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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밑에서 신발벗어 던진 남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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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밑에서 신발벗어 던진 남자 왜?

-살구가 노랗게 익었어요-


이 포스트는 살구 때문에 일어난 실화를 재구성한 사는 이야기다. 살구 이미지 촬영일은 년중 낮이 제일 길다는 '하지夏至'날, 그러니까 2010년 6월 21일 오전 11시 30분 경 이웃 아파트단지에 꽃 처럼 흐드러지게 달려있는 빛도 좋고 맛도 좋은 살구다. 개살구가 아니다. 포스트에 등장하는 사진은 영상속에서 확인되는 것 처럼, 볕을 잘 받는 나뭇가지에 열려있는 살구는 노오랗고 탐스럽게 잘 익어가고 있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꽃을 피웠음에도 불구하고, 그늘 밑이나 무성한 이파리에 가려진 살구는 마치 매실 처럼 아직도 초록빛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그루 살구나무에 이렇듯 주렁주렁 많이도 열린 살구는 동네사람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을 만큼 푸대접을 받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나도 모른다.

  주지하다시피 살구 뿐만 아니라 모든 과일들은 농익으면 부는 바람에 낙엽처럼 떨어진다. 특히 살구는 더 그랬다. 그래서 방금 떨어진 살구를 줏어서 살짝만 힘을 가해도 두쪽으로 나누어지며 육질과 씨앗은 간단하게 분리된다. 살구향기는 또 얼마나 기가막히는지 모른다. 사람들이 이렇듯 맛있는 살구를 기피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닌것 같았다. 녹음이 무성한 6월이 되면 아파트단지에서 대대적으로 소독약을 뿌리는데 사람들은 아파트단지에 무성한 유실수에 농약이 묻었다고 판단하고있는 것일까? 아니면 바쁘게 살다보니 살구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사는 것일까?

아무리 바쁘게 살아도 살구의 존재를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작년 이맘때 쯤 옥외주차장 바로 곁 화단에 심어진 살구나무 밑에는 살구가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 마치 살구꽃이 노란잎을 가진듯 주차장 가득 널려있었다. 이 주차장에서 한 중년 남자가 한밤중에 신발을 벗어던진 사연이 있었다. 그러면 시간을 약 1년전 여름밤으로 되돌려 본다.







무더운 여름날씨가 열대야를 만들며 자정이 다 되도록 잠을 설치게 하고 있었다. 마철 씨(가명)는 잠이 오지않아 아파트배란다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아파트 배란다 문을 모두 열어놓고 창밖을 내다 보고 있었다. 자정이 조금 시간이었다. 멀리 통닭집 근처에서는 아직도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리는듯 했고 불이 훤하게 켜져 있었다. 그러나 아파트 위에서 내려다 본 단지내에는 인적이 끊긴 시간이었고, 가끔씩 지하철 시간에 맞추어 한 두사람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었다.

 
마철씨는 이들이 날씨도 더운날 시원한 맥주를 한잔씩 걸치고 귀가하는 사람들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달빛이 교교했다. 그리고 배란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주차해 둔 자동차 사이로 하얀 점들이 무수히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 정체가 살구라는 것을 알 수가 없었다. 마철 씨는 늘 지하주차장을 이용했고 옥외로 나가볼 기회가 거의 없었으므로 살구나무의 존재 조차 잘 알지 못했다. (흠...저게 뭘까?)


마철 씨는 누군가 물건을 쏟아놓고 아직도 치우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잘못하여 요구르트를 상자째 쏟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철 씨는 아파트단지에서 자주 마주친 요구르트를 아줌마를 떠 올렸다. 그때였다. 저만치 어둠속에서 달빛을 받은 한 남자가 한손에 비닐봉지 같은 것을 들고 주차장 쪽을 향해 오는 게 눈에 띄었다. 마철 씨는 그가 요구르트 주인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 봤다. 요구르트 배달차량에서 박스가 떨어져 그럴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 것은 화단옆에 냉동탑차 같은 자동차가 주차된 게 보였기 때문이다. 할일 없이 배란다를 내려다 보고 있던 마철 씨 눈을 즐겁게 해 준 사건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졌다.    


저만치 어둠속에서 모습을 나타낸 한 중년 남자는 똑바로 가던길을 잠시 멈추더니 요구르트병이 가득 쏟아진 곳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마철 씨의 생각이 적중했던 것일까? 그는 천천히 화단곁으로 다가오더니 비닐봉지에 요구르트병을 담는듯 보였지만 주차장 가득 널부러진 요구르트병을 담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봉다리'였다. 가끔 그 남자는 나무 위를 흘깃 거리며 자동차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그는 수많은 요구르트 병들 중에 필요한 것들만 선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흠...요즘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어!...
이렇게 맛있는 과일을 곁에 두고 누구하나 줏으려 드는 사람이 없으니 말야!..."

마철 씨는 배란다에서 누군지 알 수 없는 남자의 행동을 빤히 내려다 보고 있었는데 그가 살구를 줍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남자는 물건을 봉다리에 담다 말고 이번에는 이곳저곳을 두리번 거리며 뭔가 찾고 있었다. 그리고 화단에서 작은 작대기 하나를 집어 들고 나무를 올려다 보더니 이리저리 휘젓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러더니 작대기를 들고 나무를 향하여 깡충깡충 뛰고 있었다. 마철 씨는 (...저 남자가 달밤에 체조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혼자 켁켁 거리며 즐거워 했다.


"...주차장에 떨어진 살구는 터진 게 너무많아...
나무에 매달린 살구가 더 맛있을 거 같은데 손이 닿지않네!...으랏차차!!~~~"

마철 씨를 즐겁게 해 준 일이 금방 일어나고 있었다. 잠시 나무를 향하여 작대기를 휘두르던 그 남자는 작대기를 화단쪽으로 휙 던져버리고 신발을 벗어 들었다. (...저 양반 술 췠나?...ㅋ) 요구르트 병을 회수해야 할 사람이 나무와 씨름을 하고 있는 모습이 우스광스러웠다.


"...흠 누가 보는 사람은 없겠지?...히드카드야!...히히..."

마철 씨는 이 남자가 신발을 벗어서 뭘 하나 유심히 살펴봤다. 그리고 잠시 주변을 두리번 거린 이 남자는 나무를 향해 신발을 훽 던졌다. 그때였다. 옥외 주차장에 주차해 둔 자동차 위로 뭔가 후두둑 떨어지고 있었다. 그제서야 마철 씨는 이 남자가 줍고 있던 물건이 살구라는 것을 눈치챘다. 지난 봄에 화단 가득히 살구꽃이 피어있었다는 생각이 떠오른 것은 살구나무에서 떨어진 살구들이 골프공 처럼 튕기며 여기저기로 굴러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 요구르트가 아니었다.


"야호!....난 역시 머리가 좋아. 인간을 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지 이제야 알 것만 같아...우헤헤..."

그 남자가 벗어 든 것은 구두였는데 한쪽 신발만 신은 채 살구나무 밑을 어슬렁 거리며 방금 떨어진 살구를 봉다리에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개를 줏어담는 가 싶더니 다시 신발을 살구나무 위로 던졌다. 그 신발은마치 도깨비방망이 같았다. 떨어져라 살구!하고 외치기만 하면 후두둑 주차장 곳곳에 살구가 비오듯 쏟아져 내렸다. 마철 씨는 달밤에 살구나무를 향해 신발을 던지고 있는 이 남자 때문에 우스워 죽을 지경이었다. 더위가 싹 달아났다. 그런데 이 남자에게 덜컥 문제가 생겼다.


이 남자가 서너 차례 살구나무를 향해 신발을 던지는 어느 순간 나무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일인지 궁금했다. 달빛이 훤했지만 살구나무 밑은 어둠컴컴 했다. 마철 씨는 자리를 옮겨 살구나무를 올려다 보고 있는 이 남자가 갑자기 왜 멈추어 섰나 이유가 궁금했다. 그러한 잠시 마철 씨는 까무라칠 정도로 켁켁 거리고 있었다.(ㅋㅋㅋ...나 그럴 줄 알았어!!...ㅋㅋㅋ)


"...흠...이를 어쩐다?!!...ㅜㅜ..."

마철 씨는 이 남자가 한쪽 신발만 신은 채 또 한손에 당연히 들려있어야 할 신발이 없는 걸 눈치채고 켁켁 거렸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가 던진 신발이 살구나무 가지에 걸려 살구와 함께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ㅋ...샘통!...자정이 넘었는데 집에나 가시지!...ㅋ ^^) 그런데 마철 씨를 더 웃긴 일이 금방 일어나고 있었다. 이 남자의 신발이 살구를 명중 시키며 잘 익은 살구를 비오듯 떨어지게 한 위치는 살구나무의 중간 부분이었다. 작대기도 없고 관리실 사람들은 당직자도 없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니까. 마철 씨는 그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건지 매우 궁금했다.


"...에이 참!...적당히 줍고 갈 걸 그랬지!...ㅜ...한쪽 신발만 신고 날이 밝으면 찾을까?...ㅠ "

이 남자는 살구나무 줄기가 뿌리를 박고 있는 화단으로 절뚝 거리며 가고 있었다. 구두 한쪽만 신은 모습이니 그럴 수 밖에 없어 보였다. 그리고 화단 안쪽으로 이동한 이 남자는 살구나무를 붙들고 통사정을 하듯이 흔들어 봤다. 살구나무는 전봇대 처럼 견고하게도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살구나무 가지가 흔들리는듯 싶었지만 나무에 매달린 신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몇개의 살구가 약올리듯 본닛 위로 톡 떨어졌다.


 "...흠...빛 좋고 맛 좋은 살구가 낭패를 하게 만드는군!...ㅜ "

달밤에 체조를 하는듯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유일한 목격자인 마철 씨도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저 양반 저러다 언제쯤 집으로 갈까?...ㅋ ) 배란다에서 내려단 본 옥외주차장은 너무도 말끔했다. 그러니까 살구는 고사하고 한쪽 신발을 구출할 작대기를 구하기란 쉽지않은 일이었고, 설령 가까운 곳에서 긴 작대기를 구한다고 해도 한쪽신발만 신고 다녀야 할 판국이었다. 늦은 밤이지만 누군가 그런 모습을 보기라도 한다면 정말 창피한 일이었다. 마철 씨가 놀란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그 다음 장면이었다.



갑자기 이 남자는 한쪽 신발을 마저 벗어들고 살구나무를 향해 힘차게 던졌다.
그 순간 노오란 살구가 달빛을 받으며 와르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살구와 함께 두 짝의 신발이 자동차 본닛 위로 툭 떨어졌다.

달빛이 교교하게 흐르는 여름밤에 살구나무와 씨름하고 있었던 사람이 누군지 아나?...
글쎄!...나라니까요...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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