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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위풍당당한 '수어장대' 지키는 소화기 둘!

위풍당당한 '수어장대' 지키는 소화기 둘!


모처럼 나들이한 남한산성은 성곽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두고도 자주 찾지못한 이곳에는 우리 선조들의 얼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소중한 곳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숭례문소실과 같은 대사건이 없었다면 이곳을 찾아가는 시간이 더 길어졌을지도 모릅니다.



봄볕이 너무도 좋은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어쩌면 '유원지'같은 느낌을 더 주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곳이기도 하지만
 이곳의 풍광은 너무도 아름다워 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수어장대守禦將臺'는 남한산성의 제일 높은곳에 위치해 있으면서 지휘와 관측을 목적으로 세워진 누각이며
남한산성의 서쪽 주봉인 청량산에 있습니다.



성 안에 남아있는 건물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웅장하다고 알려진 대로
수어장대를 바라보면 그 위풍당당함이 절로 느껴집니다.


수어장대의 정면 모습입니다. 장엄하고 화려하며 위풍당당함이 배어 있습니다.


수어장대를 들어서는 좌측에는 청량당이 있고 뒷쪽으로는 우물이 두개가 있으나
지금은 식수로 적합하지 못하다는 판정을 받고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우물이 이곳을 지키는 병사들의 식수원이 되었던 것인데
산 정상에 이런 샘이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수어장대는 인조2년(1624년) 남한산성 축성 때 단층누각으로 지어 '서장대'로 불리던 것을
영조27년(1751년) '유수 이기진'이 왕명를 받아 2층 누각으로 다시 쌓고
'수어장대'라는 편액을 다시 달았다고 전해져 옵니다.


수어장대의 좌측면 모습입니다.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특히 병자호란 때는 인조가 친히 군사들을 지휘하고 격려하며 항전했던 곳으로 전해져 옵니다.
수어장대는 아랫층이 정면 5섯칸,측면3칸, 윗층이 정면 3칸,측면 2칸인 팔작지붕 양식의 2층 누각입니다.



지붕은 위아래 모두 겹처마를 둘렀으며 사래 끝에는 토수를 달고
추녀마루에는 용두龍頭를 올렸으며 용마루에는 취두鷲頭를 올렸습니다.



건물의 기둥은 높이 60cm의 팔각장주초석 八角長柱礎石위에 올려져 있고
포包는 주심포柱心包 양식의 이출목 익공식으로 알려진 대단히 화려한 누각입니다.


이곳은 청량당입니다.


이 누각을 바라보고 있으면 절로 위풍당당함을 느끼며 주변의 단아한 담장과 청량당의 모습은
마치 오래전 이곳에서 살았던 느낌마져 들기도 하는 곳인데
한가한 오후 햇살을 받은 대문에서는 금방이라도 헛기침을 하며 선조들이 나타날 듯한 분위기 였습니다.


수어장대의 우측면 모습입니다.


저는 수어정대에 들어서기전에 먼저 수어장대 뒷편을 돌아보며 찬찬히 수어장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둘러보고
이어서 청량당 앞을 지나며 수어장대의 너무도 화려하고 위풍당당함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위에 서술한 수어장대의 건축기법 등은 잘 모르지만
수어장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용과 권위는
 남한산성의 지휘부가 외형적으로 갖출 것은 다 갖춘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관심은 자동적으로(?) 이런 역사적인 유적지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촛점이 맞추어졌는데
제일먼저 눈에 띈 것이 아래층 누각에 있는 '소화기'였습니다.


수어장대를 지키는 소화기 두대입니다. 한대는 낡은 보관함 속에 들어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보니 이곳에 있는 소화기는 최근에 교체한 것으로 보였고
소화기를 담아 두었던 상자는 오래되어 보기가 흉하게 망가져 있어서
 수어장대가 품고(?) 있을만한 물건이 아닌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최근에 바꾼 흔적이 없는 소화기보관함입니다.


수어장대의 아름다운 단청을 보면서 수어장대의 뒷편을 돌아서 2층누각으로 올라가는 계단 끝에는
 자물쇠가 하나만 채워져 있었을 뿐 한낮의 이곳은 누구라도 어디든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2층 누각으로 가는 출입문은 잠겨져 있었습니다.


청량당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고 이곳은 개방되어 언제라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
괜한 노파심이 발동하여 그동안 잘 관리되고 있던 수어장대에 혹시라도 누군가 접근하여 일을 저지르면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텅빈 1층 누각을 지키는 소화기가 멀리 보입니다.


남한산성의 곳곳에 있는 누각에는 남문을 제외하면 소화기 한대씩은 갖추고 있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서 혹시 화재라도 나면 금방 연락이 닿을 수 있기는 하지만
숭례문 소실에서 보았던 것 처럼 '시너'와 같은 물질에 노출되면 저런 소화기는 무용지물이라는 게 드러났습니다.


이 소화기가 수어장대를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소방차가 누각을 물에 잠길 만큼 물을 뿌려도 소용없었다는 사실이지요.
얼마전 정부에서는 주요문화제에 대해서 스프링쿨러와 같은  방제시설을 확충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직 남한산성의 누각이 그 '주요문화제'에 포함되었는지 확인은 하지못했으나
기왕에 설치할 시설들이 수어장대는 물론이고
전국에 산재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까지 확대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나라를 굳건히 지킨 수어장대에 대한 후손들의 도리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화려하고 장엄하며 위풍당당한 수어장대를 지키는 소화기 두대가 너무 형식적인 조치가 아닌가 싶어 몇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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