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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눈 오시는 날,마실 나선 세 할머니


-마실 나선 세 할머니 무슨 생각하실까-



하이고 미끄러버라...눈은 와 자꾸 와 쌓는 데...


2012년...!
단 하루 밖에 안 남았다. 
 
이틀 후
새해가 밝아 온다.
다 아시는 사실.

그러나 새해가
반드시 반가운 건 아니다.
 

나이 한 살 더 먹는 다는 건
벼랑 끝에 매달려 본 사람만 아는
...
끔찍한 잔혹사!!...



2012년 12월, 서울에는 모처럼 겨울다운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 영하의 날씨는 물론, 겨울을 겨울답게 만드는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는 것. 이런 날씨는 사람들의 마음 마저 바꾸어 놓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 눈 오시는 날에만 볼 수 있는 풍경들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었다. 눈만 오시면 강아지처럼 좋아하는 필자에게도 이런 날은 매우 특별한 날.

이웃 동네에 마실을 다니며 두 번 다시 못 볼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건 기본. 눈 내리는 정취에 흠뻑 빠져본다. 이게 하늘의 축복이 아니면 뭐가 축복인가. 사람들은 돈이 쏟아지는 하늘을 그리워 하는지 모르겠다만, 나는 지구가 내일 멸망해도 겨울에 눈이 내리는 이 날 하루 만큼은 사과나무를 심는 것 이상으로 행복하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준 사람은 세 할머니...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하고 있을 즈음 이 분들께서 뷰파인더에 주인공으로 나타나셨다. 아마도 이런 장면은 지구별을 통털어 처음보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매우 귀한 장면이라는 뜻. 그래서 이 장면을 보는 순간 퍼뜩 제목이 떠올랐다. 마실 나선 세 할머니...그 분들이 이 겨울의 주인공이자 나이 한 살 더 먹는 게 죽는 것 만큼 싫은 분들 아닌가.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런 장면을 '갱상도 버전'으로 옮긴다. 필자의 고향은 부산. 오래전 돌아가신 할머니와 어머니를 추억하고 있다.

두 분이 생존해 계실 당시 부산에서는 '그 때 그 사람'을 단 두 글자로 줄이는 재밌는 일화가 있었다. 갱상도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잠시 그 답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





(저 만치서 한 할머니 등장...)

갱상도 사람들이 아닌 다음에야 의외의 답 앞에서 놀라실 것. 답은...'아~가'이다. 아(감탄하며)...가(그 또는 그 아이,걔...)...갱상도 말씨 참 재밌다. 이 복잡한 세상을 간결하게 '비상체제'로 바꾸는 놀라운 모습. 일 천 번에 가까운 외침을 견뎌낸 배달민족의 눈치빠른 센스가 어법에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는 게 갱상도식 함축어였다. 그런 어법으로 마실을 떠난 연식이 오래된 세 할머니의 생각을 읽어보고 싶은 것. 
 




눈은 와 자꾸 와 쌓는 데...




가 이름이 '대경'이라 켔나...큰 경사라 카이 월매나 좋켔노.




아 애미는 잘 있나...날도 춘데...




가찹게 있었으면 미역국이라도 끓여줄 낀데...하이고 미끄러버라. 눈은 와 자꾸 와 쌓는 데...




그 (사돈)할마씨는 잘 있나...




영감 죽고 혼자 사는 게 좋다는 데...좋긴 뭐가 좋나.





내는 혼자가 너무 싫다. 누가 등이라고 긁어주면 월매나 좋노...눈은 와 자꾸 와 쌓는 데...
 






(한 할매 사라지고 저 만치서 등장한 두 할매...!!)
 






하이고 미끄러버래이...눈은 머할라꼬 자꾸 와 쌓노...
 






내 손 꼭 잡으이소...미끄러지면 클 납니데이...아따 눈은 와 자꾸 와 쌓노...
 






그 할마씨는 먼저 갔다 캅니더...서방 없이 혼자 사이(사니) 영 재미가 없다캅디더...
 





머...우리도 똑같은 신세아입니꺼...그래도 서방있을 때가 좋았는 데...




다 왔심더...하이고 눈은 와 자꾸 와 쌓는 데...꼭 잡으이소. 미끄러지면 클 납니더...




가는 누구 말이고...




아 가 말인교...가가 가 아입니꺼. 가 요. 미끄럽심더 조심하이소. 내 꼭 잡으이소...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Feliz Año Nuevo, Feliz Navi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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