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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산삼 닮은 '겨울초'로 담근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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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 닮은 '겨울초'로 담근 김치
-난생 처음 산삼 닮은 삼추(?)로 담근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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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림을 보시는 분들은 '도대체 이게 산삼이야 무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인삼의 모습을 금방 떠 올릴 텐데요. 뿌리의 모습을 보면 오래된 인삼이나 산삼의 모습을 쏙 빼 닮았고 잎을 보면 겨울초와 무우잎을 닮아 무우도 아니고 배추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삼이나 인삼도 아닌 것 같아서 자의적으로 삼蔘을 닮은 '삼추'라 명명했습니다. 그도 그럴듯한 게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뿌리에 주름이 많이 잡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작은 혹 같은게 나 있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산삼의 구조에서 나타나는 모습인 것이죠. 산삼의 구조는 뿌리와 줄기, 가는 줄기,잎 열매 등으로 구분되고 숙근성으로 사람의 모습을 닮았으며 색깔은 갈색이나 미색 또는 황토색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산삼이 자란 토양 등에 의해 색깔이 결정되는 것이죠.
           


삼추 산삼과 비교해 보니? 그와 함께 산삼의 모양은 겉으로 드러난 줄기인 '삼두'와 함께 새싹을 '비녀'라 하고 비녀 아래로 뇌두가 형성되는데 뇌두 아래로 비녀가 해마다 늘어난 주름자국을 볼 수 있어서 산삼의 나이를 알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아래로 내려가면 원목에 약통이라 불리우는 '황취(가락지)'와 잔뿌리로 불리우는 '미'에 작은 구슬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을 '옥주'라고 부르는 것이죠. 산삼의 구조에 대해 이렇듯 꽤 자세하게 설명을 해야 하는 이유는 삼추의 모습을 산삼과 비교해 보기 위함입니다. 보통 유채꽃으로 불리우는 겨울초 내지 동초는 한해살이 또는 겨우 두해살이 정도로 알려져 있고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무우나 배추 조차 두 해를 살기 힘든 식물입니다. 그런데 이 삼추는 추정하건데 최소한 10년 이상은 자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추(?)를 발견하고 케낸 사연 등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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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추 어떻게 만났나? 지난 설 연휴 기간에 안면도를 다녀오면서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회덮밥으로 허기를 떼운 후 잠시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겨울초가 파릇파릇하게 자라고 있는 텃밭 곁을 지나며 봄이 머지않았구나 생각하며 겨울초 무침을 해 먹으면 괜찮겠다라는 생각도 더불어 들었습니다. 그때 까지만 해도 그림속 이 삼추는 제 곁에서 아무도 거들떠 보지않는 잡초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바닷가를 한바퀴 돌아 다시 지인의 식당에서 약 50m 정도 떨어진 빈 공터로 접근 하는데 딱딱하게 굳은 땅에 무시레기가 버려진듯한 모습을 보며 발로 툭 건드려 봤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이 삼추는 끄덕도 하지않았습니다.(이게 뭐지?...) 가끔씩 상품이 되지않아 추수를 포기한 무우 등이 버려진듯 자라나는 모습을 봐온 터라 내심 겨우내 무우가 볕좋은 곳에서 자라고 있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죠. 그 정도로 부실했다면 발로 툭 차는 순간 무우가 뽑히던지 부러지던지 둘중 하나였을 겁니다. 그러나 삼추는 끄덕도 하지 않았던 것이어서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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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추 어디에 있었나? 그래서 쪼그리고 앉아서 추운 날씨에 얼어 마르기 시작한 잎을 제거한 후 파릇한 줄기를 붙들고 뽑아봤습니다. (헉!~)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모야? ㅜ...) 그래서 다시 삼추를 붙들고 흔들어 봤더니 녀석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황토와 자갈이 혼재된 딱딱한 땅속에서 무우도 아니고 배추 뿌리도 아닌 산삼을 닮은 뿌리가 황토 진흙을 뒤집어 쓰고 마침내 햋볕을 봤습니다.(허걱...심봤다!~)그런데 모습이 이상하게 생겨 정체를 의심하면서도 귀한 소채가 분명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생긴 모습도 그랬지만 이 삼추가 도무지 이런 곳에서 자랄만한 환경이 되지 않아보였으므로 생기가 철철 넘쳐 흐르는 약초 쯤으로 생각되었던 것이죠. 보통의 무우나 배추 같았으면 적당히 뿌리를 내리다가 포기를 했을지도 모를 척박한 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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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추 어떻게 켓나? 아마도 텃밭에서 자란 삼추였드라면 그냥 돌아섰을지도 모르지만 그림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삼추가 자란 땅은 유독 단단한 곳이어서 뿌리를 내리기 쉽지않았을 것이며 한 두해살이 식물과 다르게 마치 산삼의 뇌두를 닮은 주름이 뿌리 전체에 잡혀 있음을 알 수 있고 살아남기 위함이었는지 잔뿌리가 솜털처럼 무수히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잔뿌리 아래로 산삼의 옥주와 닮은 작은 혹들이 여럿 달려있었습니다. 잎을 제외하면 영락없는 산삼 사촌 정도 되는 식물이었습니다. 따라서 한 포기를 케낸 직후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다른 녀석의 모습도 그러한지 다시 다른 포기를 뽑아 봤습니다. 금방 뽑히지 않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어떤 녀석은 너무 단단히 박혀 뽑던 중에 부러지기도 했고 뿌리 길이가 너무 길어(약 40cm 이상) 케내는데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림의 삼추는 뇌두(?)가 커다란 머그컵 사이즈 보다 더 크고 뿌리의 범위가 반경 50cm 이상을 자리잡고 있어서 가까운 곳에 버려져 있는 쇠막대기를 이용하여 지렛대처럼 뿌리 밑을 제껴 올려야만 했을 정도입니다. 그 모습이 상상되시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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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추 맛은 어떨까? 그래서 욕심이 생겼습니다. 약 1평 정도되는 공터에 마치 산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 처럼 납짝 엎드려 동시에 자라고 있어서 본격적으로 삼추 케기에 나선것이죠. (오훗!...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며 궁금해 하던 안사람이 거든 것은 당연했습니다.^^)약 30분간의 노동 끝에 커다란 자루(20리터) 가득 삼추를 케 담았습니다. 절반 정도는 케낸 셈이었죠. 그 다음이 또 문제였습니다. 귀가한 후 삼추 뿌리를 감싸고 있는 황토를 제거하느라 애를 먹었고 두번에 걸쳐 강력한 찬물 샤워(?)를 마치니 플라스틱 대야 바닥 가득 진흙이 쌓이며 그림과 같은 정체를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삼추 뿌리를 똑 잘라 씹어보니 아삭아삭 하며 단단한 육질에 달콤한 향이 입안 가득퍼졌고 미세하게 매운맛 얼마가 입안을 살짝도는 기가 막히는 맛이었는데 '콜라비'에 은근하고 진한 단맛이 가득밴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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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추로 김치와 겉절이를 만들다! 아울러 설연휴 기간에 난리가 났습니다. 삼추 때문에 때 아닌 김장을 담궈야 했기 때문이죠.(흑...괜히 켓나? ㅜㅜ) 그림과 같이 두번에 걸쳐 씻어낸 삼추였지만 구석구석에 황토가 여전히 박혀 있었기 때문에 손질을 하면서 일일이 흙을 씻어내지 않으면 안되었죠. 가능하면 잔뿌리는 그대로 두고 한뿌리 한뿌리 정성을 다하여 씻고 다듬으니 한밤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듬은 삼추를 소금으로 절여 다음날 아침 작은 포기는 겉절이를 담그고 큰 포기 등은 김치를 담궜는데, 꾹꾹 눌러 담으니 김치냉장고용 플라스틱 용기 가득이었습니다. 김장을 하고 남은 양념으로 겉절이를 했는데 그 맛은 여태껏 먹어봤던 겉절이 하고는 비교가 되지않는 정말 독특한 맛이 일품이더군요. 입안에서 뿌리를 씹는 소리가 오도독 오도독 거리니 무우를 씹는 아싹 거리는 맛과 전혀 다르고 입사귀에서  배어 나오는 달싹한 즙이 양념과 너무 잘 어울리더군요.(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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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안사람이 "...다시 또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안면도 행 날짜를 계수하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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