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시연해 보인 김치담그기, 맛은?
-3개국 시민들이 놀라 자빠진 김치 겉절이 시연-
김치 맛에 반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대를 이어 한국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김치는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아예 담을 쌓고있는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한국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그 사람들은 김치 까지 관심을 가지게 될 게 뻔하다. 누구인가 그분들에게 한국 음식을 대접했거나, 한국을 여행하는 등 우연한 기회에 한국 음식을 접하고 중독될 정도로 좋아하게 됐을 것이다. 우리 김치는 우리 스스로도 중독될 정도이니 패스트 푸드 등 싼 맛(?)에 길들여진 외국인들은 오죽할까.
글쓴이가 머물고 있는 산티아고에서 그런 기분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될 줄 꿈엔들 알았으리요. 산티아고에서 알게된 외국인 친구들이 김치에 중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여행지에서 이들을 상대로 곧바로 김치담그기 시연에 들어갔다. 불과 사흘전 일이다.
그러니까 나흘전, 우리는 외국인 친구들이 살고있는 한 아파트에서 국제적인 모임을 가지게 됐다. 아내가 스페인어를 사사 받고있는 원주민 아파트에서 가진 모임에는 김치를 유난히도 좋아한다는 외국인들이 살고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베트남 출신의 한 아줌마였고 그의 남편은 미국에서 호텔을 경영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칠레나 한 분과 미국,베트남,한국의 우리가 한데 모였으니 4개국 사람들이 가진 모임이었던 것이다. 그게 국제적 모임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원주민 선생님 댁으로 수업을 받으러 갔던 아내가 차를 마시던 중 자연스럽게 김치 이야기를 끄집어 내게 되었다는 데, 그 자리에서 덜컥 김치를 담궈주겠다는 선언을 했다나 뭐라나. 그래서 여행자가 해외에서 모처럼 국위선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행 중에 부지불식간에 늘 그리웠던 김치의 금단현상(?)이 탈출구를 찾아 막 삐져나올 기미기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즉각 산티아고의 베가 중앙시장에 들러 잘 익은 배추를 고르고 김장김차 양념 탐색에 들어가 맨 처음에 본 먹음직 스러운 김치 겉절이를 시연해 보이는 등, 3개국 시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김치담그기 시연을 하게됐던 것이다. 그렇다면 산티아고에서 김장김치 내지 김치를 담글 때 문제는 없는 것일까.
산티아고 현지에서 김치를 담글 때 문제점 없었나?
전혀 문제가 없었다. 칠레의 산티아고에는 우리 교민들이 대략 2500여명이 살고있다. 그 분들은 현지에서 김치를 담궈 먹거나 한국에서 수입한 김치를 먹는다. 김치의 금단현상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말이다. 다만, 우리가 산티아고에 머물면서 느낀 김치맛은 재료의 부재로 인해 한국에서 맛있게 먹던 럭셔리한 김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의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김치도사로 불릴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을 텐데,...우리가 산티아고의 베가 중앙시장을 집중적으로 탐사한 결과 기본적인 김치재료는 다 구할 수 있었다. 특히 현지에서는 양질의 배추를 싸게 구입할 수 있고, 마늘 또한 비교적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었다. 이곳은 농축산물의 천국 답게 한국에서 흔해 빠진 배추파동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산티아고에는 칠레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까나리 액젓'이나 '새우젓' 등을 한국 교민들이 경영하는 수퍼에서 손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다만, 이들 제품들은 수입품이므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 보다 대략 두 배 정도 비싸게 거래되고 있었다. 따라서 현지에서 구할 수 없는 김치재료는 우리 교민들 수퍼에 들러 구매를 했다.그걸 다 한 곳에 모아두고 전통적인 김치 래시피에 따라 잘 절여진 배추에 준비해 둔 양념을 비벼놓고 보니, 김치식신도 놀라 자빠질 포스의 김치가 4개국 국민들 앞에 떡~하니 나타난 것이다. 정말 놀라 자빠질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한국 사람들도 놀라 자빠질 '마른 김 겉절이 수육' 등장
김장김치는 한국에서 사용하던 재료들 만큼 호화스럽게 담그지 못했지만, 김치맛을 즐기는데 전혀 손색이 없었다. 특히 한국 교민의 수퍼에서 구입한 다시마를 끓여 양파나 사과즙 또는 찹쌀풀로 만든 양념은 달짝지근한 배추잎과 어울려 기막힌 김치맛을 연출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한국에서 담궈 먹던 김치맛 보다 훨씬 더 맛있는 것 같았다.
특별히 김치를 돋보이게 만든 건 우리 교민이 운영하는 방아간에서 구입한 고추가루가 한 몫 더했다는 거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칠레에서 생산된 고추가루는 아르헨티나와 달리(아르헨티나 고추가루는 국산 보다 더 맛있었다. 씨앗이 국산이라는 데 현지의 기후가 한 몫 거들었나 보다.) 고추가루 맛이 별로였기 때문이다. 국산 고추가루가 더 맛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겉절이 김치와 함께 삼겹살 수육으로 점심을 함께 먹기로 했다. 한국에서 김장김치를 담글 때 즐겨먹던 '수육 세레머니'도 동시에 시연했던 것이다. 수육 세레머니란, 김장김치 담그면서 이웃과 함께 나눠먹던 보쌈김치 말이다.
따라서 이날 김장김치 시연에서는 삼겹살 3kg과 맥주 6켄과 삐스꼬 1병이 동원됐다. 본의 아니게 점심식사에 낮술이 첨가된 것이다. 그런데 정말 재밌는 일이 일어나게 될 줄 아무도 몰랐다. 베트남 아줌마 부부가 얼마나 김치를 좋아했던지 우리가 모를 비장의 무기 하나를 내놓았다. 그녀가 내 놓은 비장의 무기는 다름이 아니었다. 우리가 즐겨먹던 마른 김이었다. 마른김이 겉절이 김치맛을 배가 시킬 줄 꿈에도 몰랐다.
그녀가 우리 몰래(?) 한국교민의 수퍼에서 구매한 그 김은 기막힌 맛을 연출했다. 참기름 향이 적당히 날리면서 살짝 매콤하며 달콤할 뿐만 아니라, 입안에서 아삭아삭 씹히며 식감을 드 높여주는 겉절이 맛에 마른 김의 고소함을 더해, 겉절이 맛을 200배 증폭 시키며 좌중의 탄식을 자아내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그 장면을 보시면서 입 안에 침이 안 고이면 한국인이라고 할 수 있겠나. 김치 시연에 나서면서 우리가 한 수 더 배웠다고나 할까.
거기에 새우젓을 다져 대파와 마늘 등 양념으로 섞어둔 소스를 더하니, 이건 뭐 이곳이 산티아고인지 한국인지 근사한 레스토랑인지 다 잊고 김치삼매경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이들이 얼마나 한국 음식 마니아들인지 하나 더 볼까. 산티아고 현지에서는 대부분 도정을 더 많이 한 쌀(2번 -도스 그라도, Dos Grado-)을 먹게되는 데, 이들 3개국 외국인들은 쌀 맛 조차도 우리가 좋아하는 '미라플로레스(MiraFlores-1kg들이 쌀 봉지에 1번이 쓰여져 있다-)'를 선택했다. 뿐만 아니라 그것도 모자라 압력 밥솥에 밥을 지어 점심밥으로 내놓은 것이다.
요렇게 이~뿌게 잘 담아낸 밥 말이다. 정말 한국의 음식맛에 반한 아니 중독된 외국인들이 아닌가.
김치맛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여기까지 포스트를 단숨에 잃어 내려오신 분들이 정말 궁금해 할 일이 있을 것이다. 막 담근 김치를 촬영해 둔 그림만 보면 그럴듯 해 보이지마만 과연 맛은 어땟을까 싶은 궁금증 말이다. 그래서 꽤 점잖은 자리에서 염치 불구하고 사진 몇 컷을 담아왔는데, 이 날 김치 시연장에서는 겉절이와 함께 삼겹살을 뷔페식으로 나누어 먹었다. 김치 겉절이를 먹기 위해 우리 모두가 사용한 건 젓가락이었다. 정말 한국 마니아들이었다.
그러나 여러사람들이 나누어 먹는 음식에 젓가락질이 잦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는 거 아실 것이다. 주지하시피 젓가락으로 겉절이를 집어 먹게되면 젓가락 끄트머리에 침이 발라지게 된다. 따라서 혹시라도 김치가 남게되면 젓가락으로 나른(?) 침 때문에 김치맛은 곧 변질될 것이므로 집게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잠시후 김치담그기 시연에 나선 우리도 놀라 자빠질 일이 일어났다. 겉절이 시식에 들어간 직후였다. 그 장면을 보시면서 포스팅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요건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삼겹살이다. 한국에서 꽤나 비싼 가격에 팔려나가는 돼지고기인데 그런 사정은 이곳에서도 비슷하다.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우리돈으로 대략 10000원/1kg에서 20000원/1kg 정도의 가격에 판매된다. 칠레산 쇠고기 등심 가격이 우리돈으로 대략 12000원/1kg 정도에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돼지고기 값이 쇠고기 값과 비슷한 것이다.
아무튼 그런 삼겹살을 3kg 정도 구입하여 압력밥솥에 쪄낸 게 그림과 같은 삼겹살이다. 삼겹살을 압력 밥솥에 쪄 내게되면 삼겹살을 프라이팬이나 아사도로 굽게될 때 육즙이 마르게 되는 단점을 보완하게 될 뿐만 아니라 식감이 매우 뛰어나다. 부드러운 삼겹살이 약간은 탱탱하고 질기며 아삭거리는 겉절이 김치와 기막힌 궁합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발칙하게도 그렇게 기막힌 삼겹살을 마른김 위에 올려둔 겉절이 김치와 싸 먹을 생각을 외국인들이 어떻게 했을까. (그림에 선택한 삼겹살은 덜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제로 마른김에 겉절이와 삼겹살을 싸 먹으니 가히 그 맛은 환상적이었다. 이 포스트를 보시는 분들은 즉각 시연해 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김치 담그기 시연에 나서면서 우쭐했던 기분을 200배 더 배가시킨 놀라운 장면은 베트남 아줌마의 신랑(미국인)이 연출했다. 김치 겉절이 맛에 푹 빠진 그는 겉절이가 금새 바닥이 보이자 곁에 있던 가위를 집어 대뜸 겉절이 김치에 가위질을 시작했다.
이유가 뭘까. 그는 수북히 쌓인 겉절이가 슬슬 바닥이 나자 겉절이 김치를 세로로 자르기 시작했는데 이유가 있었다. 겉절이 김치를 '아껴먹기' 위한 절치부심의 도가 그 속에 숨어있었다고나 할까. 베트남 아줌마의 신랑(미국인)이 연출한 가위질 때문에 겉절이 김치는 깍뚜기 처럼 조각조각 변해 곧 김치 국물만 남게 됐다. 그렇다면 김치국물은 어떻게 되었을까.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어렵게 시연한 김치담그기였으므로 그 국물은 남겨둔 삼겹살을 활용하여 삼겹살 조림을 했다. 이번에는 이들 3개국 시민들이 모두 기절 초풍했다. 김치양념으로 안 되는(못 만드는) 음식이 없었던 것이다.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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