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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나와 우리덜

3자 TV토론 기대되는 이유


-나홀로토론 후유증 '진품과 짝퉁' 구별법-



여야 대선 후보들, 과연 누구의 주장이 맞는 말일까....
짝퉁은 없을까.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D-21,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쓸 역사적인 순간이 21일 앞으로 다가왔다. 차기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 데 '나 하고 무슨 상관이냐'라고 하는 사람들 한테는 정부의 그 어떤 시책에 대해서도 입을 열 자격은 없겠지만, 최소한 지난 수 년 동안 정치 때문에 겪은 고통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21일이라는 시간이 너무도 촉박할지 모르겠다. 특히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정치인들이라면 매 순간이 황금보다 더 값비싼 시간 속에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자기의 정치인생이 불과 21일 만에 '흥하느냐 망하느냐, 죽느냐 사느냐'로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회 각계각층에서 정치 때문에 피해를 입고 정치 때문에 이익을 본 사람들은 향후 정치판의 세력 판도에 따라 운명을 달리 할 수도 있다.

정치를 잘 하면 검사의 성추문을 볼 이유도 없고, 정치를 잘 하면 대형마트 때문에 골머리를 썩을 일도 없고, 정치 잘 하면 대통령의 친인척.측근 비리를 볼 필요도 없고, 정치 잘 하면 4대강에서 물고기가 죽을 일이 없고, 정치 잘 하면 비정규직 문제 때문에 아우성 칠 이유가 없고, 정치 잘 하면 빈부격차가 더 커질 일이 없고, 정치 잘 하면 교육문제 생길 리 없고, 정치 잘 하면 공영방송이 관제방송될 일이 없고, 정치 잘 하면 언론들이 권력의 나팔수가 될 리가 없고, 정치 잘 하면 군인들이 허위보고를 할 리가 없고, 정치 잘 하면 홍어X 같은 발언 할 일이 없고, 정치 잘 하면 동족 팔아 연명할 필요 없고, 정치 잘 하면 대선에 나선 후보들이 목청을 높일 이유도 없다는 등등...세상만사 모두 정치와 연결되지 않은 게 없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보다 너 나은 세상을 위해 보다 더 나은 정치를 위해 보다 더 나은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려면 어떤 눈높이를 가져야 할까.


 



지난 주말 글쓴이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갤러리에서 몇몇 작가들의 초대전을 관람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미술과 조각 작품이 선보이고 있었다. 글쓴이는 당연히 관심있는 장르의 작품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특히 지난 가을 파주 헤이리에서 마주친 환상적인 작품은 시간과 공간이 바뀌어도 여전한 감흥을 주고 있었다. 대략 한 작가의 작품세계에 몰두하다 보면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예술인들 한테도 당신을 추종하는 팬들이 생겨나고, 그게 도가 지나치면 미술품을 사고파는 거래 행위로 발전하게 된다.

그 때부터 옥션이니 뭐니, 작가의 작품의 세계가 어떠하니, 유명작가 누구와 필적되느니 하며 작품의 단가에 열중하게 된다. 특정 작품의 가치가 슬슬 변질되며 예술품이 상품으로 추락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그러거나 말거나 돈 되는 일이라면 작가는 물론 이를 사고파는 수집가들이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연계되는 모습을 왕왕 보게된다. 정치가 정치판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름만 달리한 정치가 횡횡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글쓴이는 전람회장에서 이런 세상의 가치(?)에 빠져든 게 아니라 특정 작가를 푸대접하는 듯한 우를 범하고 말았다.

특정 작품(그림)에만 열중한 나머지 한 전시장에 같이 전시되고 있던 조각작품에 대해서는 곁눈질을 하고 만 것이다. 그저 별 생각없이 '잘 만든 작품' 정도의 평가만 내리고 있었을 뿐, 작가가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의도하는 지) 하는 지 등에 대해 알려고 하지않은 것이다. 그 결과 두 모녀가 나란히 서 있는 작품을 서너번 거쳐갔음에도 불구하고 '봄날(정춘표作)'이라고 작게 써 붙여놓은 제목은 커녕 딸래미가 '발을 곧추세우고 있는 모습'을 놓치고 만 것이다. 글쓴이의 편향된 취향과 작품을 이해하는 눈높이가 낮아 생긴 해프닝이었다. 딸래미가 손에 들고있는 꽃송이에만 눈이 팔려 우뚝 솟아오르거나 불쑥자란 이유나 의미 등을 생략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 장면을 다시 한 번 카메라에 담아두었는 데 하필이면 그 장면이 대선을 앞 두고 대선후보들의 TV토론의 지료사진으로 써 먹게 될 줄이야. 


 



며칠 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국민면접)TV토론이 실시됐다. 토론의 이름을 빌린 '나홀로 토론'이었고 토론방송이 나간 이후 언론은 물론 인터넷의 SNS를 통해 나홀로토론의 문제가 이슈화 되기도 했다. 이른바 '짜고치는 고스톱'이 새누리당과 종편으로부터 나오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를 힐난하는 여론은 각본에 의해 토론에 나선 박근혜 후보 보다 패널로 참여한 중앙일보 정진홍 논설위원과 나홀로 초론을 주도한 송지헌 아나운서에게 촛점이 맞추어지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이게 토론 기피증세에 시달리는 박근혜 후보로부터 나왔다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나홀로 토론을 통해 박근혜 후보의 자질 등에 대해 자료를 통해 늘어놓긴 했지만 실상 당사자는 자료와 먼 '수첩공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정말 큰 일이다.

혹시라도 그녀가 집권한 후 지방을 다녀오는 길에 전혀 뜻하지않는 문제가 생기면, 그 때마다 수첩을 뒤져 마땅한 메뉴얼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메뉴얼에 해답이 없다면 송지헌 '아나'를 불러야 할 것인가. 그래서 글쓴이가 전시회장에서 겪은 해프닝을 통해 대선 후보의 진품 내지 짝퉁을 구별하는 간단한 메뉴얼 하나와 함께, 그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대선 후보 3자토론'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그 자료는 이틀 전 광화문 광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한 바 있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연설에서 나왔다. 매우 간결하고 가슴에 와 닿는 설득력 있는 주장사실이었다. 문 후보의 이같은 주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반박하는 연설내용이었다. 먼저 박 후보가 대전 유세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며 내 뱉은 주장사실을 살펴볼까.


"지금도 남 탓만하고 있는데 이런 실패한 정권이 다시 부활해서야 되겠느냐...저와 새누리당은 우리의 잘못을 처절하게 반성하면서 정강정책부터 당명까지 모두 바꿨다"

박 후보는 민주당(문재인 후보)를 실패한 정권으로 규정하며 박 후보 자신과 새누리당은 잘못을 처절하게 반성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광화문 광장에서 행해진 출정식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공격한 연설을 살펴볼까.

"이명박 정부가 부자와 특권층에 세금을 깎아서 생긴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100조원은 서민이 세금을 내서 갚아야 한다...지난 4년 내내 무려 107개 법안을 날치기 통과할 때 새누리당의 실세가 박근혜 후보였다. 대통령의 형과 친인척 측근 29명이 부정부패로 감옥에 갈 때 여당 실세였던 박 후보는 무엇을 했나"

주지하다시피 단적인 예로 본 주장사실을 비교해 보면 박근혜 후보는 얼렁뚱땅 구체적인 내용을 생략한 채 눈속임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일은 조중동 등 친박.친정부언론의 공통적인 추세다. 박 후보가 말한 '남탓'이란 누구를 말하는 것이며 '실패한 정권'이라면 무엇을 실패했는 지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해야 한다. 또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처절하게 반성했다는 데 그게 '홍어X같은 반성'인 지 묻고도 싶다.


 



이런 주장에 대해 문 후보는 광화문 광장의 출정식에서 박 후보를 향해 "이름과 옷만 바꾸면 달라지느냐"며 박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연장선에 있을 뿐이며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친인척.측근비리나 부정부패 등의 실정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당사자라며 맹공한 것이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한나라당에서는 파란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했지만, 박 후보의 새누리당은 이름만 다를 뿐 여전히 한나라당 사람들이고 빨간 옷으로 바꾸어 입었을 뿐이다. 혹시라도 빨갱이들이라고 공격하면 반공.방첩논리로 가세할 명분을 얻고자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갑론을박을 하는 피곤함 보다 갑과 을의 논리적 차이 내지 사실의 차이를 명확히 해 줄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박 후보는 문 후보와 무엇이 껄끄러워 양자간 TV토론을 꺼렸는 지 모르겠지만, 국민면접 나홀로 토론을 참조하면 토론 기피증세에 시달리는 게 분명하다. SBS와 KBS에서 양자토론을 제안했지만 (국민들의 요구를)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박 후보는 대선 때까지 최소한 3번의 '3자 TV 토론'에 나오지 않으면 안 되게 돼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법정 토론이다. 따라서 이 토론은 12월 4일, 10일, 16일 세 차례에 걸쳐 열리게 되는 데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이 토론회에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참여하는 3자 토론이라는 점이다.

현행 선거법상 (국회의원)5석 이상이면 선관위 주관 TV 토론에 참석할 수 있는 데 진보당 이정희 대통령 후보의 의석은 6석이어서 3자 TV토론이 가능했던 것이다. 참 묘한 역학적 구조가 정치판의 모습이다. 지지자들의 성향 등에 따라 생각하는 관점도 다르겠지만 새누리당 박 후보가 요런저런 핑게로 토론을 기피했지만, 최소한 3번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 진검승부를 펼쳐야 하는 필연을 겪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그렇게 된다면)곧 다가올 '3자 TV 토론'의 핵심 조차 '이름과 옷만 바꾸면 달라지나'라는 게 화두로 등장할 거 같다. 또 이정희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하게 될지.18대 대통령 후보의 진품과 짝퉁은 그 때 쯤 세상에 적나라하게 치부를 드러낼 전망이다. 흥미롭지 않은가. 눈높이와 편견만 버리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진품 또는 명품 지도자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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