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사람
- 동네 뒷산 공략법 1 -
등산은 반드시 높고 험하거나 유명한 산으로 가야 하는 건 아니다. 특히 건강을 위해 산행을 시작한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는 게 산일 정도로 국토의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왠만한 대도시에서도 조금만 움직이면 가까운 산으로 갈 수 있는 천혜의 금수강산을 가진 나라여서 뒷동산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을 정도로 산은 우리와 너무 가까운데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먼 산으로 떠나야 직성이 풀리는지 유명한 산을 찾게 되는데 그 정도면 이미 등산의 참맛에 흠뻑 도취한 산악인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처음 부터 대청봉 지리산 한라산을 마음대로 올라갈 수 있었던 건 아니다. |
지난 17일 방영한 KBS 2TV의 '남자의 자격' 출연자들이 지리산 산행을 감행한 것을 보며 참 위험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송을 위해 사투를 벌이듯 눈덮인 지리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며 꽤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아니나 다를까 일행들이 장터목 산장(대피소)이나 노고단에 도착한 모습을 보니 기진맥진하여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모습이었고, 실제로 국민약골로 불리는 이윤석이나 처음 산행에 나선 이경규 김태원 이정진 김성민 등 스탭도 지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나마 이경규를 보면 일행들 보다 나이는 많지만 비교적 나아보이기도 했는데 아마 그는 평소 짬을 내어 가까운 뒷산을 자주 올랐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일행들은 지리산 등반을 앞두고 서울 강남에 있는 청계산을 오르며 몸을 만들기도 했다는데 단 몇차례 산을 올랐다고 해서 지리산과 같이 우라나라 내륙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르기란 여간 어렵지 않으며 설령 등반은 했을지라도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당분간은 산을 쳐다보기 싫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아마 죽을 맛이었을 겁니다. ^^)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이 말해주듯 사회생활을 많이하는 남자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을 지키기 위한 건강은 필수일 텐데, 아쉽게도 한참 일할 나이에 너무 바쁜 나머지 운동을 게을리 하거나 지척에 산을 두고도 산행 한번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되는 것을 부지기수로 봐 오고 있습니다. 일주일 내내 열심히 일하고 주말이면 다시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해야하는 이중고를 겪는데 정작 자신의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따라서 대모산을 다녀 오면서 입춘을 앞둔 대모산의 모습과 함께 서울 근교에서 등산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고 주말이나 휴일을 숲속에서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숲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국내의 명산들 만큼 빼어난 모습은 아닐지라도 도시근교의 나지막한 산에도 숲은 우거져 삭막한 도시의 풍경은 잠시 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주간의 스트레스 얼마간을 산행을 통해 내려놓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는 산이 이른바 '동네뒷산'으로 불리는 서울 근교의 산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모산이나 청계산 등 서울근교의 토산(등산로가 주로 흙으로 구성된 산)은 암산(관악산이나 북한산 처럼 바위가 주로 많은 산)에 비해 누구든지 쉽게 오를 수 있고 큰 기술이 필요없을 정도로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어서 정해진 등산로만 따라간다면 전문적인 장비(아웃도어)가 아니라도 운동화나 가벼운 옷차림으로 동네뒷산 오르듯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기도 합니다. 물론 동네뒷산이라 할지라도 산행을 한차례도 해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경험이 풍부한 이웃과 동행하면 더 좋구요. 그래서 동네뒷산에 관한한 풍부한 경험과 체험을 쌓은 동네뒷산 전문가(?)의 조언을 몇자 끄적이면 이렇습니다. (참, 동네뒷산 전문가는 누구시죠?...ㅋ 접니다 ^^*)
동네 뒷산 공략법 1
동네 뒷산?...그냥 떠나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적지않은 사람들이 산행에 대해 겁을 먹고 있는 것을 많이도 봐 왔습니다. 언급한 것 처럼 산행을 할 수 없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대체로 그분들은 건강을 챙겨야 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연초에 금주나 금연을 게획하고 있는 것 처럼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게 등산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한 두차례 산행을 해 봤자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산행을 방해하는 요소는 엉뚱하게도 등산장비 등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최소한 등산을 위한 장비를 챙겨보면 등산화 부터 배낭과 상하의만 갖춰도 수십만원에서 백만원은 훌쩍 넘기다 보니 등산은 서민들이 즐길 수 없는 스포츠 처럼 여기기 십상이며 커뮤니티 등에서도 이를 부추기듯 등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각종 브랜드의 등산장비를 늘어 놓고 있습니다. 아마 등산 초보자들은 그런 모습만 봐도 주눅이 들 게 뻔해 보입니다.(무슨 넘에 등산이 이렇게 복잡하지?...ㅠ )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네 뒷산에 오르는데도 마치 히말라야 등정에 나선 산악인들과 비슷한 장비를 챙겨야 하는 것쯤으로 생각되어 쉽게 포기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러면 동네뒷산 전문가는 어떻게 청계산을 등정(?)했는지 금방 알 수 있는 장면 하나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림을 보니 자신감이 생기시죠?...이틀전 대모산 중턱에서 만난 한 가족의 모습입니다. 마치 동네뒷산 전문가의 예전 모습을 그대로 쏙 빼 닮은 모습이므로 참고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 이 가족들의 차림을 보면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등산용 차림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운동화 차림에 트레이닝 복장(츄리닝)과 외투가 전부이며 등산용 지팡이는 등산로 곁에 널려있는 나뭇가지를 대신했습니다. 이분들이 통과하고 있는 지점은 대모산 정상(흠...정상이래 봤자 290m...^^)이 가까운 지점이며 비록 대모산이 해발 290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늘 산행을 다니는 분들도 이 지점에 이르면(깔딱고개) 숨이 차는 곳입니다. 그곳을 가족 세사람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제 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초보 산행에 나선 분들의 산행 차림이 이 정도면 100점이 아닌가 싶습니다.제가 이분들에게 후한 점수를 준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동네 뒷산?...그냥 떠나라!는 것이죠. 동네 뒷산은 이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일단 뒷산에 발을 들여놓으면 본격적인 등산을 위한 마음가짐이 시작된 것이므로 한번 두번 뒷산을 오르면서 산에 대한 중압감을 덜게 되고 그 다음 부터 차근차근 산행에 필요한 장비 등을 형편에 따라 구입하게 되면 전문 '트래킹꾼'이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죠.
모든 운동들이 다 그렇듯, 처음 부터 고난도 기술을 가르치지 않고, 남자의 자격 프로그램에서 처럼 '사람잡는(?)' 무리한 코스로 처음 산행을 시작한 사람을 질리게 만들지는 않는 것입니다. 경험에 의하면 준비가 안된 남자의 자격 일행들은 지리산 등반 후 온 몸이 마비되는 듯한 통증을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산행도 차근 차근 기초부터 다져가며 동네 뒷산에 적응이 되면(체력이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 고도를 점차 높여가는 게 바람직 할 것입니다. 위 가족들이 산행에 나선 그림을 보시면 산행을 미루는 이유나 습관이 게으름이나 핑게에 불과한 것임을 잘 알 수 있고, 동네뒷산 전문가인 저도 그런 유혹을 뿌리친 후 무려 9kg이나 되는 체중을 줄이며 예전의 체력을 되찾게 되었다는 것이죠.
그러나 아무리 동네뒤산이라도 할지라도 오랫동안 산행을 하지 않다가 처음 부터 무리하게 산행에 나서는 것은 결코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대모산과 같이 나지막한 산이라 할지라도 대모산 정상에는 '대모산성(관련 포스팅 봄이 왔건만 '대모산성' 여전한 돌무더기!)'을 쌓을 정도로 산 정상 부근에는 돌이 많고, 산기슭과 달리 산중턱에 이르러 등산로를 벗어나면 낭떠러지가 곳곳에 눈에 띌 만큼 산세가 험한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초행길의 산행이라면 우선 그림속에 등장한 산기슭 숲이 우거진 곳을 산책 삼아 천천히 올라 동네를 내려다 보며 여유를 즐기는 한편 동네뒷산과 친해질 수 있도록 가까운 곳을 여러번 다녀 오는 것으로 만족하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
포스트 속 대모산 숲의 모습은 2010년 1월 31일 오후 2시 30분경 모습입니다.
동네뒷산 공략법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포스팅은 비록 알멩이가 부실하긴 하지만, 동네뒷산 처럼 편안하게 <동네 뒷산?...그냥 떠나라!>에 이어 연재를 하고 싶을 정도로 건강을 챙겨야 하는 적기가 아닌가 싶어 여러편을 준비했습니다. 큰 비용이나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Boramirang SensitiveMedia 세상에서제일 작고강력하며너무 따뜻~한 Media 내가 꿈꾸는 그곳 www.tsori.net / 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http://blog.kbs.co.kr/boramir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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