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40번 국도에서 쏟아지는 셔터음
-Ruta Nacional 40-Argentina-
사진이 그토록 위대했던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앨범만 펼쳐놓으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과거의 한 장면을
뚜렷하게 기억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틀전, 곧 다가오게 될지도 모를 현실을 위해 지도를 펼쳐놓고 안데스 자락 곳곳을 들추어 보고 있었다. 그곳은 볼리비아에서 부터 안데스자락 동편을 끼고 대서양 바닷가 '리오가제고스 Rio Gallegos' 까지 끝도없이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길, 아르헨티나 40번 국도를 따라가면 언제인가 만나게 될 파타고니아의 환상적인 자연의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우리는 뿌에르또 몬트에서 오소르노를 거쳐 다시 안데스를 넘어 '산 까를로스 바릴로체 San Carlos de Bariloche'로 향하고 있었다.
Source: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Ruta_Nacional_40_(Argentina).svg
안데스 자락의 40번 국도, Ruta Nacional 40,Argentina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을 거쳐 남쪽으로 내려가며 뿌에르또 몬뜨를 거쳐 다시 안데스를 넘었던 것인데 앨범을 펼쳐놓고 그 장면들을 다시금 들여다 보고 있노라니 한숨이 절로 나올지경이었다. 꿈 같았던 안데스의 비경도 비경이었지만 무엇 보다 40번 국도를 따라 안데스 곳곳에 숨겨져 있는 비경들이, 다시금 장거리 투어에 나선 2층 버스 창 앞에서 짙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음 목적지를 이동할 때 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버스 맨 앞 좌석을 예약해 놓고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들을 기억 속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그 장면들을 기억해 낼 메모리칩 속에서 쏟아진 셔터음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소리는 40번 국도를 시작으로 빠따고니아(Patagonia) 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너무 분하여 울음 마저 참던 아이가 엄마를 만나 먼저 펑펑 울음을 떠뜨린 모습이랄까. 안데스자락의 감동은 뻬리또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Calafate Argentina)에서 마침표를 찍는 듯 연속적인 셔터음으로 변하며 남미여행을 통털어 가장 많은 셔터음을 날리고 있었다.
* 자료사진 http://www.flickr.com/photos/thejourney1972/ 그동안 남미여행기를 통해 그 장면 대부분을 소개해 드린바 있지만, <미놀타 디메지1>이 촬영해 낸 원본을 다시 손질하다 보니 당시 느끼지 못했던 또다른 감동들이 40번 국도를 따라 재연되고 있었다. 그 장면들을 서너편에 나누어 재편집 하는 동안 카메라는(사진이란) 참으로 위대한 발명품 중에 하나라는 걸 새삼스럽게 실감하고 있다. (내게도 이런 추억이 있었다니...ㅜ) 아래 그림들은 안데스자락의 40번 국도 중에 펼쳐진 풍경이며 바릴로체에서 뿌엘로 호수(Lago Puelo)로 이어지는 40번 국도변 풍경들이다. 아련한 그리움들이 얼기설기 얽힌 안데스자락에 잠시 마음을 내려놓으시기 바란다. ^^
반응형
'SUDAMERICA'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