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먹음직 스러운 포도다.
이 장면은 칠레 최대 최고의 시장에서 촬영해 온 그림이다.
요즘 이 포도 포함하여 한국에서 사 먹을 수 있는 칠레산 청포도가 한창이다.
현지에서는 포도가 얼마나 넘쳐나는지 포도천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티아고 주변의 천혜의 날씨가 만들어 준 선물이 포도이며
이 포도는 포도주 등으로 가공되어 칠레는 물론 세계 전역으로 수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칠레의 포도주나 포도가 수입되는 거 다 안다.
한.칠레 FTA 때문이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값싼(?) 칠레산 포도나 포도를 먹을 수 있게 됐는데 얼마전 한국의 인터넷을 열어본 결과 한국에서 판매되는 칠레산 청포도 값이 상상 이상으로 비싼 걸 알게 됐다. 현지에서 공짜 처럼 느낄 수 있는 포도가격이 한국에서는 최소한 4배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맨 처음 한.칠레 FTA 당시 싸게 느껴졌던 가격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정치판에서 죽기살기로 홍보하고 밀어부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효과가 아무런 득이 없다는 것일까. 우리가 칠레로 부터 무관세로 도입한 포도가 대형마트에서 대략 8000원/1kg에 팔릴 때, 산티아고 현지에서는 한국돈 2000원도 채 안되는 가격이었다. 물류비를 포함한다고 해도 턱 없이 비싼 게 칠레산 청포도였다. 시장에서 이 정도 가격이니 포도 농사를 짓는 농부가 출하하는 가격은 더 낮다고 가정하면, 칠레 농부가 출하한 포도 가격이나 이를 수입해서 먹는 한국의 국민들은 피차간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출과 수입 과정에서 부풀려지고 사라진 차액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여행중에 산티아고에 머물면서 현지인들을 통해 그 이유를 들어봤다. 대답은 매우 간단했다.
위 그림은 산티아고 베가 센트랄 재래시장 앞에서 한 상인이 시민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곁으로 자동차가 스치듯 지나가는 위험한 장면이다.
"청포도 몇 개나(얼마나) 팔아야 한국산 자동차 살 수 있나요?..."
잠시 생각에 잠기고 말고 할 필요도 없었다. 칠레 농부가 한 해 동안 열심히 농사지어 시장에 내다 팔고있는 청포도로 한국산 자동차를 구입하려면 수확량이 엄청나야 가능했다. 청포도가 대략 현지 생산원가를 한국돈으로 1000원으로 가정할 때 2500만원 짜리 수입 자동차를 구입하려면 산더미만한 청포도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렇게 자동차를 구입한 대가로 산티아고는 세계 최악의 매연도시라는 멍에를 계속하여 짊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한.칠레 FTA 결과에 따른 현지인의 볼멘 소리는 남의 일이 아니다. 자유무역 협정으로 생긴 이득은 고스란히 정치권과 재벌이 나누어 먹는 것일까. 자동차나 농산물 등을 마음대로 수출입 할 수 있는 제도는 얼핏 좋아 보이나, 그 대가를 치루는 과정을 다시금 돌아보니 참으로 심각한 피해를 낳는 게 이 제도같다. 시민들이 정신 차려 '옳고 바른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