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 '황금빛'으로 변하는 절벽이 있다
-생명과 평화의 섬 백령도를 꿈꾸며/ 제8-2부, 황금빛과 해국향 넘치는 두무진의 두 얼굴-
아...이럴수가!...내 앞에는 거대한 황금덩어리가 나타나 있는듯 꿈을 꾸는듯 했다. 두무진의 단애는 뉘엿거리는 태양빛을 머금고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는데 백령도를 이루고 있는 규암이 빚어낸 절경이 다시금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해안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올려다 봤던 두무진의 절경과 또다른 풍광이었다. 두무진의 두얼굴이었던 셈인데 일행과 떨어져 허둥거리며 두무진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서자마자 그곳에는 황금빛 두무진을 더욱 귀하게 만들고 있는 해국이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발 끝으로 벼랑이 펼쳐져 있고 아득히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두무진 벼랑끝에 서 있었다.
태고적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두무진은 사항포 포구를 끼고 있는데 두무진(頭武津)이란, 억겁의 세월 동안 세월과 파도에 다듬어진 규암이 줄지어서, 마치 장군들이 회의를 하는 듯 한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장군바위 등의 해층기암이 60~70m까지 치솟아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이런 모습은 백령도의 모암인 규암이 경기편마암 복합체<경기편마암복합체 (지질학) [京畿片麻岩複合體]>를 이루며 단애로 구성(시생대 약 25억~38억 년 전)되어 다수의 "sea stack"이 형성 되어 있고 해식 동굴이 발달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억겁의 세월이란 표현이 딱 들어 맞는곳이 두무진의 모습이다. 낙조에 황금빛으로 변한 두무진의 모습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브리테니커 사전속 '규암 quartzite'에 대한 자료를 첨부하면 이렇다. 규암은 단단한 석영암으로 바뀐 사암(砂岩)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 보통 사암과는 달리 공극(孔隙)이 없고 깨진 표면이 평탄하다. 망치로 때릴 경우 모래입자 둘레로 깨지는 것이 아니라 모래입자를 관통하여 깨지므로, 표면이 거칠거나 입상조직(粒狀組織)을 나타내지 않고 매끈하게 나타난다. 정규암(正硅岩)은 지표면 아래의 간격수(間隔水) 안에 있는 실리카가 침전됨으로써 사암이 규암으로 바뀐 것이고, 변성규암(變成硅岩)은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재결정화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규암이다."라고 말하며 또 "규암은 대부분 90% 또는 그 이상의 석영을 포함하고 있으며, 어떤 것은 99% 함유하고 있는데 이것은 지각에서 실리카의 농도가 가장 크고 가장 순수한 물질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석영에 투영된 낙조가 두무진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백령도 '점박이 물범 관련 포스트 제8-1부<서해의 해금강 '두무진'의 신비한 절경 두가지>에서 소개해 드렸지만, 여러분들이 쉽게 두무진을 접할 수 없을 것 같은 노파심에서 다시한번 끄적인 이유는 화강암에서 발산하는 둔탁한 빛과 규암에서 발산하는 영롱한 빛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었다. 콩돌 해변에서 만난 콩 처럼 작은 규암 자갈들도 그래서인지 속이 비칠듯 마치 보석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점박이 물범 생태체험 투어에 나선 직후 일행들이 두무진에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시간에 쫒겨 더 머물지 못했는데 본 포스트는 두무진의 또 다른 모습 때문에 지체하며 촬영한 장면들이다. 아쉽기도 하여 다시 백령도를 방문하면 두무진에서 오래토록 머물고 싶은 곳이 두무진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이며, 두무진을 이루고 있는 단애에 자라고 있는 풀꽃들이었다. 그 환상적인 장면을 소개해 드린다. 백령도 '점박이 물범' 관련 포스트 나를 잠못이루게 한 백령도 점박이 물범/바다에서 바라 본 인천대교 어떤 모습일까? /롤러코스트 보다 더 짜릿한 웨이브코스트?/소청도의 들국화 향기에 놀란 사람들/세상에 두 곳 밖에 없는 천연 활주로/콩돌 보석을 품은 보물섬 아시나요?/미주알고주알이 깃든 백령도 말미잘의 추억/천안함, 내 양심 뒤흔든 '통한의 바다'에 서다/서해의 해금강 '두무진'의 신비한 절경 두가지 |
아...이럴수가!...나는 속으로 한탄에 가까운 감탄을 하고 있었다. 일행들은 저만치 앞서 있는데 두무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 올라서자 마자 내 눈 앞에 맨 먼저 나타난 모습은 두무진의 단애 끄트머리에 납짝 달라붙은 풀꽃들이었다. 들국화와 해국이었다. 소청도를 거쳐 대청도를 지나오면서 봤던 풍경속에, 소청도를 노랗게 물들였던 들국화는 대청군도 곳곳에서 자라고 있었다.
해국과 들국화의 모습을 보는 순간, 이들이 이곳에서 꽃을 피우는 동안 얼마나 모진 고통의 시간을 보냈는지 단박에 짐작이 갔다.
콩돌 해변에서 만난 해국만 해도 키가 한뼘 이상은 더 자랐고 어떤 해국들은 크기가 30cm는 족히 되어 보였지만 두무진에 피어있는 해국이나 들국화는 반뼘 정도 자라있었고 잎은 도톰하여 보통의 해국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바다의 향기를 온 몸에 담고있는 해국이 아니라 또 다른 종의 풀꽃처럼 여겨졌다.
이들 해국이나 들국화를 난쟁이로 만든 건 순전히 해풍 탓이었을 것이며 그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몇 안되는 흙더미가 이들 풀꽃의 진화를 통해 마치 잔디가 피운 꽃 처럼 작아진게 아닌가 싶었다.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밤과 낮을 고뇌에 찬 시간들로 보냈을까. 일행들과 쳐진 이유는 두무진의 풀꽃들 때문이었다.
두무진의 전경이 바라다 보이는 해안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볼 수도 없었던 해국이 규암에 비친 낙조 때문에 황금을 두른듯 하고, 규암은 어느새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는 환상적인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참고 하시기 바란다. 나는 포토샵 하고는 일찌감치 담을 쌓았다. 그건 '풍경의 조작'이었기 때문에 나의 생리와 지극히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황홀한 장면 앞에서 나는 한탄에 가까운 감탄을 하며 이들의 환상적 존재감에 미쳐들고 있었다.
아...이럴수가!...
억만겁의 세월을 한 자리에서 버티고 선 두무진 단애 끝에서 해국이 서해바다의 향기를 날리며 태고적 신비를 전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당겨보니 손에 잡힐듯 가까운 곳에서 해국들의 합창이 이어지고 있었고, 두무진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두무진 장군바위 옆으로 두무진을 황금빛으로 물들일 색소들이 쏟아져 내리는 곳...
그 바다를 내려다 보며 두무진의 두얼굴은 그를 간절히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일까.
벼랑끝에서 내려단 본 바다는 가끔 철썩이는 소리만 내고 있었는데 억만겁을 더하는 동안 풀꽃들은 이 벼랑위에서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었던 것일까. 나는 이 신비로운 광경 앞에서 풀꽃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채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아마도 이 광경을 제대로 본 사람들이라면 롤렐라이 언덕의 전설을 단박에 떠올리지 않을까. 두무진 앞 바다를 항해해 가던 뱃사람들이 해질녘 두무진을 바라봤다면, 어느덧 그들이 타고 있던 목선은 두무진 앞에 다다랐을 것이며, 어느새 암초에 부딪쳐 바닷물에 모두 빠져죽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행히도 두무진 언덕 위에는 인어는 살고있지 않았다.
그러나 두무진 단애 끄트머리에는 납짝 엎드린 들국화가 다소곳이 피어 이방인의 발길을 벼랑 끝으로 유혹하고 있었다.
나는 두무진의 또 다른 얼굴에 이끌려 벼랑끝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 서면 비릿한 바다내음과 함께 발 끝으로 들국화 향기가 코를 찌를듯 하다. 두무진 아래에는 아직 두무진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일행 몇몇이 보인다. 나 혼자만 두무진의 유혹에 이끌렸던 건 아니었지만 나는 용케도 낙조에 물들어 가는 황금빛 두무진의 황홀경에 빠져들 수 있었다.
바닷 바람이 싣고 온 황금빛 고운 가루가 두무진의 규암에 부딪치면 두무진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이었다. 마치 일부러 포토샵으로 황금빛을 두른듯한 모습인데 실제 모습은 더욱 환상적이었다.
해안에서 평면으로 바라본 두무진의 모습과 전혀 다른 느낌이다. 켜켜이 쌓인 규암층이 억만겁의 세월을 말해주고 있고, 그 세월이 자그마치약 25억~38억 년 전에 시생된 것이라 하므로 두무진은 시간을 박제해 둔 시간박물관이라고나 해야 할까.
조금전 내가 서 있던 자리가 보인다. 한 때 사람들이 저 좁은 통로를 이용하여 두무진의 빼어난 광경을 감상했나 본데 현재는 철제 울타리를 둘러 놓고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두무진의 두 얼굴에 이끌려 나도 모르는 사이 돌아설 자리도 없는 저 좁은 길에서 두무진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단한 유혹이었다. 그래서 롤렐라이 언덕의 전설이 어떠했는지 이제야 겨우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롤렐라이 언덕이 감히 두무진에 비교나 될려나.
발 끝으로 펼쳐진 두무진의 합창이 막 시작되었다.
황금가루가 쏟아져 내리는 두무진 언덕위에서 서해바다의 대서사시가 울려퍼지면서 들국화의 코러스가 두무진을 더욱더 웅장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휘자는 누군가. 그 지휘자는 억만겁의 세월이었으며 낮과 밤을 주관하는 햋님과 달님이었다. 그리고 한시도 빠짐없이 박수로 응원해 준 파도가 벼랑 저 끝에서 바위에 철썩이고 있었다.
마치 꿈을 꾸는듯 했다.
두무진 장군바위 머리끝에서 부터 평행을 이루고 있는 내 발끝 곳곳에는 풀꽃들이 납짝 엎드려 이방인을 숨죽여 지켜보는 듯 했다. 나는 한순간 벼랑끝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저만치서 녹색연합 안근호님이 점잖게 나를 불러 세웠다. "...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라고 말이다.
그러나 나는 이 황홀한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않아 한순간 쏟아버린 보석들을 다시 주워담느라 셔터를 재촉했다. 달님과 사람과 풀꽃과 그리고 두무진...
나는 다시 시간이 박제된 두무진의 단애 꼭대기에서 언제 다시 보게될지도 모를 샛노란 들국화 향기에 코를 들이밀고 있었다.
그곳에는 민들레만 한 들국화가 빛깔도 곱고 선명하게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벼랑끝에서 같은 크기로 자란 해국이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안녕... ^^
한 뼘 정도 더 벼랑 끝으로 다가서니 그곳에는 또다른 해국이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얘들아 안녕?...안녕하세요. 아저씨...^^
풀꽃들의 눈망울을 생각하면 차마 이곳에서 발길을 돌리고 싶지 않았고, 억만겁의 시간을 박제해 둔 듯한 두무진의 단애는 블랙홀 같은 존재였을까.머문 시간 조차 10여분도 채 안되었을 것이지만 까마득한 시간이 흐른듯 했다. 두무진 언덕에 서면 그래서 규암의 입자처럼 작아지지만 우주 저편 끝에서 지구별로 날아온 빛의 색소들과 풀꽃의 향기 때문에 순식간에 온 몸은 황금빛으로 변하며 그 짙은 풀꽃의 향으로 머리속 조차 텅 비게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망부석이 되어도 좋으니 다시 한번 보자꾸나.
두무진의 단애 맨 꼭대기에 핀 해국과 그 아래 꽃을 피운 들국화 좀 보소.
그리고 발걸음을 옮기니 두무진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달님에게 자리를 내 주고 있었다.
이 모습이 백령도 '점박이 물범' 생태체험 투어 첫날 마지막으로 본 두무진의 모습이다.
두무진 장군바위가 내려다 보이는 언던 위에 서서 두모진의 두 모습과 참 모습을 보게될 줄이야.
백령도의 마음이나 심장과 다름없는 두무진의 절경을 만나봤으므로 하루 저녁은 사곶 마을회관에서 묵고, 세계에서 단 두곳 밖에 없는 천연활주로인 사곶 해수욕장의 진귀한 일출 장면을 다음편에 소개해 드린다. 우리나라 곳곳에 많은 일출 장면이 있는데 사곶 해수욕장의 일출이 왜 진귀한지 다음편 기대해 주셔도 좋다. 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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