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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혹시 '개똥참외'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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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개똥참외' 아시나요?
-볼수록 기분 좋아지는 개똥참외-


정말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 스러운 참외지요?  푸른빛깔로 탐스럽게 달려있는 이 참외는 보통 참외와 다른 '개똥참외'입니다. 이름이 참 별나지요. 걍 참외가 아니라 참외 앞에 '개똥'이라는 접두어가 붙어있습니다. 개똥+참외란 말이지요. 그러니까 이 참외는 개똥과 관련이 있다는 거죠. 보통 참외와 달리 개똥참외는 밭에서 재배하는 게 아니라 개똥이 거름이 되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가 하면 이렇게 탐스러운 열매 까지 맺었습니다. 요즘은 이런 참외를 구경하기 매우 힘든데 농촌에서는 아주 가끔씩 볼 수 있는 과일입니다.

도회지에서 이런 개똥참외를 볼 수 없는 이유는 개똥참외가 농경사회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회지는 아파트 내부에 화장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응가를 보면 응가는 모두 정화조로 사라지지만, 예전에는 재래식 화장실을 통해 대소변이 모두 밭으로 뿌려졌습니다. 그게 거름이 된 것이죠. 그 거름속에는 우리가 맛있게 먹었던 참외씨가 소화되지 않고 있다가 밭에 거름과 함께 뿌려진 이후 발아가 되어 늦은 여름 내지 가을 또는 겨울이 다가올 때 까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그 열매가 개똥참외란 것이죠.
(흠...개똥참외란 단어가 왠지 향수鄕愁를...ㅜ ^^)
 


그러나 진정한 개똥참외란, 보다 껄쭉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겠네요. 그래서 요즘 보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예전에 말이죠. 저 어릴 때만 해도 흔한 광경이었습니다. 요즘은 근사한 이름으로 불리우는 애완견 내지 반려동물이 그 때는 국어책에 표기된 '바둑이'가 아니라, 요즘 처럼 사람이름을 사용하며 스스로 엄마 아빠가 되는 게 아니라, 대체로 '메리' 또는 '워리'나 '도꾸'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이 호칭이 꽤 럭셔리한 이름같았죠. 바둑이 이름에 외제 냄새가 묻어났으니 말입니다. 그땐 외제면 다 좋은줄 알았던 때죠. 그러나 매리나 워리의 실상은 너무도 달랐습니다. 녀석은 뒷마당 또는 툇마루 가까운 곳에서 턱을 바닥에 괴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가, 어머니께서 워리~하면 쏜살같이 꼬리를 흔들며 달려와 응가 자세를 취하고 있는 막내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이하 표현 생략... ^^)


그 어린 막내의 배설물 속에는 참외씨가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죠. 뭐,이런 일은 저희 집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매리나 워리를 한마리씩 키우고 살던 이웃에도 같은 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워리를 '똥개'라고 불렀습니다. 그 워리는 다시 그들만의 은밀한(?) 장소에서 볼 일을 마쳤는데 그 자리에는 전설 처럼 '똥개참외'가 싹을 틔우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참외 때문에 재밋는 속담이 하나 생겼습니다. 개똥참외는 먼저 보는 게 임자라는 말이 그것이죠. 주인없이 제 마음대로 자란 과일이었으니 그럴만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개똥참외의 삶의 주기를 결정하는 연결고리가 단절되었기 때문에 도회지에서는 이런 참외를 구경하기가 매우 힘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 아주 가끔씩 들르는 구룡마을의 한모퉁이에서 개똥 대신 퇴비더미에서 자란 개똥참외를 발견하며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어른들 주먹 보다 더 크게 자란 이 참외는 아직 먹을 만큼 잘 익지는 않았지만 짙은 녹색으로 치장하여 이파리 밑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탐스럽고 기분이 좋아지는지 향수를 절로 불러들이고 있더군요. ^^  



얼마나 탐스러운 모습인지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봤습니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 문턱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자라고 있는 개똥참외는 요.


서울 강남지역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는데 용케도 구룡마을은 아직은 농경사회의 냄새가 풍기는 곳입니다.


도시 곳곳에 개발이 진행되면서 이곳에서도 도시개발에 따른 몸살을 앓았지만 아직은 농촌의 모습 일부가 남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분들의 삶을 이어주는 작은 텃밭 한켠 퇴비더미 사이에서 개똥참외가 열렸다는 건, 마치 도시에서 기적을 보는듯 흥분되는 만남입니다.


개똥참외가 도시인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걸 보면, 우리가 흙으로 빚은(만들어진) 존재 때문이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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