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강아지가 사랑에 빠졌을 때

SensitiveMedia


오빠!...딴 생각 하지 말라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자는 여자 하기 마련이라구요? 살아보니 꼭 그런 거 아니더라구요. 잘해주면 꼭 지가 잘나서 그런 거라고 착각하고 사는 게 남자 같았어요. 똘똘이 오빠 보면 틀림없어요. 내가 하루 종일 옆에 붙어 살다시피 하는데도 오빤 가끔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거 같았어요. 가을이라 가을 타는 가 싶었지만 정도가 심하더군요. 생각해 보세요. 어떤 여자가 이런 남자를 두고 여자하기 나름이라고 해요? 분명히 애인이 생겼거나 아니면 옛날 애인 하고 저 하고 비교하고 있는 게 틀림 없어요.
 
오빤...내가 사랑하는 거 하고 별개로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본때를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내 말을 안들으면 그냥 징징 울다가 등을 보이는 청순가련한 여자의 모습 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줌마의 모습을 거울삼아 가만 두지 않겠어요.(다짐 또 다짐) 이럴 땐 줌마의 행동수칙이 최고예요. 흥!...어디 한번 해볼 테면 해 보라 하지?!!...흥!~ 남자는 정말 여자 하기 나름이라구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빠와 함께 나들이 간 유명한 배추밭에서 여자의 직감이란 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남자들이 바락바릭 우겨대는 이성적 판단에 비견되는 훌륭한 무기였지요.

가끔 '여자들은 몰라' 하며 둘러대는 남자들의 무기 속에는 거짓이 포함되었던 거죠.
적당히 둘러대면 여자는 모르는 줄 아나 봐요.
알고도 속아주는 줄 모르면서 말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암튼 오빠가 배추밭으로 나를 데려다 준 것 까지는 기분이 괜찮았어요.
그런데 그 다음 오빠의 행동이 문제였어요.
곁에 있는 나는 안중에도 없더라구요.

아주 코를 킁킁 거리며 풀꽃의 냄새를 맡고 있는듯 했지만
그 냄새는 어느날 술이 잔뜩 취해 돌아 온 날 양복 가득 밴 향수 냄새와 다르지 않았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빤...어느덧 이름 모를 한 여성을 기억하고 있는 거 같았어요.
내 몸에서 풍기는 김치 냄새는 오빠가 무일푼이었을 때 좋아했던 냄새였을까요?...

그땐...김치 냄새 없이는 못살아 하고 오도방정을 떨 만치 지독하게 나의 체취만 좋아하는줄 알았지만
배추밭 곁에 있는 풀꽃을 킁킁 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오빠가 내 뱉은 말은 무심코 내 뱉은 말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립서비스였다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럴때 난 정말 속상해 죽겠어요.
아예 그 여자하고 살지 왜 나하고 사느냐고 대들면
 그때 오빠는 '그게 아니라...'고 해요.

"...똘랑아 그게 아니라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빠 말은 그게 아니라 남자도 가끔은 센치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고 하데요.
처음엔 그런줄 알았지만 시간이 흘러 갈수록 점점 더 그게 아니란 생각이 자꾸만 들어요.
한 두번이라야 그 말을 곧이 들을 게 아녜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가을이 되면,...
아니 시간이 날 때 마다 오히려 내가 '그게 아니라'라는 생각이 부쩍 늘었어요.
난 아직도 오빠에 대한 사랑이 변함 없는데
이런 상황 어쩌죠?...(단단히 삐침)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썬데이서울이라는 잡지를 찾아 '어찌하오리까?'라는 글을 봤더니
그곳엔 더 웃기는 글을 써 놓았더군요.

"흠...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 같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오빠에게 "책임도 못 질 일 왜 했어?!!..." 하고 강력하게 핥키듯 되물으며
줌마수법의 강공 드라이버를 걸었어요.
주춤한 건 오빠였습니다.

오빠는 깨갱 소리도 지르지 못했어요.
오히려 오빠가 안스러울 정도였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우리는 한동안 휴대폰 통화는 커녕 다시는 만나지 말자며 헤어졌는데
어느날 휴대폰을 열어보니 문자가 찍혔어요.

("...미안해...그때 내가 왜그랬는지 몰러...용서해줘!...오빠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문자에 찍힌 그 장소로 다시 나갔어요.
참...남자에 약한 여자가 이럴 때를 말하는 것이었던가요?
정말 유치하기 짝이없고 어린애 같은 오빠가 제의한 장소가
 또 배추밭이었어요.

거긴 우리가 처음 만났던 장소이자 음악을 좋아하는 오빠가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를 틀면서 나를 꼬드긴 장소였지요.

(왜이래 오빠!...징그러워...싫다니까 그래...!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똘랑아 사랑해...그건 오해야 오해!...날 믿으라고...(소곤소곤)"

난 왜그런지 모르겠어요.
조금전 까지 줌마수법으로 무장하고 오빠를 마구마구 핥키고 싶었지만
오빠의 애정 공세에 또 속아주고 있는 거 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과거를 묻어 버리는 셈 치고 오빠에게 한마디 했죠.

"...오빠!...딴 생각 하지 말라니까!...나 정말 오빠만 사랑해!... "

왠지 그 말을 하고 돌아서니 그래도 찜찜한 거 있죠?
또 속아주는 거예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알고도 속아주는 기분...
되풀이 되는 거 오빤 알고있는지 모르겠어요.

("...똘랑아 사랑해...그건 오해야 오해!...날 믿으라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빤 너무 뻔뻔해 ㅠ...한번만 더 한눈 팔아봐...그땐 정말 니 죽고 나 죽는 꼴 본다니까!...ㅠ)

"오빠!...제발 딴 생각 하지 말라니까!..."

관련 포스팅 카메라가 신기한 강아지 두마리 / 천방지축 강아지 내편 만들기/ 달라도 너무 다른 '덕구'와 나/강아지도 가을 타는 것일까?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SensitiveMedia

반응형