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취임전부터 내 걸린 태극기 '3.1절'까지, 잘하는 걸까?

대통령취임전부터 내 걸린 태극기 '3.1절'까지,
잘하는 걸까?...

며칠전 대통령 이취임식을 끝으로 새로운 대통령이 5년동안 국정을 이끌게 되었다. 다 아는 사실이다.
대통령취임날에 맞추어 전국적으로 태극기가 게양됐다. 당연하다.

새 국가원수가 취임을 하는 일은 국가의 경사임에 틀림없다.
특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던 사람의 입장도 이와 같을 것이다.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에 이와 같이 국기를 게양하여 축하를 표시하는 일이나
국가의 기념일이나 국가가 따로 정하는 날에는 국기를 게양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태극기를 게양하는 기간에 대해서는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84.2.21, 대통령령 제11361호)을 살펴보면  
연중 국기를 게양하는 곳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단체의 청사, 각급 학교에서는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 국기게양 방법에 따라서 태극기를 게양해야 할 것이고,

공항이나 호텔 등 국제적인 교류장소, 대형건물, 공원 등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곳 등은
연중 국기게양을 권장하고 있다.

아울러 국기는 심한 비 · 바람(악천후)등으로 국기가 훼손되어
그 존엄성이 유지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게양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으며
연중 계속해서 게양해도 무방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규정은 '국기는 제작·보존·판매 및 사용시 그 존엄성이 유지되어야 함'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늘 오후5시 경 촬영한 이 그림들이 '존엄성'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서  
'대통령취임전부터 내 걸린 태극기 3.1절까지, 잘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대통령취임이 있던 날 부터 오늘 오후5시 현재까지 밤낮없이 대로변에 게양되어 있는 태극기는
 대통령취임전 날, 대로변에 내 걸려있었는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그대로 게양되어 있어서 사흘은 게양하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오후에도 계속 걸려 있어서 '기왕에 내 건 국기...31.절 까지 걸어두자'라는 심산을 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쓸쓸...신경 쓰이게 한것이다.

'존엄성'이란, 감히 범할 수 없는 높고 엄숙한 성질이라고 국어사전은 말하고 있다. 옳은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존엄성이란 가치에 대해서 싼 값을 매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존엄성을 훼손한 사람들은 다름아닌 '국가원수'가 아닌가 했던 것이다.

5.16군사쿠데타 이후 조석으로 강요(?)되던 애국가부르기나 국기에 대한맹세 같은 의례는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슬슬 잊혀지는가 싶더니 마침내 학교나 관공서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처럼 되고 말았다.
억지로 만드는 애국심이나 경건함이나 존엄성은 종국에 무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기도 했다.

한때 군사독재로 국민들을 탄압한 정권이나 대를이어 등장한 국가원수들은
크고작은 대형사건을 일으키며 국가원수라는 이미지에 걸맞지 않은 '권위'를 실추시켰고
마침내 도덕적이미지와는 별개인 대통령을 국민들이 뽑아놓고 엊그제 취임식을 치뤘던 것인데,

솔직히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면 자랑스러워야 할 텐데 그러하지 못했고
자꾸만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보았던 '말 바꾸기'가 떠 오르는것이어서
국가원수의 존엄성은 물론이거니와 태극기의 존엄성 마저 시큰둥 해 보이는 것이었다.

감히 범할 수 없는 높고 엄숙한 성질의 존엄성이란
그 존엄성을 지키고자 노력할 때 가능한 것으로 제일먼저 국가원수가 도덕적 존엄성을 가질 때
국기는 존엄하지 말라해도 존엄할 것이며 그 나라 국민들 조차 존엄해 질 것이나,

매일 듣고 보는 말이나 행동들이 존엄을 내 팽개치는 무례를 범하기 일쑤면
일찌감치 싹수노란 정권이 되고 말 것이며 존엄성하고는 거리가 먼 원수가 될 것이다.

존엄성은 그래서일까?
헤프지 않으며 촐랑대지 않고 엄숙하여 여러분들이 스스로 따르고자 하는 신앙처럼 드 높여지는 것인데
길 거리를 포장하다시피 내 건 국기들은 축구 국가대항전에서 본 태극기보다 존엄성이 덜해 보인다.
귀한 것은 귀하게 쓰일 때 비로소 귀할 것이다.

해방후 두세대를 거치는 동안 많이도 달라진 국경일 표정이며
도덕을 팽개치고 '경제'를 선택한 우리들이 두고두고 고민해야 할 숙제가 '나라와 태극기에 대한 존엄성'이다.

태극기...꼭 필요한 날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기간만큼 게양하는 제도를 생각해 볼 시점이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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