐적 융기, 지괴의 단층운동 및 침식작용의 복잡한 역사는 페루·볼리비아와 그밖의 지역에서 일련의 광범위한 융기침식면을 형성시켰으며, 홍적세(약 250만 년 전에 시작되어 1만 년 전에 끝남) 후기까지 계속된 융기작용으로 현재의 안데스 산맥이 형성되었다. 고도 4,600m의 고지가 넓게 분포하며, 많은 봉우리들이 6,000m 또는 그 이상의 높이를 갖는다. 높은 봉우리 중의 일부는 융기침식면 위에 놓인 화산원추구(火山圓錐丘)들이다.<출처: 브리테니커 
http://timeline.britannica.co.kr/bol/topic.asp?mtt_id=60639>" 




인간의 발길이 닿았지만 여전한 태고적 풍경




태고적 식물인 군네라 띤끄또리아 잎을 누군가 갉아 먹었다.(공룡은 아닐 테고...말들이?...^^)




 군네라 띤끄또리아...정말 빨리 자라는 식물이다. (뭐..이딴 식물이 다 있어...싶은 생각이 자꾸 든다. ^^)
 



참 희한한 여행길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낮선 풍경들이 이방인들을 반겨준 것. 먼지길을 마다하지 않고 걷고 또 걸어 당도한 곳에 마치 다른 행성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 펼져지고 있었다.아내가 다시 재촉했다.

"무서워...그냥 돌아가...ㅜㅜ"

우린 낮선 풍경을 뒤로 하고, 왔던 길을 따라 
다시 원시림을 통과해 까르레떼라 오스뜨랄의 먼지길 트레일에 나섰다. <계속>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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