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수중보 철거 '환경교란'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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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수중보 철거 '환경교란' 부른다?
-한강에 5,000톤급 유람선을 취항하겠다고?-

수중보가 철거되면, 왜?...환경이 '교란 攪亂'된다고 하는 것일까?... 수중보가 철거되면 왜 환경이 교란된다고 하는 것일까?...서울시장 후보 맞짱 토론을 보고 있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늦은 밤에 컴 앞에 앉았다. 오늘 맞짱 토론은 국정 경험으로 다져진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와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간의 말 그대로 맞짱토론이었다. 후기를 적고 싶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간략하게 몇줄만 끄적이고 싶다. 오세훈 후보는 한명숙 후보의 발제에 따른 토론 중에 한명숙 후보가 제기한 경인운하와 4대강 사업의 연결고리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오세훈 후보가 4대강 사업과 경인운하 즉, 인천 서구 경서동(서해)에서 ~ 서울 강서구 개화동(행주대교)을 잇는 '아라뱃길'이 별개의 사업이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한명숙 후보의 수중보 철거 공약을 두고 과민한 반응을 보였다. 짧게 스쳐간 오세훈 후보의 발언의 취지는 이랬다. 4대강 사업은 안정된 수자원 확보와 함께 맑은 물을 위한 사업임과 동시에, 한명숙 후보의 공약인 수중보(신곡 수중보) 철거와 관련하여 수중보를 철거하면 '환경교란'이 된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내 고향은 부산이다. 부산은 서울이 가지지 못한 도시의 환경을 전부를 가지고 있는 천혜의 고장이다. 서울이 500년 도읍지로 사방에 산을 가지고 있고 남한의 젖줄과 다름없는 한강을 가지고 있다면, 부산은 한강에 못지않은 낙동강을 가지고 있고 서울이 결코 가질 수 없는 바다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산과 바다와 강과 들녁까지 모두 갖추고 있는 참으로 아름다운 고장이다. 특히 부산은 서울과 달리 스모그 현상을 가질 수 없는 해풍을 자원으로 삼아 도시가 서울의 하늘 처럼 황사경보에 시달릴 필요가 없는 항구도시다. 나는 그곳에서 청소년기 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꿈을 키우며 바다 저편을 동경하며 살았다. 그 중에 낙동강 하구는 내게 남다른 추억을 만들어준 소중한 곳이었다.

밀양에서 부터 삼랑진 그리고 김해로 부터 을숙도 다대포로 이어지는 낙동강 하류는 내게 보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곳은 언제라도 낚싯대 하나만 매고 가면 팔뚝만한 잉어는 물론이고 금빛 찬란한 월척 붕어를 언제든지 낚아 올릴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은 사시사철 늘 다른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었고 특히 을숙도의 가을은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낙동강 하구 삼각주 위에 펼쳐진 을숙도는 철새들의 고향이었을 뿐만 아니라 아나로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의 마음 까지도 사로잡는 매력적이고 환상적인 공간이었다. 그런데...어느날 부터 부산의 모습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고기의 유일한 통로인 잠실수중보 '어도 漁道'는 이곳을 통과한 물고기들이 미사리 까지 밖에 진출하지 못한다. 한강의 전부라 할 수 있다.

어느날, 해외에서 돌아온 나는 변모한 부산의 모습에 대해 반신반의하게 되었다. 예전의 부산의 모습이 10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잃어 버리고 있었고, 마치 곧 죽을 사람이 대수술을 받고난 이후의 모습처럼 초쵀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구포에서 부터 사상,주례,사하,장림 지역등이 모두 변해 있었다. 특히 주례지역이나 사상 모라 지역등지의 풍경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래서 이유가 뭔지 살펴봤다. 사상공단이 들어선 이유가 첫번째 이유였고 그 다음으로 부산과 서부산,진해 마산 창원 등지로 연결되는 도로가 만들어진 게 두번째 이유였다.

그곳에는 '낙동강 하구언'이라는 낮선 이름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서 있었다. 당연히 버들피리들이 살고 있던 습지가 사라졌고 그 유명한 낙동강 재첩국은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 낙동강 하구언 둑을 만들면서 나타나 현상이었고 언론에서는 을숙도에 철새가 날아들지 않는다고 했다. 하구언 공사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었으니 당연히 먹거리가 사라지고 먹거리를 찾아 날아들던 철새들이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에 중간 기착 내지 겨울철 동안 머물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때 부터 명절 등 특별한 볼일이 없으면 내 고향은 더 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미 낙동강은 물론 용당,감만동 등 지금의 남태평양 보다 더 맑고 푸르렀던 바다는 콘크리트로 매립되어 컨테이너가 즐비했으므로 열기(불볼락),망상어를 철사로 만든 고무줄 창으로 잡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국민학교(초딩) 당시 단신의 몸으로 잠수하여 소라나 해삼이나 멍게 등을 잡을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고향에 가면 친구들이 있고 형제들과 어른들이 여전히 살고 있지만, 그 터전은 예전의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달랐고 추억할만한 장소 대부분은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다. 특히 민물과 바닷물이 합치던 구포나 화명,원동,삼랑진 까지는 민물과 바닷물이 합치는 곳에 살고 있던 참게나 민물장어 '꼬시래기-강 하구 기수역의 모래바닥이나 갯벌에 사는 망둑어과에 속하는 물고기 -' 등의 모습은 더는 찾아볼 수 없었다.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 모습이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한명숙 후보의 발제 등에 따라 오세훈 후보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거나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오버하고 있었는데, 그 오버가 다름아닌 수중부 철거로 일어날지도 모를 '환경교란'에 대한 발언이었다. 환경운동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오세훈 후보가 이런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은 그가 소속된 정당이 한나라당이며 대통령이 국민들의 반대에도 밀어부치고 있는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는 것 쯤 쉽게 분별할 수 있다. 수많은 서울시의 과제와 공약 등을 검증하는 맞짱토론 중에 돌발적으로 튀어나온 이 발언은 서울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용납되지 않는 발언이었다. 지구촌의 강은 모두 바다로 흘러가게 되어 있는데 세계의 나라들은 바다로 흘러가는 강 입구에 모두 하구언 둑 내지 수중보 등으로 막아 '환경교란'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는 말인가? 언어도단이자 서울시장 재선 후보로 나선 오세훈의 지나친 욕심이 부른 화근이 아닌가 싶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가 환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4대강 사업의 정의에 대해 맑은 물 확보 등 취지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오세훈 후보의 발언 처럼 한강의 오염은 서울시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 지사 후보인 김문수 관할의 경기도 등에서 오염원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같은 한나라당에서 오염원을 막기 위한 행적적인 조치 등을 검토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해 왔다는 것은 한강을 죽이는 오염원을 스스로 방치했다는 이야기나 다름 없으므로 결국 서울시장 재직 당사자인 오세훈 후보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라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4대강 사업이 수중보를 막아 물탱크를 막으면 깨끗해 질 것이라는 주장 등은 어불성설이다.

오세훈 후보 스스로의 발언과 같이 서울을 관통하고 있는 한강물을 맑게 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 별로 하수처리장을 따로 만드는 등의 노력을 반드시 기울여야 가능한 일인데 맑은 물을 위한 노력 없이 '내 책임 내지 권한 밖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은 서울시민의 입장에서 용납할 수 없는 대한강 발언이다. 아울러 국토부와 함께 아라뱃길을 통한 한강에 5,000톤급 유람선을 취항시키겠다는 서울시 정책은 이명박정부가 경부대운하를 계획하고 4대강 사업으로 변질시킨 정책과 맞물려, 서울시가 4대강 사업에 놀아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수가 없다. 그 일을 위해 행주대교를 철거하고 양화대교 일부 상판을 교체하는 등의 정책은, 서울시민을 위한 위한 정책이라기 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책에 편승한 정책이며 한강물을 맑게 해 보려는 그 어떤 시도도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

한강 하류로 합쳐지는 임진강에는 토종 물고기였던 황복이 사라진지 오래며 참게 또한 개체수가 확연히 줄어 들었다는 보도가 나온지 꽤 오래 되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치어를 방류면 그만이고 타성에 젖어 무엇이 문제인지 잘 분간하지 못하며 '돈도 안되는 일'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라진 물고기 등 환경파괴로 잃어버린 자연은 반드시 그 대가를 원하고 있고, 종국에는 똥물에 5,000톤급 유람선이 취항하는 꼴불견의 서울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서울시장이 되어 문화도시를 꿈꾸는 것도 좋다. 하지만 한강이 똥물로 변한 이후에는 그나마 몇사람 찾지않던 한강은 시민들이 외면하는 공간으로 변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환경교란은 인간들이 만드는 것이며 인간들이 만든 콘크리트 수중보가 만드는 것이며 자연을 가로막는 삭막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반환경 정책들이 만들어 가고 있음을 오세훈 후보는 자각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시민이 원하는 것은 맑은 물이지 5,000톤급 유람선 취항으로 벌어들일지도 모르는 관광수입만이 전부가 아니다. 우선 한강을 하수구 처럼 막고있는 콘크리트 구조물 전부를 철거하는 게 순서다. 포스트에 등장하는 그림은 잠실 수중보의 지난 겨울 모습이다. 강은 원래 이렇게 생겼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때 한강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서울시장 후보는 정정당당하게 진심으로 서울시민을 위한 정책대결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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