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4년 반 전 쯤 한국과 미국에서는 '천안함 사건'이라는 희한한 악연을 잉태한 두 대통령(후보)가 태어났다. 한 사람의 이름은 '이명박'이고 또 한 사람의 이름은 '버락 오바마'로 불리우는 사람이다. 한국과 미국의 대선 시기가 비슷하게 맞물려 있어서 이런 악연이 가능했다. 세상에는 좋은 인연도 있지만 악연도 있다. 아직은 두 사람이 임기를 얼마간 남겨둔 상태이므로 섣부른 예단 내지 속단을 하기 쉽지않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선 (예비)선거운동을 참조해 보니 간당간당해 보인다.
한국에서는 이명박이 비운의 명줄을 잡고 별의 별 생쑈 내지 몸부림을 치고 있고, 미국에서는 오바마가 실낱같은 지지율에 매달려 기사회생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마도 이들은 '권불오년(權不五年)'으로 시들어 가는 권력의 무상함 때문에 잠 못 이루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미 한국에서는 이명박의 실정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 이상으로, 집중호우만 쏟아지면 건설사와 함께 하늘을 쳐다보는 게 습관처럼 됐을 거 같다.
이유가 뭔가. 이틀전 내린 폭우도 그랬다.이상(?)하게도 비만 내리면 4대강 근처에서 홍수가 나는 게 아니라, 엉뚱한 곳에서 물난리를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4대강 사업의 실패와 함께 22조원 이상의 국부를 삼켜버린 중죄 때문이다. 또 전직 대통령을 정치검찰 등과 함께 죽음으로 몰고간 사건 외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비리 투성이' 때문에, 이명박(정권)은 혹시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총동원하고 있다. 그게 요즘 독도를 둘러싸고 유행하고 있는 애국발언(?) 내지 행동들이다. 뜬금없이 독도를 방문해 국민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국민들은 그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는다. 사람들로부터 거짓말쟁이 이상의 사기꾼으로 낙인 찍힌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참 불행한 일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은 이명박과 한 배를 타고 권력을 누렸던 새누리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그들이 만든 실정에 대해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도 박근혜가 5.16군사쿠데타를 정당화 하는 발언 대신 4대강 사업 등 총체적으로 실패한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맹공했으면, 현재와 같은 우환에 빠져들지 않아도 되었을 거 같기도 하다. 불과 4년 반 이전 '비비케이 사건'을 터뜨리며 광분하던 때와 다른 이런 모습 등은 오바마의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정이다.
오바마의 요즘 모습은 취임 당시와 매우 다른 모습이다. 오바마의 지지율은 최악의 상태로, 지난 1992년 8월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기 전의 지지율과 비슷하다. (참고로 지난 7월 초에 실시한 이명박의 지지율은 10%대로, 긍정평가는 18%에 불과했으며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세 배가 넘는 62%였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5%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금의 삶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23%에 그쳤다고 전하고 있다.
또 응답자의 31%는 경제 문제가 미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된다고 답변했으며 실업률과 취업이 23%로 그 뒤를 따랐다.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대략 18% 정도이다. 현재 상태로 미국의 대선이 치뤄질 경우 오바마는 이명박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의 이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미국의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섣불리 오바마의 아킬래스건을 공격하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일자리 창출 등을 놓고 이상하리 만치 우리와 다른 '정책' 싸움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국과 미국의 (예비)선거운동에서 서로 같거나 다른 점을 찾는다면 이런 점 등이다. 이들의 싸움에서 '실패한 과거'는 빠져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바마의 아킬래스건은 무엇인가. <지지율 자료 출처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20816_0011367734&cID=10104&pID=10100 >
그동안 글쓴이의 블로그를 성원해 주신분들이라면 너무도 잘 알고 계실 사건이자, 대한민국의 국운이나 미국의 국운 내지 한국과 미국의 정치인들 한테 영향을 미치거나 치명적인약점으로 작용할 사건이 천안함 사건이다. 이 사건의 진실이 하루라도 빨리 만천하에 드러날 경우 한국의 수구보수 세력은 물론, 미국이 200년 이상 공들여 온 극동아시아의 한반도 정책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사건이다. 만약 미국의 대선에서 천안함 사건을 안개처럼 두르고 있는 <이명박.오바마 자작설> 등 실패한 군사정책이 도마에 올라, 천안함의 진실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경우 무기 외 마땅한 수출품도 없는 미국의 위신은 나락으로 추락할 개연성이 매우 짙어 보이는 것이다. 가뜩에나 중국에 밀리고 있는 경제와 함께 동반 추락할 수 있는 게 미국의 정치적 입지 아닌가.
요즘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대선에 올인한 오바마의 모습을 보니, 퇴임을 앞 둔 이명박과 사정이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두 사람이 동반 추락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국민들과 세계인을 속인 매우 '위험한 도박'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바마가 최선의 파트너로 선택한 이명박에 건 '운명적 도박' 때문이었다. 하필이면 그게 백령도 앞 바다에서 천안함을 침몰 시키면서 다가온 악연의 고리라니. 오바마와 이명박이 대명천지에 벌린 위험한 도박은 우리 국민들과 서방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한 실패로 끝날 공산이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거짓말이 빚어낸 악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