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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미주알고주알이 깃든 백령도 말미잘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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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고주알이 깃든 백령도 말미잘의 추억
-생명과 평화의 섬 백령도를 꿈꾸며/ 제6부,바다의 꽃 말미잘을 잉태한 생명의 바다-


콩돌 해변의 보석들이 잔잔한 파도에 잘그락 거리며 소리를 내는 해변 끄트머리에 작은 바위섬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섬은 썰물의 해변과 약 1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는데 바위는 온통 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누군가 일부러 도배를 해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그 섬으로 폴짝 뛰어 오르는 즉시 내 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랐다. 작은 바위 위에는 움푹 패인 작은 웅덩이들이 여기 저기 널려있었는데 바위 위에 오르자 마자 내 눈에 띈 것은 말미잘이었다. 말미잘이 나를 놀라게 하다니...나는 즉시 바위 위에 쪼그려 앉아 수십년전의 추억을 떠 올리며 카메라를 만지작 거렸다. 말미잘의 추억이었던 셈이다.





백령도 점박이 물범 생태체험 투어에 나선 직후 백령도에 도착하자 마자 바쁜 일정이 시작되고 있었다. 백령도 용기포 항에 도착하여 사곶 마을회관에 짐을 내려 놓고 이동한 곳은 세계에서 두 곳 밖에 없는 천연 활주로가 있는 사곶 해수욕장에 이어, 백령도를 이루고 있는 규암이 억겁의 세월의 통해 만들어 낸 보석 같은 콩돌해변의 모습에 반하여 이곳 저곳을 살피다가,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말미잘은 내게 또한 보물같은 존재였다. 그 보물은 바다의 꽃이라 불리우며 까마득한 향수와 더불어 추억을 토해내게 만들었다.


내 고향은 부산이며 어릴적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그곳에서는 말미잘 뿐만 아니라 성게며 조개며 해초 등이 보물처럼 널린 바다를 끼고 있었다. 국민학교(초딩) 다닐 때 원정 삼아 간 곳은 감만동이나 용당 이기대 해운대 송정 월래 기장 송도 다대포 등지였는데 그때는 그곳을 가기 위해 큰 맘을 먹어야 했다. 생각해 보라. 초딩이 엄마나 아빠 몰래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가겠다고 우기면 누가 허락해 줄 것인가. 그것도 자칫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바닷가며 인적이 드문 곳인데 말이다. 그래서 학교 수업이 일찍 끝나면 부모님 몰래 친구들과 의기투합하여 바닷가로 나갔던 것인데 맨 먼저 가 본 곳이 봄 소풍 때 가 본 감만동 바닷가다. 나는 지천명의 나이에 접어 들었어도 아직도 그곳 풍경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꿈꾸는 그곳'이 지금은 컨테이너 부두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ㅜ


따라서 콩돌 해변에서 발견된 말미잘은 내 가슴속에 깊이 잠들고 있었던 추억을 일깨우며, 콩돌 해변의 작은 바위섬에 쪼구려 앉게 만들며 몇장의 그림과 영상을 만들고 있었다. 컨테이너 부두로 변한 감만동의 당시 모습을 잠시 회상하면, 작은 언덕 위에 올라서자 마자 고운 모래가 깔린 해수욕장이 있었고, 갯바위들이 반쯤은 물에 잠긴 채 멀리 해초로 덮힌 바위가 파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곳이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그 해변으로 달려가 수영을 하곤 했고, 초딩들이 가슴팍 주변의 수심에 자멱질만 해도 그곳에는 해삼이며 멍게며 바닷게들이 언제든지 잡을 수 있기도 했다.


그러나 어른 주먹만한 이름모를 바다 게들이 두 팔을 벌리고 저항하다가 손이 깨물리기도 하여 포기한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또 해삼은 보기만 해도 얼마나 징그러웠는지 갯바위 아래 해초 사이로 보인 해삼들은 나중에야 귀한 해산물인줄 알 정도였다. 요즘 우리가 남태평양으로 여행을 다녀와서 본 풍경들이 고스란히 부산 앞 바다 곳곳에 있었고, 그 추억들이 고스란히 가슴속에 박제됐다가 콩돌 해변에서 발견된 말미잘을 보는 순간 다시금 따개비나 홍합 만큼이나 널려있던 말미잘의 추억에 잠겼던 것이다.

 오늘날 부산에 살고계신 분들이 이같은 증언을 들으면 잠꼬대 정도로 들릴 것도 무리가 아니다. 얼마전 부산세계불꽃축제가 열렸던 광안리 해수욕장은 해수욕장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였으므로, 우리가 잃어버린 깨끗한 자연 환경과 청정한 바다는 남태평양이나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됐던 것일까.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 콩돌 해변의 한켠에서는 썰물때 남기고 간 바닷물이 바위섬 작은 웅덩이에 고여있었고, 그곳에는 자연산 굴과 해초들과 홍합과 말미잘 등이 밀물을 기다리며 조용히 쉬고 있는 모습이었다. 오래 전 부산 앞 바다에서는 참 이상하게도 생긴 말미잘 앞에서 손가락을 넣어 보기도 하고 꼬챙이로 못살게 굴기도 한 바로 그녀석이었다. ^^

바다에서는 산호초와 함께 바다의 꽃으로 불리우던 말미잘이다. 그 말미잘이 눈 앞에 나타났으니 오죽 반가웠겠나. 그래서 나는 백령도 점박이 물범의 존재를 잠시 까맣게 잊고 있었다. 콩돌 해변의 보석같은 콩돌들은 잘그락 거리며 바다에 몸을 담갔다가 뛰쳐 나오기를 거듭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백령도 점박이 물범 '생명과 평화의 섬 백령도를 꿈꾸며 제 6부'에서는, 생김새가 절묘한 말미잘의 정체등 대해 자료를 뒤적여 가며 생태체험을 간접적으로 해 보기로 했다. 먼저 말미잘 이미지를 검색해 보니 대략 512,000여개의 미미지가 쏟아져 나왔고, 바다를 화려하게 수 놓는 말미잘은 각양각색으로 눈 앞에 펼쳐졌는데 그 중 일부를 켑쳐해 보니 이런 모습이다.

출처 http://www.google.co.kr/images?hl=ko&rlz=1T4GGLR_koKR294KR294&q=Sea%20anemone&um=1&ie=UTF-8&source=og&sa=N&tab=wi&biw=1259&bih=527

세상의 바다 속에는 이렇듯 다양한 종류의 말미잘이 살고 있고 그 종류만 해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며, 내가 쪼구려 앉은 바위위에는 보잘것 없는듯한 말미잘이 콩돌이 굴러가는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밀물 때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보잘것 없어 보이는 이 말미잘을 본지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고 육지에서 가까운 바닷가를 수도 없이 다녔지만, 내 눈에 말미잘이 띈적은 이번 에코투어가 처음이었다. 콩돌해변에서 말미잘을 만나지 못했드라면 최소한 내 기억속에서 말미잘은 잊혀진 존재나 다름없었고 우리들 곁에서 멀어져간 생물이 틀림없었다. 말미잘이 아무곳에나 서식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산업화로 황폐해진 바닷가에서 사라진지 오래 되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나는 어릴 때 말미잘을 본 이후로 다시 만났을 때 말미잘이 콩돌 해변의 규암 자갈 못지않게 귀한 대접을 받아야 마땅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전 말미잘의 추억을 간직한 채 마음속으로 말미잘을 콕 콕 건드려 보던 기억을 되살리며 혼자서 내심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말미잘은 도대체 사람들로 부터 어떤 대접(?)을 받고 있었던 것일까.


일반에 꽤나 알려진 말미잘의 정보 등을 참고하면 이렇다. 그림과 같이 말미잘은 화려한 촉수를 가지고 있는데 촉수가 얼마나 예민한지 근처에 이물질이 닿는 즉시 촉수를 얼른 몸 속으로 집어 넣는다. 그 모습 때문에 어릴적 초딩의 장난감(?)이 되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우리네 선조님들은 사람의 항문을 닮았다고 해서 '미주알'이라는 재밋는 이름을 붙였는데 말이 미주알이지 '똥꼬'라고 불리우는 '똥구멍(이거 금칙어 아니죠. 우리말은 왜 이렇게 적나라한지...ㅜ)'이 아닌가. ㅜㅜ

그러니까 미주알고주알이란 말미잘의 생김새 처럼 입과 항문 까지 속을 다 들어내 보이는 수다이므로, 정체가 모두 탄로나는 말을 뜻하고 있다. 고주알은 운율로 그냥 붙여둔 말(어떤 분은 고조高祖 적 까지 다 털어놓는다는 뜻의 어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라고 하므로 '미주알 고주알' 함부로 쓰지 말아야지. ㅜ  ^^* 아울러 정약전 선생의 그 유명한 <자산어보>의 기록에 말미잘을 '홍미주알'이라고 칭하면서 '오랫동안 이질을 겪으면서 탈항한 것 같다'고 전하고 있으므로, 말미잘의 추억이란 표현은 '똥꼬의 추억'이란 말인가. 아흑!...그럼 여태껏 내가 좋아했던 추억이 그것이란 말이지.ㅜㅜ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와 달리 서양에서는 말미잘을 '바다의 아네모네'로 불렀다. 먹이를 포획하기 위해 말미잘이 촉수를 움직이며 하늘 거리는 모습이 화려한 꽃을 보는듯 하여 지어낸 모습이라고 하므로, 참고로 켑쳐한 그림이 바람의 신 제프로스가 사랑한 아네모네 꽃 모습과 흡사하지 않는가. 아...그러나 꽃의 여신 플로라에게 미움 이상의 저주를 받았던 것일까. 재밋는 것은 말미잘이 포획한 먹이는 항문이 없어서 다시 입으로 통해 배출되는, 몸 속이 넓고 빈 방의 구조인 강장으로 되어 있으므로 '강장동물'로 불리는데 입과 항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서 '없다'는 표현이 맞는 말이다. 그럼 똥꼬의 추억이 아니네. ㅋ ^^


작은 바위섬 위에 달라붙어 있는 말미잘을 들여다 보며 신기해 하고 있는 동안 바위 근처에는 홍합이 입을 딱 다문채 일렁거리는 해초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백령도가 일반인들이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한 이유가 육지로 부터 멀리 떨어지긴 했지만 오히려 농사와 어업활동 등 주로 농경사회의 모습을 간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백령도는 말미잘 뿐만 아니라 다시마 미역 등 해산물이 자연산으로 잘 자라며 잡히고 있는 천혜의 어장이었다. 또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나라 영토인데 비해 출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자그마한 용기포 항이어서 마치 백령도의 운명이 말미잘의 생리를 닮은듯 더 이상 북으로 진출할 수 없는 곳에 위치하며 백령도 점박이 물범만이 이 해역을 마음껏 오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 한적한 콩돌 해변 곁에서 초록빛 화려한 말미잘이, 촉수를 느리게 느리게 움직이며 쪼구려 앉은 내 앞에 등장하며 까마득한 추억을 되살리고 있었다. 백령도는 바다의 꽃 말미잘을 잉태하고 있었고 말미잘은 내 소중한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콩돌 해변에서 볕을 쬐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콩돌 해변에서 잘그락 거리던 작은 콩돌들이 기억 저편에 있었던 추억을 잘디 잘게 부수며 나를 수십년 전 바닷가의 기억을 되살려 놓았다. 그 기억속의 바다가 백령도란 말이지. 백령도는 그렇게 세상과 격리된 채 우리와 멀어져 있었고 그 바다에 점박이 물범이 동시에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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