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상택시에 거품 너무 많다
-가을 장맛비에 독도가 된 수상택시 선착장-
서울시(오세훈 서울시장)가 추진하고 있는 '한강 르네상스'는 전면적으로 재검토되거나 취소되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지난 주말 한강시민공원에 나갔다가 불어난 강물에 고립된 수상관광콜택시승강장 잠실선착장의 모습을 보면서 불현듯 떠 올랐다. 한강물이 홍수로 불어나지 않아도 그나마 이용객이 거의 없는 실정인데 홍수로 강물이 불어나자 무용지물로 변한 수상택시 선착장 모습이다. 아마도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일이지만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 시간은 그야말로 교통지옥이며 교통대란이자 전쟁같은 모습으로 변하는 게 서울의 간선도로 모습이다. 지난 주말 오후 3시경 한강시민공원으로 가기 위해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그 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서울지역 등지에 사흘동안 퍼부은 장대같은 가을 장맛비가 그치자 마자 너도 나도 서울을 빠져나가는 차량들 때문에 88올림픽 도로는 물론이고 주요 간선도로가 꽉 막혔다. 교통사정이 이러할 때 수상택시를 이용하여 강남에서 강북으로 또는 강북에서 강남 내지 강동에서 강서로 수상택시를 이용하면 자동차로 바쁜 업무를 볼 사람들이면 순식간에 목적지로 도착할 수 있는 것 같다. 수상택시의 목적 등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텅빈 한강을 이용하여 쾌속정으로 시민을 특정 장소로 실어나르는 구상이었다. |
그런데 한강르네상스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수상택시는 본래의 취지가 무색하게 되었다. 수상택시를 이용하여 강을 건너거나 가로지르는 시간은 5분 10분 등으로 매우 짧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상택시와 연계되는 교통수단이 너무 불편하여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정 등 때문에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천신만고 끝에 겨우 재선에 성공하고 있었는데 같은 정당인 한나라당에서 조차 서울시정은 창의시정이라기 보다 '전시행정'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수상택시도 그런 전시행정의 결과물이며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거품으로 가득한 사업이었을까? 겉만 뻔지르한 수상택시에 대한 논란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봤다.
수상콜택시가 교통수단이 아닌 관광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1대당 하루 평균 11명가량이 탑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해 9월 12일자 보도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박상은 의원(한나라당)이 서울시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0월12일부터 2009월8월까지 수상택시 총 이용객 총 7만9,194명 중 관광 목적이 6만2,146명으로 전체의 78.5%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반면 출퇴근용으로 수상콜택시 이용자는 1만7,048명으로 전체 이용자의 21.5%에 그쳤다고 말하며,수상콜택시는 총 10대가 운영하고 있으며 콜택시 1대당 일평균 11.9명이 탑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용으로 사용하는 인원이 일평균 93명으로 출퇴근 인원 37명의 2.5배에 이르러 사실상 수상택시는 관광용이 된 셈이다. 이 같은 이유 등에 대해 "출퇴근 이용실적이 저조한 것은 한강으로의 접근성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맞는 말이다. 따라서 대책으로 "평일 교통체증이 심한 출퇴근 시간에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강으로의 접근성 문제 해결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은 탁상공론에 불과했다. 그리고 약 1년이 지난 후 다시 수상택시 문제가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차 이같은 문제에 대해 자료만 제출받았지 문제점을 개선할 노력이 없었던지 아니면 또다른 개선방법을 찾아 옥상옥의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서울시가 승객 부족으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 '한강 수상택시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금년 4월 초에 보도를 통해 나왔다. 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20일 "수상택시 적자 해소를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요금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인상폭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상택시가 당초 계획과 달리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요금인상을 고려했지만 현행법과 조례에 위배돼 사실상 불가능 했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만 믿고 이 사업에 뛰어든 수상택시 업계만 죽을 맛이었던 것 같다. 애시당초 사업계획 당시 접근성 문제 해결은 뒷전에 두고 전시행정에 몰두한 탓일까?
한강 수상택시는 서울 도심의 교통난 해소 및 한강 관광개발 차원에서 지난 2007년 10월에 도입됐다. 현재 10척의 수상택시가 방화대교~잠실 구간(30여㎞)에서 운행되고 있지만 하루평균 승객이 145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또 이용률이 저조해 매년 10억원 안팎의 적자를 보고 있다는 소식이다. 서울시민들이 수상택시를 탈 수 있는 예측조사가 많이도 비켜간 결과인데 서울시가 당초 수상택시 운행을 결정할 당시 하루 평균 이용객이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니 거품도 이런 거품이 없어 보였다. 승객 2만명을 10척의 수상택시가 강남북 등지로 실어 나르면 한척당 2,000명의 승객을 목적지로 이동시켜야 하며 7명이 승선하는 수상택시는 한강을 최소한 30번회 정도 왕복해야 하는 결과가 나온다. 이 얼마나 거품이 가득한 허황된 예상인가?
그것도 수상택시는 주로 아침 저녁 러시아워 때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예상 승객 2만명 중에서 적지않은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굴려야 할 형편이다. 10척이 동시에 7명씩 10회(70명)를 왕복하는 동안 출근시간은 이미 지나고 있을 것이며, 선착장에 나온 시민들은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되돌아 갈 경우 그날 하루 일과는 모두 망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한강 둔치 꽤 멀다는 거 아는가? 그런데도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상택시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반 택시 등과 비교해 운행요금이 다소 싼 게 사실"이라며 "보조금 등의 지원이 어렵다면 다른 교통수단과 형평에 맞게 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 부터 보조금 지원을 겨냥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든다.
관련 포스트 수상택시는 '기사님'이라 부르지 않는다!
수상택시의 사정이 이러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지난 7월 수상택시는 다시 언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마찬가지 이유로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해양위 김성순(민주당)의원이 밝힌 자료를 인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밝힌 자료 보다 구체적이었다. 자료에 따르면 "한강 수상택시는 지난 2007년 10월부터 지난 8월 말까지 총 15억1,184만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적자 규모는 2007년 10~12월 3억1,665만원, 2008년 8억3,278만원, 올해 1~8월 3억6,241만원으로 나타났다. 장사가 안된다는 것이며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시한 수상택시가 더 이상 존재가치를 잃고 있다는 결론이다. 아쉬운 것은 이런 자료를 언론에 배포할 당시 서울시가 이들 수상택시 업계에 손실 보전금을 지급했는지 여부였다. 그런데 손실보전금은 엉뚱한곳에서 지급되고 있었다.
수상택시의 '출항 모습'을 담은 영상입니다.
MBC가 보도한 자료 <잠실-한강공원, 승객 없는 '유령 버스'>에 따르면 서울시가 한강에 수상콜택시를 도입하면서 수상콜택시 선착장과 잠실역을 잇는 버스노선을 만든 지 2년이 지났는데 손님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보도 내용이다. 이 보도도 작년 초에 보도된 내용이었다. 수상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이 버스 시간에 맞추어 수상택시를 이용해야 했던 것이지만, 한 바퀴 돌 때 한두 명 타는 버스를 위해 서울시는 하루 50만 원이 넘는 보조금을 버스회사에 지급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보도는 이미 수차 삼차 언론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었지만, 한강에서는 여전히 수상택시가 적자 운영을 하며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는 것일까?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126232408226&p=imbc
한강의 수상택시 선착장을 보자 마자 위와 같은 문제점 등이 떠오른 한편 서울시민의 입장에서 서울시가 20조원의 부채를 떠 안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 중 16조원에 달하는 부채는 서울시 공기업인 SH공사가 주로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교통사정이나 환경평가 등은 도외시 한 채 집 짓는데 열을 올린 나머지 시민들에게 부채와 함께 교통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16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비용 일부를 한강의 남과 북 또는 동과 서를 잇는 수상택시의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았다면 10척의 수상택시가 아니라 한강은 수백척 이상의 수상택시 천국으로 변하며 서울의 또다른 볼거리로 등장하며 시민들의 편의는 물론 진정한 한강르네상스를 가져다 줄 뻔 했다.
시뻘건 강물이 불어나 독도로 변한 잠실선착장 모습을 보니 서울시가 시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단박에 떠오른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출퇴근길 교통대란을 해소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릴 것 같다. 지난 6.2지방선거를 통해 서울시장 처가의 재산 등이 도마에 올랐는데 당시 언론은 "오세훈 처가 땅 그린벨트 해제 제안, SH공사가 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오세훈 후보는 해당 토지의 그린벨트 해제가 '서울시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그린벨트를 해제해 해당 지역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하는 것에 관한 구체적인 제안을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했고, 이 내용이 국토해양부에서 확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상택시와 무관할 것 같은 20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부채 속에서 서울시민은 물론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국토부와 SH공사의 모습은 한강르네상스는 뒷전이고, 모두 4대강 사업과 토지를 헐값에 매입하여 개발이익 등을 얻으려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상택시를 통해서 본 서울시의 허황된 한강르네상스 모습이자 거품만 가득한 수상택시 모습이다. 오 시장이 민선시장으로 취임한 이후 한강의 가시적인 변화는 반포대교에 무지개분수를 설치한 것과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리버뷰봄과 플루팅 아일랜드 내지 수상택시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산개발? 아랏뱃길? 혹시 나중에라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서울시민은 몇이나 될까. 진정한 한강르네상스는 개발로 만신창이가 된 한강을 복원하는 등 시민의 품으로 온전하게 되돌려 주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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