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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낙조가 가장 아름다운 '억새밭' 서울에 있다


Daum 블로거뉴스
 


낙조가 가장 아름다운 '억새밭' 서울에 있다 
-서울 억새축제 현장/ 제2부 억세밭의 '가을의 전설' 이렇게 만들어 졌다-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발길을 뭉기적 거리게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전 편 1부<가을의 전설이 된 하늘공원 억새축제>에서 언급했지만 하늘공원은 쓰레기 매립장을 자연 생태공원으로 바꾼 기적같은 일이었다. 한 때 난지도에 살고있던 사람들은 쓰레기를 뒤지며 살아야 했던 가슴아픈 추억을 간직한 곳이지만, 세월은 그 가슴아팟던 기억을 머리속에서 모두 지우며 하늘공원에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 가슴 속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며 발길을 붙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 추억 속에는 서울에서 찾기 힘들어진 풍경을 최소한 1년 중 단 한차례(?) 연출하는 억새 때문에 가능하기도 했다.

지난 일요일(24일) 오후 1시경에 도착하여 억새밭 곳곳을 돌아다니며, 억새숲의 마력에 빠져 허우적 거리며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어느덧 태양이 뉘엿 거리고 있었다. 억새축제가 열리고 있었던 하늘공원의 가장 큰 매력중 하나는 사방을 둘러봐도 콘크리트 빌딩 밖에 보이지 않는 서울에서 단 한 곳 한강하류가 위치한 서쪽 방향은 빌딩을 보지않아도 될 정도로 탁 트인 전망이 있었는데, 그곳은 서울에서 낙조가 가장 아름다운 억새가 간간히 불어오는 가는 바람에 가냘픈 몸을 떨고 있었다.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만든 하늘공원 속에서 빌딩이 보이지 않는 자연 생태공원으로 거듭나게 해 준 고마운 식물은 억새였고, 억세게 운이 좋았던 나는 태양이 뉘엿 거리기 시작하자 낙조를 담을 명소를 찾고 있었다.

억새축제의 장관을 담은 이 포스트는 동영상 1개를 포함하여 총 88개의 파일이 포함된 장편이므로 안단테 안단테로 태양과 억새와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감상하시기 바란다. 때로는 닮은듯 서로다른 이미지를 만날 수 있는데, 카메라에 포착된 모습들은 세상을 관조하는 방법에 따라 사물의 모습이 서로 달라지는 것 처럼, 우리가 만나는 수 많은 사람들도 이와 별로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담아 둔 그림이므로 참조하시기 바란다. 자...그럼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가 펼쳐지는 하늘공원 억새밭 현장으로 발길을 돌려 볼까. ^^*    






#1. 하늘공원에서 낙조가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딜까?


인산인해를 이루던 억새축제 마지막 날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한낮에 백발을 휘날리던 억새풀은 해가 뉘엿거리자 황금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손에 손 마다 카메라를 쥔 사람들이 일몰 때를 기다렸다가 황금빛으로 변한 억새밭의 장관을 촬영해 보려고 분주했다. 나도 그 중 한사람이었다.


어디로 가야 가을의 전설을 담을 수 있을까.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한강전망대 쪽으로 발길을 돌리다가 뒤를 돌아다 보니 하늘공원전망대는 사람들이 빼곡했고 억새 숲속에서 사람들은 가을의 전설을 만드느라 억새와 한 몸이 되고 있었다. 그 풍경이 또한 장관이었다. 사람과 억새풀과 태양이 빚은 장관이었는데 정작 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위치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서울에 살면서도 2년 전에 단한치례 방문해 보지않은 하늘공원에서 아름다운 낙조를 찾는다는 것은 주소지도 모른 채 서울에 처음 상경한 시골 노인이 김서방을 찾는 것과 닮은 일일까. ^^
 

다시 뒤를 돌아다 보니 아래와 같은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는데 울긋불긋 종을 알 수 없는 떨기나무들이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2. 하늘전망대에 자리를 내 준 한강전망대


하늘공원의 한강전망대는 신세대들이 즐겨찾는 곳이자 한강을 잘 조망할 수 있는 지역인데 그곳 전망대 곳곳에는 이런 낙서가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하고 있다. 낙서가 재미를 더해주는 곳은 흔치 않지만 이미 2년 전에 이런 낙서들을 섭렵한지라 그냥 눈에 띄는 낙서 하나에 촛점을 맞췄다. 다나가 지성 오빠(맨유의 박지성인가? ^^)에게 걍 한번 안부삼아 잘지내는지 끄적여 둔 낙서다. 얼마나 그리웠으면...그런데 또 누군가 방점을 찍은 게 넘 재밋다. (흠...내가 누구게?!...) 닥쳐!!...켁 ㅜ


아마도 다나씨는 이곳에서 가을의 전설을 만든 후 헤어졌거나 아니면 지성씨가 군대를 간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의 만남이란 늘 이별을 잉태하고 있는 것일까.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며 가을의 전설을 만들고 있는 남녀의 모습이 이채롭다.(흥...우린 남남이라고요...^^)


하늘공원 한강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별로 재미없어서 전망대 아래로 내려다 보니 알 수 없는 덩굴식물들이 빼곡히 촉수를 내밀고 있었는데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곳은 뉘엿 거리는 태양이었다. 이곳에서 낙조를 바라봐야 너무 평범한 장면인데 사람들이 대거 모여들어 자리를 잡을 수가 없었다. 억새축제에 와서 억새면 몰라도 한강을 촬영하는 건 용서못할 일 아닌가. ^^

#3. 억새밭 낙조의 명당은 어디메뇨?


그래서 미리 '내가 본 하늘공원 낙조 명당'을 이동경로와 함께 다음스카이뷰로 들여자 보면 대략 위와 같은 모습이다. 노란 실선은 처음 하늘공원에 발을 들여놓을 때 모습이며 1부에서 주로 봤던 풍경들이 연출된 곳이며 2부에서는 하늘공원전망대에서 내려와 한강전망대 쪽으로 이동하여 다시 낙조 명당으로 이동한 코스를 그려 봤다. 황색 실선은 억새밭 낙조 촬영을 끝으로 집으로 발길을 돌린 이동경로 이므로 하늘공원의 절반도 채 감상하지 못한 것인데 셔터를 눌러 댈 기회는 또 얼마나 많던지...ㅜ ^^


그리고 뉘엿 거리는 태양을 주시하며 발길을 돌려 명당자리를 탐색했는데


시간은 자꾸만 가고 태양은 점점 더 붉게 타오르고(사실 꺼져가는...ㅠ )


명당은 찾기 쉽지않고 시간만 자꾸 흘러가는데 사람들이 낙조촬영을 위해 몰려있는 장소에서 몇 컷을 촬영했지만 별로였다.


오히려 낙조 보다 낙조가 물들인 황금빛 억새밭이 더 장관처럼 보였다. 참 아름답고 황홀한 장면이자 전설이 될 장면이었다.

#4. 억새밭 너머로 뉘엿 거리는 태양


그리고 명당을 찾아 나서다가 꽤 괜찮은 장면 하나를 발견했다. 이분들이 서 있는 장소는 한강이 잘 내려다 보이는 곳인데 그들의 화각 속으로 김포 너머로 사라질 태양이 담길 걸 생각하니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차라리 역광에 비친 그들의 모습이 더 볼만 했다. ^^


하늘공원의 억새를 하얗게 만들었던 태양이 잠수(?)를 위해 마지막으로 긴 호흡을 하던 시간이었다.


그 장면을 태양과 맞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이런 모습이다.


한 커플이 카메라 앞을 느리게 느리게 걸어가며 속삭이고 있었는데 이 아름다운 커플은 무슨 약속을 하고 있었을까.(자갸...우리 맨날 이런데만 댕겨?!...) 아니면 (지성아...우리 친구 하지말고 애인하자...ㅋ ) 이런 말들?...그게 아니면 G20 정상회의가 국제정세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고 있었을까. ^^


나는 명당 자리를 찾고 싶어 응가 마려운 강쥐꼴이 되었는데 자칫 명당을 찾지못해 헤매다가 이런 장면 조차 놓치면 어떨까 싶어서 억새의 속살을 투명하게 비추는 낙조의 달콤한 볕을 렌즈에 투영시켜 봤다.


흠...꽤 쓸만했다.


그러나 이런 장면들은 억새와 낙조가 한데 어우러진 흔한 풍경이 아닌가.


그래도 한강을 바라보며 출처가 어딘지 조차 모를 낙조 장면 보다 차라리 이런 장면이 더 낫지않을까.


그리고 나무그늘 사이를 헤집고 삐져 들어온 낙조의 심호흡이 연출한 이 장면도 '하늘공원에서'이라고 써 놓으면 누가 믿겠나.


그러나 이 장면에서 주시할 장면이 하나 있었는데 조명을 뿌리듯 쏟아지는 낙조 뒤편으로는 태양 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옳거니..!


서울에는 어디를 가나 사방팔방 온통 빌딩숲이고 산에 빙둘러 싸여 있지만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시선에서 유일하게 서쪽은 시원하게 탁트인 공간과 함께 이 장면에 사람이 포함된다면, 가을의 전설은 기막히게 완성되며 하늘과 사람과 땅 위의 억새풀이 연출하는 삼위일체를 맛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발길을 급하게 돌렸다. 가을의 전설을 완성할 헌팅은 이렇게 대충 마무리 지어졌다.

#5. 억새숲에서 숨죽인 풀꽃들


그래서 바쁘게 미리 봐두었던 장소로 이동하던 중 억새풀섶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달님을 맞을 차비를 하는 감국 등 풀꽃들을 만났는데 사람들이 지나치는 길 옆에 소담스럽게 피었던 감국의 모가지가 뚝 잘려나간 모습을 발견했다.


이런 모습이다. 굳이 서정주님의 시를 비유하지 않아도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봄 부터 갈 까지 수많은 밤과 낮을 보냈을 것이며 그동안 불어닥친 비바람의 고통은 또 얼마나 심했을 것인가. 비단 감국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더 없는 행복감을 안겨주고 있던 억새 조차 1년에 단 한번 이렇듯 하얗게 만발하여 우리 인간들을 황홀경 속으로 끌어 당기지 않았던가. 하늘공원 억새풀의 향연을 둘러보는 동안 소수의 사람들은 억새를 한웅큼씩 꺽어 아이들에게 안겨주는 모습이나 아이들이 함부로 억새 목아지를 비트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진촬영을 위해서 억새밭을 무리하게 침범하여 억새밭 곳곳은 황폐해져 가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기도 했다. 한순간의 만족감을 위해 꽃을 꺽고 있었던 것이며 새하얀 깃털을 바람에 날리우고 있는 억새풀의 향연도 억새꽃의 향연이 아니었던가. 시중에 널리 알려진 꽃에 관한 불문율을 나열하면 이랬지 아마. 꽃을 함부로 꺽지 말라. 혹여 꽃을 꺽었다면 버리지 말라. 만약 그 꽃을 버리게 되었다면 버린 꽃을 줍지말라는 말이다. 하늘 공원 곳곳에는 자연을 너무너무 사랑한(?) 나머지 곳곳에 곳곳에 버려지고 구겨진 꽃들이 널려 있었다.


자연은 정말 위대했다.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니 잠자리와 풀꽃과 태양이 하나가 되어있었다.


우리가 섬겨야 할 신앙의 대상은 이런 것들이 아닐까.


우리는 아주 잠시 이 땅에 발을 디뎌놓을 뿐이고 언제인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바이블은 이런 우주의 질서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 있었지. 잠시 피었다가 사라지는 들꽃을 인간들의 삶에 비유하여 이사야 선지자는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듦은 야훼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사 40:6~7)"라고 말이다.

그 야훼의 기운이 잠시 우리들 곁을 떠날 차비를 갖추고 있고, 잠시 후면 달님의 정령을 보내 하늘공원의 억새를 은빛으로 물들이며 고향의 품과 같은 넉넉한 곳으로 우리를 쉬게 할 텐데, 유독 인간들만이 자연을 거슬러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보면 미천해 보이는 식물속에 깃든 정령은 또 얼마나 가슴 아파할까. 그러한 잠시 부지런히 발길을 옮기다 멈춘 곳에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억새밭의 조망 장소가 낸 눈에 띄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기준이므로 혹 이 포스트를 보신 분들께서 더 나은 조망장소가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

#6. 전국 통털어 낙조가 가장 아름다운 하늘공원 억새밭


서울에서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은 흔치않다. 비록 작은 면적이긴 했지만 낙조는 억새풀섶에서 오락가락 하며 금방이라도 지평선 넘어로 사라질듯 했는데 하루 일과를 마친 태양이 많이도 지쳐보였다. 그리고 작은 구릉지대를 사이에 두고 한 순간에 사라지며 투명한 하늘에 긴 한숨을 내 쉬는 모습이 뷰파인더와 시야에 동시에 나타났다.


붉게 물든 하늘과 억새와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억새숲 속에서 가을의 전설 대단원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황홀했던 장면은 어떤 모습일까.














위 장면들을 본 아내는 마치 외국의 광활한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낙조 같다며 "너무 아름답다"는 표현을 했다. 우리가 좁은 땅덩어리 속에서 늘 마주치는 산들과 빌딩이 마음 한구석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일까.


내가 서 있는 하늘공원의 낙조 명당 위로 사람들이 한치라도 더 높은 곳에서 낙조를 카메라에 담고 싶어하는 표정들이었지만


나는 그들을 바라볼 수 있는 조금 낮은 구릉 아래에서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억새풀과 사람과 하늘이 한데 어우러진 이 장면은, 다시 1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가슴깊이 각인된 채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세상사를 잠시 잊게해 줄 풍경이 아니던가.


아마도 작은 바위 위에 서 있는 이 분이 바라보는 낙조 장면은 서해바다를 가리고 선 한강하류의 모습일 텐데, 나는 이 분이 서 있는 모습이 오히려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 언덕에 서 있었던 사람들은 이미 가을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태양이 아직도 뉘엿거리고 있어서 장소를 이동했다. 그곳은 또다른 낙조 명당이었다.


위 그림과 함께 다음스카이뷰에서 확인되는 '내가 본 하늘공원 낙조 명당2' 위치였다.


자리를 옮겨 바라본 낙조는 작은 불씨가 되어 억새밭 전부를 태워버릴 듯 했지만


오히려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의 가슴속에 감동의 불길이 확 번지는듯 했다.


아...서울에서 이런 장면을 만날 수 있다니...




서울에서 내가 바라본 최고의 낙조가 나뭇가지에 걸렸다.


우리도 언제인가 하늘 저편으로 떠나야 할 텐데


하늘공원의 낙조는 세상을 떠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때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며 넌지시 일러주는 것 같다.


자연 속에서 사람들과 한데 어우러져 살면서 자연을 아끼며 또 이웃을 이롭게 하며 살라는 가르침을 낙조가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


이른 아침 부터 하루종일 억새를 빛내던 태양이 점차 빛을 잃어가며 달님에게 자리를 내주는 모습...


그 거룩함이 깃든 억새숲에서 만추를 재촉하며 집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태양이 하늘 저편으로 사라지자 마침내 억새가 서로 몸을 부딪치며 살그락 거리는 소리를 냈다.


금방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러나 낙조의 삼매경에 빠진 하늘공원전망대의 사람들은 자리를 쉬 뜨지 못했다.


아마도 그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하루 종일 머리위에서 뙤약볕으로 빛나던 태양이 사라진 억새 숲에서는 서서히 어둠이 깃들고 고요함이 도둑처럼 찾아왔다. ^^


하늘공원의 억새숲은 이런 모습이었다.


그들도 축제에 나선 우리들 처럼 낙조를 바라보며 떠나는 이 계절을 아쉬워 하고 있을까...






#7. 억새를 뒤로 하고...


쓰레기 매립장이 자연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하늘공원의 억새숲을 떠나며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첫번째 생각은 우리가 자연을 함부로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 하나와 또 하나는 훼손된 자연이 다시 복구되려면 수 많은 노력과  비용과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를 가슴설레게 하고 행복하게 만든 하늘공원은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가 먹고 쓰다버린 쓰레기 더미 위에서 만들어진 자연 생태공원이다.


난지도가 본격적으로 공원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때는 1994년 에서1997년 쯤이었으며, 그로 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최적활용방안을 마련하는 등 기본계획수립용역 결과를 토대로 침출수처리, 가스처리, 악취시설, 지하수오염차단시설 등 환경오염방지대책을 수립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억새숲 사이를 걷다보면 아직도 매립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활용하는 가스터빈, 배수처리를 위한 난지처리장 까지의 폐수배관시설 등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하늘공원으로 이름 붙여진 난지도는 그런 과정 등을 거쳐 마침내 서울시민들의 품에 안길 수 있었던 것인데, 서울에 가득한 빌딩숲만 보다가 하늘공원에 펼쳐진 억새들의 향연을 보니 우리가 아껴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보다 자세한 기록을 위해 위키백과에 실린 난지도의 역사를 살펴보면, 난지도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남쪽으로 홍제천, 북쪽으로는 성산천, 동쪽으로는 난지천에 둘러싸인 272만㎡의 땅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원래는 한강 둔치의 지류로 갈리는 꽃이 많이 피던 낮은 섬이었다고 하며 중초도(中草島), 꽃섬, 오리섬, 압도(鴨島), 문도(門島) 등으로도 불렸다니 오늘날 하늘공원의 선조격인 잊혀진 섬들이 억새숲으로 변한 모습인데 그 과정을 살펴보면 참 놀랍다. 난지도蘭芝島의 유래를 살펴보면 이름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듯이 난蘭과 지芝는 '그윽한 향기가 난다'는 난초와 지초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가 산업화 과정에서 오늘날 처럼 서울이 복잡한 도시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난지도에서 난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을까.


난지도의 역사를 살펴보면 1978년 쓰레기를 매립하기 직전에는 "땅콩과 수수가 재배되던 한강 어귀의 낮은 평지였다"고 말하고 있다. 또 "갈대 숲이 우거져 철새들의 낙원"이기도 했다고 한다. 서울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 난지도가 서울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지정되어 산업화 과정을거치는 동안, 서울의 급속한 팽창과 더불어 15년간 9,200 만톤의 엄청난 양의 쓰레기(산업폐기물, 건설 폐자재, 생활 쓰레기 등)가 적재되어 100여 m 높이의 거대한 산 두개로 변했다. 그리고 "난지도가 쓰레기 매립장이 되기 전에는 유명한 신혼여행지였다"고 하므로 그동안 우리는 난지도와 하늘공원을 맞바꾼 것일까.


1978년 이후 15년 동안 난지도는 거대한 쓰레기 산이 되었는데 그 크기는 98m 높이에 2,715,900㎡에 달했다. 또 난지도의 쓰레기 적재량은 계속 늘어나서 하루 트럭 3,000대 분량의 쓰레기가 버려졌고, 마침내 '기자 대 피라미드'의 33배에 이르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만 들여다 보면 현재 "한국은 세계에서 일일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라며 위키백과에 등재해 놓고 있다. 놀랍다.ㅜ


그리고 1993년에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는 수용 한계량에 도달하여 폐쇄되었으며 서울의 쓰레기 매립지는 인천 서구에 조성된 수도권 매립지로 이전할 때 까지 15년간 8.5톤 트럭 1,300만 대 분의 쓰레기를 수용하였고, 그 부피는 91,972,000㎥에 이르렀다고 하니 하늘공원의 역사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건 아니었다. 현재 난지도 매립지 부지는 2020년 까지 '안정화 작업'에 돌입한 상태며, 방벽은 오염 하수가 한강에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껍게 둘러쳐졌고,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및 다른 혼합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는 인근의 월드컵 공원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 시설의 열에너지원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자료: 위키백과>


위 자료들은 포스팅을 하면서 끄적여 둔 것이지만, 하늘공원에서 펼쳐진 억새들의 향연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처음 이곳에 올 때 느낌 처럼 결코 가볍지 않았다. 최소한 너댓시간 동안 억새숲의 황홀경에 빠져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느낌이 억새숲과 멀어지며 빌딩숲을 바라보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결코 편하지 않았다. 다리도 피곤했지만 잠시 서울에서 도시의 풍경을 떠나 구름속을 거닐며 가을의 전설을 만들게 해 준 억새풀이 만든 후유증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을 '한강의 기적'으로 부르고 있는데 그 기적을 만든 것은 "세계에서 일일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가 쌓아 올린 쓰레기 더미의 변신이었고, 난초향과 지초향이 흩날리던 난지도와 맞바꾼 억새숲의 하늘공원 모습이었다.


그 하늘공원 아래 쓰레기 더미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및 다른 혼합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가 상암월드컵의 열에너지원이 되었다니 난지도가 잉태한 또 다른 생물 같아 보였다. 현재 월드컵 공원은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의 5가지 테마공원으로 조성되어있으며, 이 중 본래의 쓰레기 매립부지에 해당하는 구역은 난지도 제1매립지에 들어선 노을공원과 제2매립지에 조성된 하늘공원이다. 난초와 지초가 억새로 환생한 장면이 지금껏 봐 왔던 황홀한 장면일까.


집으로 돌아가는 하늘공원 계단길은 사람들이 너무 몰려 두 줄로 줄을지어 하산해야 했다. 거의 서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낮에 본 하늘공원 계단길은 밤이 되자 이렇게 변했다.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가득 안겨준 억새숲의 낙조는 어둠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상암월드컵 경기장 뒷편으로 노란 달님을 내 보냈다.

하늘공원 '억새축제' 관련 포스트 가을의 전설이 된 하늘공원 억새축제


우리나라 통털어(?) 낙조가 가장 아름다운 억새밭은 어둠 저편으로 사라졌지만, 
내 가슴속에서 여전히 황홀하게 하늘거리고 있다.

흠...그곳이 하늘공원이라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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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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