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버린 '금양98호' 인간 이하의 짓
인간이 인간답지 못한 일을 저지르면 '개 만도 못한 놈'이라고 말하는 우리네 속어들이 딱 맞아떨어진 장면을 본 적 있다. 내가 만난 강아지 두마리는 남매간이었는데 동기간의 우애가 얼마나 돈독하던지 녀석들의 모습을 한동안 지켜보며 카메라에 담던 시간이 벌써 작년의 일이다. 녀석들은 서로 사랑하는듯 얼굴을 부비며 그윽한 눈빛을 교환하기도 하면서 놀고 있었다. 그래도 강쥐는 우리 인간과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우린 인간이고 즈그들은 개 였다. 비록 역사적으로 인간들과 지낸 시간이 오래 되었다고 하지만 녀석들은 개 였고 우리는 인간이란 말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 말이다. 그런데 가끔씩 인간들은 욕심앞에서 한없이 약해지곤 하는데 그때 나타난 사람의 모습은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서 선지자들은 이런 모습을 사자성어로 표현해 두었다. 사람의 얼굴을 하고 속마음은 개와 같은 동물 모습이라는 것인데 '인면수심 人面獸心'이 바로 그 말이다. 반대로 이런 말을 강쥐에게 적용하면 '수면인심 獸面人心'이라는 말이 된다. 그러니까 두 말을 비교할 때 인면수심은 개 만도 못한 놈 또는 년이 되는 것이다. 놈이나 년이라는 표현을 꼬깝게 듣지 말기 바란다. 남자는 '놈'이라 하고 여자는 '년'이라고 부른다. 그게 무슨 대순가. 딴 때는 한글 이용하자던 사람이 예외를 둘 때 어감이 좋지 않다고 하여 아예 '년'은 생략하고 '놈'만 주로 부르다 보니 남녀평등을 부르짖는 세상에서 공평하지 않게 됐다. 그러니까 개 만도 못한 놈이 결혼을 하면 그 곁에는 그와 유사한 女가 한사람 반드시 따라 붙어 다니는 게 아닌가? 그때 마누라도 될 수 있고 아내도 될 수 있고 부인도 되는가 하면 사모님도 되고 영부인이 되기도 한다. 개 만도 못한 놈 또는 놈들을 끄적이다 보니 귀여운 강쥐 두마리가 괜히 오해받는 일이 생겼네. 암튼 내가 만난 두마리의 강쥐는 인면수심을 한 못된 놈들 하고는 비교 조차 되지 않았다. |
그런데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인간의 상상이 미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하러 갔다가 물에 빠진 사람도 죽고 구하러 간 사람도 함께 죽고마는 사고가 발생했다. 바로 천안함 침몰 참사 장병들의 시신 등을 수색하러 나간 저인망 어선 금양98호였다. 금양98호는 천안함이 침몰된 직후 군당국과 정부의 요청에 의해 실종장병 수색에 나섰다가 캄보디아 선적 화물선에 충돌하며 실종되고 말았다. 이 사고로 선원 2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다. 지난 4월 2일의 일이었다. 주지하다시피 금양98호는 침몰된 천안함 인양과 실종 장병 수색등 이슈에 파묻히는 한편 정부에서도 금양98호 실종자 수색 내지 인양에는 천암함과 달리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군당국이나 정부의 조문객 등도 천안함 승조원들의 빈소 등지에 몰렸고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친이명박계 공성진이나 나경원이 빈소에서 기념촬영을 하다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런 일이 가능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며 이명박 정부의 한나라당이다. 우리말에서 인면수심 내지 놈과 년을 적절히 잘 배분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군과 함께 실종자 수색에 나선 금양98호는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조업해역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변을 당했다. 물론 실종자를 찾아내는데는 실패했지만 군과 민과 관이 힘을 합하여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모습이어서 국가가 유사시와 같은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 이런 모습은 장려해야 마땅하며 타의 모범이 되고 본이 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이상한 일을 하고 있었다.
천안함 실종장병 등에 대해서는 방송을 동원하여 모금을 하는 등 침몰 원인이 '북한의 소행'임을 대대적으로 유포하는 한편 금양98호 선원 등에 대한 처우는 처음부터 뒷전이었다. 이런 모습을 본 우리국민들은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정부나 군에 무슨 사고가 나면 근처에도 얼씬 거리지마!...혹시라도 죽기라도 하는 날에는 개죽음이란 말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며, 당사자들을 보면 인면수심이라는 말이 절로 떠 오를 것이다. 이를 테면 천안함은 침몰원인을 조작하며 정치에 악용해 볼 수 있지만 금양98호는 정치적 이득을 가져다 주지않는 '별 볼 일 없는' 사고여서 지자체 등이 적당히 알아서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천안함도 아직 6명의 승조원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정부는 찾으려는 노력도 포기한 채 서둘러 장례식을 치르고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하는 등 천안함 침몰원인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와 같은 세간의 의혹을 받고 있는데 금양98호에 대한 실종자 수색 및 처우 등에 대해서는 감감 무소식인 것이다. 우리 말에 '똥 누러 갈 때 마음 다르고 올 때 마음 다르다'는 것과 같이 아쉬울 때 써 먹던 금양 98호가 막상 실종 사고를 겪자 모른채 하는 모습은 정말 개 만도 못한 인간들이 저지를 수 있는 인면수심의 전형이 아닌가 싶다.
대개 금양98호 실종사고와 같이 의로운 일은 정부가 '의사자 義死者'로 지정 하는 등 포상으로 국민들이 나라의 어려운 일에 스스로 발벗고 나서는 풍토를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스스로 이들을 모른채 하고 있고,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 14일,금양98호 선원들에 대한 의사자 지정 문제와 관련하여 "노력을 해보겠다"고 말만 했을 뿐 여태껏 감감 무소식으로 방치 방관 하고 있다가, 금양98호 실종자 가족 20여명이 오늘(27일)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정운찬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출입을 막는 경찰들과 몸싸움을 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 됐다. 이런 개 같은 정부와 나라가 세상 천지 어디에 있나?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이런 차별을 생각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나라며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배경에는 개 만도 못한 놈들이 없었다면 가능한 일일까?
요즘은 분노할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건강이 많이도 나빠졌지만, 도대체 이런 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들을 우롱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일상이 되어 한 전 총리에 대해 별건수사 논란이 일었던 정치검찰은 '검사 스폰서' 사건도 유야무야 하고 있는 모습이며, 한 전 총리에 정치공작 수사를 펼치며 무죄로 개망신을 당한 검찰은 다시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다니 나라가 썩어 빠져도 보통 썩어 빠진 게 아니며, 그 모든 일이 4대강 사업으로 나라말아 먹을 궁리에 빠졌던 정체불명의 장로정권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답지 못한 일을 저지르면 '개 만도 못한 놈'이라고 말하는 우리네 속어들이 딱 맞아떨어진 장면을 본 적 있다고 말했다. 두마리의 강쥐를 보며 떠 오른 생각이라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개 만도 못한 놈들이 나라를 절단내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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