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되돌린 듯 한 낮선 버스 터미널 풍경
아직도,...
우리나라에 이런 풍경이 있었나.
마치 딴나라 풍경같은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참 낮선 풍경이었다.
어머니는 다리가 편찮으셨는 지.
버스를 기다리다가 주저앉으시고 말았다.
짐보따리가 어머니의 삶의 무게 처럼
철퍼덕 함께 주저 앉았다.
참 낮선 풍경이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 이런 풍경이 있었나.
어머니는 커다란 수박 한 덩어리를 손에 들고 계셨다.
아직 차에 오르려면 꽤나 긴 시간을 기다리셔야 하는 데
수박통에 흠집이라도 생기면 누가 뭐라고 하시나.
자리도 널널 했건만 줄지어 선 몇 안 되는 사람들 앞에
등이 굽은 할머니 한 분이 쪼구려 앉아계셨다.
어머니는 열무 몇 단을 머리에 이시고
평생을 새끼들 뒷바라지 하시느라
새우등 처럼 등이 휘었나 보다.
참 낮선 풍경이었다.
도시에서는 도무지 볼 수 없는 낮선 풍경이다.
아버지의 핏대 선 두 손을 보니
구리빛 굽은 손가락에 주름살 투성이다.
어머니의 등이 새우등 처럼 휘어질 때
당신의 손은 쉴 틈도 없었나 보다.
낫 두 자루가 아버지 곁에 함께 놓여있었다.
아버지는 두 자루의 낫을 바꿀 때 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풀밭에서 보냈을까.
딴나라 같은 시골 터미널에는
그런 어머니 아버지들께서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계셨다.
시간을 한참이나 되돌린 듯한 풍경이
2012년 7월(양력) 초 하룻 날
서산터미널에서 연출되고 있었다.
참 낮선 풍경이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 이런 풍경이 있었나.
마치 딴나라 풍경같은 낮선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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