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심보 조차 안 통하는 '철갑' 두른 단호박
호박 좋아하세요?...단호박의 황금빛 속살을 보시니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흠...먹음직 스럽다기 보다 너무 근사하죠?...^^)
그림은 요. 산티아고에서 유명한 재래시장인 '베가 중앙시장'에 갓 출하된 호박입니다. 우리나라의 '맷돌호박'과 비슷한 생김새의 이 호박을 보는 순간 '놀부 심보가 뒤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림 몇 장 더 보시면 단박에 의문이 풀리게 됩니다. 그림의 이 호박은 그냥 호박이 아니라 철갑을 두른 호박이랄까요. 호박이면 호박이지 무슨 철갑을 둘렀다는 것인지. 요즘 베가 중앙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황금빛 속살의 호박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디.
쩌~억 벌어진 황금빛 속살의 단호박. 한 눈에 보시기에도 너무 먹음직 스럽게 보입니다.
또 다른 가게에서는 쩌~억 벌어진 호박을 작은 크기로 토막을 내 놨습니다.
그런데 절단면을 자세히 보시면 뭔가 이상해 보이죠.
칼로 싹~둑! 자른 게 아닙니다.
황금빛 속살의 호박을 자른 건 이렇게 무시무시한 톱이었습니다.
커다란 호박을 톱으로 잘라 작게 자른 호박 한 토막에 500빼소 씩 받고 팔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 사람들은 왜 톱질을 해 가며 식감을 떨어뜨리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랬지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파타고니아 투어 중에 호박을 좋아하는 아내가 이 호박 한 토막을 구입해 먹어봤습니다. 그때 이나라 사람들이 호박을 왜 톱질해 파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칼이 들어가야 말이죠. 특히나 여행중에 부엌칼을 가지고 다닐 수 없어서 숙소에서 부엌칼을 빌려 잘라봤지만, (이눔의) 호박 껍질이 얼마나 단단한지 칼집을 낼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속살은 단호박인데 크기는 또 얼마나 큰지. 주로 이렇게 생긴 호박들인데요. 그 다음 부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흥부뎐의 놀부가 하던 나쁜짓도 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놀부가 어떤 나쁜짓을 한 지 아세요. 흥부뎐에 따르면 놀부는 '애호박에 말뚝을 박았다'고 합니다. 요즘은 애호박만 한 호박을 개량해 따로 재배하지만 예전에는 애호박이 자라야 가을에 맷돌호박을 수확하잖아요. 그러니까 놀부란 인간은 맷돌호박의 싹수를 잘라버린 것 입니다. 애호박에 말뚝을 박은 사건(?)이 그런 것이지요. 암튼 놀부라는 인간상은 나쁜짓이나 못된짓은 도맡아 하는 인간이었는데 흥부뎐을 잠시 살펴볼까요.
흥부뎐에 나오는 '놀부심보'를 살짝 들여다 보니...(얼쑤~)초상난 데 춤추기. 불난 데 부채질하기. 해산한 데 개 잡기. 우는 아기 똥 먹이기. 빚값으로 계집 뺏기. 늙은 영감 덜미 잡기. 아이 밴 계집 배 차기. 우물 밑에 똥누기. 올벼 논에 물 터 놓기. 패는 곡식 이삭 빼기. 논두렁에 구멍 뚫기. 애호박에 말뚝 박기. 곱사등이 엎어놓고 밟기. 똥 누는 놈 주저앉히기. 앉은뱅이 턱살 치기. 옹기장수 작대기 치기. 수절 과부 겁탈하기. 통혼한 데 간혼놀기. 만경창파에 배 뚫기. 얼굴에 종기난 놈 쥐어박기. 앓는 눈에 고추가루 뿌리기. 이 앓는 놈 뺨치기. 다 된 흥정 파의하기. 비 오는 날에 장독 열기...(그만!) 흠...주로 이렇군요.
요건 베가 중앙시장에 출하된 애호박인데요. 아래 그림을 잘 봐 주시기 바랍니다.
마치 철갑을 두른 단호박 처럼 생겼지요. 그럴리가 없지만...만약 놀부가 흥부 이름으로 대출을 받아 남미여행을 떠났다가, 산티아고 중앙시장에 들러 단냄새가 솔솔 풍기는 단호박을 발견했다면, 즉각 심술이 발동해 애호박에 말뚝박을 심산 이상으로 단호박을 냅따 걷어찼을지 모릅니다.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심술이 도진것이지요.
(뻥~~~)
"...하이고오...무슨 넘의 호박이 철갑을 둘렀나 보네....하이고오 내발목...ㅜㅜ"
뭐...요즘 세상에 이런짓을 하다간 망신살이 뻗치던지 쇠고랑 차기 딱 좋지요. 놀부의 심보가 주로 이러했다는 것인데요. 주지하다시피 놀부심보는란 게 칭찬에 인색하고 남 잘되는 꼴을 못 보는 건 고사하고, 아주 이웃을 염장을 지르는데 도가 튼 사람을 일컫는 말이란 거 다 아시잖아요. 그림만 보셔도 이 호박이 얼마나 단단해 보이는지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흥부가 이 호박을 발견했다면 어떤 시츄에이션이 일어날까요. 놀부가 베가 시장에 납신 다음 흥부가 시장을 둘러 보는데, 놀부형님이 발목을 붙잡고 통곡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이고오 형님...우짜시다가 발목을 딱 허니 분질러버리셨습니까 (ㅋ 샘통!~)...전에는 강남제비 다리 분질러 놓으시더니...요.(ㅋ 샘통!~)"
저희들은 파타고니아 투어 중에 나름의 철칙을 지키고 있었는데요. 100칼로리를 섭취하면 최소한 100보를 걸어야 한다는 무언의 약속을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체중이 5~7kg이나 줄어들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게 됐습니다.(ㅋ 자랑입니다.) 여기에 너무 힘든 나머지 붓기가 생긴 아내는 때때로 단호박을 쪄서 먹곤 했습니다. 단호박은 붓기를 빼는데 최고일 뿐만 아니라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오후 6시 이후에 음식을 안 먹고 다이어트를 할 계획이 있다면, 참 좋은 식재료가 아닌가 싶습니다. 농담처럼 엮어 끄적거렸지만 호박씨는 의외로 우리 몸에 유익하다는 거 다 압니다. 그래서 때때로 놀부 몰래 '호박씨 까 드시라'는 거 아닙니까. ^^
아무튼 칠레의 산티아고 뿐만 아니라 파타고니아 등 남미를 여행하시다 보면 포스트에 등장하는 호박과 같은 진풍경을 만나게 될 텐데요. 칠레의 채소나 과일은 우리 채소나 과일과 달리 껍질이 무진장 두껍거나 향이 짙거나 큼직한 게 특징인 것 같습니다. 주먹만한 단호박에 길들여져 있다가 맷돌호박만한 단호박을 보니 '이게 단호박 맞나' 싶은 생각이 절로들며 별 생각을 다하는 것이죠.
요즘 지구 반대편의 산티아고 현지에서 한국의 다음뷰로 송고되고 있는 포스트를 끄적이면서 몇가지 애로사항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시차가 한국과 정반대인 이곳의 컴 사정은 요. 포스트가 송고되는 시각 한국에서는 아침이 밝아오고 트래픽이 폭주하는 시간대에 접어들게 됩니다. 그러니까 글이 발행되는 순간 부터 이곳에서는 다음뷰에서 활동하시는 블로거들의 페이지를 열기 쉽지않다는 것이지요. 사정이 이러함으로 여러분들을 라이브로 만나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양해해 주십사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는 말 처럼 부족한 포스트에 성원과 격려 아끼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대신 남미여행 중에 포착한 귀한 사진이 포함된 최고의 포스트 작성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추천 꾸욱~즐겨찾기 꾸욱~^^)감사합니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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